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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꿈을 그리다 - 반 고흐의 예술과 영성
라영환 지음 / 피톤치드 / 2020년 4월
평점 :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은 여전히 부럽습니다. 전 그림을 잘 못 그려서. 연필 볼펜은 쥐지만 그림보다 글자를 씁니다. 지금도 다르지 않네요. 그림 그리기 좋아하는 사람은 언제든 어디서든 그림을 그리지 않을까요. 이렇게 말하는 저는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말 같네요. 그게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림보다 글이, 말보다 글이 더 편하지만 언제든 어디서든 하지는 않아요. 얼마전에 본 단편소설에 저랑 비슷한 사람이 나와서 조금 반가웠는데, 거의 처음이었어요. 많은 사람이 집에서 더 못하지요. 책읽기 글쓰기 다. 집에서 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 많지 않으면 어떤가 싶기도 합니다. 사람이 다 같아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넓고 사람 많은 데서는 책읽기도 글쓰기도 못할 수 있지요. 학교에는 다니고 학교에서는 썼군요. 그건 몇해 동안 했기 때문에 그랬던 거지요.
옛날에 그림 그린 사람 이름은 여럿 들어보고 대표 그림도 봤지만 한사람 한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는 잘 몰라요. 짧은 이야기는 한번이라도 본 적 있는 것 같네요. 화가 이야기 아주 모르는 건 아니었군요. 그렇다 해도 이름만 아는 사람이 더 많아요. 빈센트 반 고흐는 이름도 알고 책도 여러 권 만났습니다. 책을 봤다 해도 다 알지 못하지만. 다른 사람도 그렇겠지만 반 고흐 이야기는 아직 할 게 더 있나 봅니다. 반 고흐가 남긴 그림과 글 살았던 곳을 보면 뭔가 다른 걸 알게 될지도. 반 고흐는 둘째로 태어났지만, 한해 전에 형은 죽었습니다. 죽어서 세상에 왔다고 해야겠네요. 그런데도 이름을 지었군요. 형 이름은 빈센트였고 그 이름을 반 고흐가 물려받았어요. 반 고흐 집안에 빈센트라는 이름 쓰는 사람은 여럿이었어요.
반 고흐가 아주 많은 그림을 그렸지만 살았을 때 한점밖에 팔지 못했다는 이야기 있지요. 예전에는 그게 참 안됐다 생각했는데, 꼭 살았을 때 인정 받아야 하는 건 아닌 듯해요. 지금 반 고흐가 세상에 없지만 그림과 글은 남아서 사람들 마음을 좋게 해주기도 하잖아요. 반 고흐가 그림을 그린 건 어머니 재능을 물려받았다는 말이 있더군요. 집안에 그림 그린 사람 더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아버지는 목사고 화랑을 하는 삼촌이 있어서 반 고흐는 구필 화랑에서 일했습니다. 화랑에서 일하면서 그림과 책을 보고 그림 지식을 쌓았어요. 일을 잘해서 영국 런던으로 가게 됐다는데 거기에서는 일에 열정이 사라졌나 봐요. 파리로 옮겼지만 반 고흐는 화랑 일을 그만둬요. 반 고흐는 네덜란드만이 아니고 여러 곳에 살았네요. 유럽에 살면 그런 일 적지 않겠습니다. 반 고흐는 책방에서 일한 적도 있더군요. 예전에 그 말 봤을지도 모르겠지만 잊어버렸습니다.
이 책 앞에는 제목 《반 고흐, 꿈을 그리다》 뒤에 ‘반 고흐 예술과 영성’이라는 말이 쓰여 있어요. 예술은 그렇다 해도 영성이라니. 그 말 때문에 책 안 볼까 하다가 봤습니다. 이 책을 쓴 라영환은 신학자더군요. 신학자라 해도 그림을 좋아하고 글 쓸 수 있지요. 반 고흐는 한때 목회자가 되려고도 했잖아요. 목회자가 되려면 공부를 일곱해나 해야 했나 봐요. 반 고흐는 고전 공부가 잘 안 돼서 다른 곳에 다니지만 그것도 잘 안 되고 보리나주로 가서 전도사 일을 해요. 반 고흐는 탄광에서 일하는 사람 그림을 그려요. 라영환은 반 고흐가 목회자가 되지 못했지만, 그림으로 그 일을 대신하려 했다고 했어요. 반 고흐는 일하는 사람 가난한 사람을 그림에 담았어요. 그 말 아주 틀린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복음을 전하려고 꼭 목사나 선교사가 되어야 하는 건 아니겠지요. 반 고흐 그림에 종교색을 띠는 그림은 많지 않지만, 아주 없지도 않더군요. 다른 걸로 종교를 나타냈을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이 책을 볼까 말까 한 건 종교로 보는 게 있어서였어요. 한사람을 알려면 여러 가지로 봐야 하지만. 반 고흐가 성경 자주 봤군요. 다른 책 많이 봤다는 건 알았어요. 반 고흐가 하이퍼그라피아라는 말을 어디선가 봤는데 그 말 맞는 것 같아요. 그림을 밤을 새워서 그리기도 하고, 아주 많이 그렸잖아요. 반 고흐가 고갱과 지낼 때 반 고흐가 스스로 귀를 잘랐다고 했는데, 여기에서는 고갱이 그랬을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전 그 말이 더 맞을 듯합니다. 반 고흐가 불안정할 때도 있었겠지만 자기 귀를 스스로 잘랐을까 싶어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도 다른 말이 나왔지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면 자신이 총을 쏜 곳에 그대로 있어야지 반 고흐는 집으로 돌아가고 몇시간이나 지나고 죽었어요. 그때 테오가 왔다고 한 것 같은데. 반 고흐는 고갱하고 있었던 일도 총에 맞은 것도 제대로 말하지 않았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는 살았을 때 그림을 많이 팔지 못했지만, 동생인 테오가 도와줘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둘은 사이가 아주 좋지 않았다는데, 반 고흐가 편지를 가장 많이 쓴 사람은 동생 테오지요. 테오는 반 고흐 그림뿐 아니라 편지도 잘 가지고 있었어요. 테오가 남겨둔 걸 세상에 알린 사람은 테오 아내 요한나 본헤르 반 고흐였어요. 테오와 요한나가 있어서 반 고흐 그림과 글을 볼 수 있군요. 반 고흐는 정말 그림 열심히 그렸어요. 그걸 좋아해서 그랬겠지요. 저는 반 고흐 삶이 아주 나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 실컷 그렸으니.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