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 - 정원과 화분을 가꾸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식물 이야기
안드레아스 바를라게 지음, 류동수 옮김 / 애플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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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보다 더 마음을 알기 어려운 건 식물이다. 말이 없는 식물이라 해도 마음을 아주 모르지는 않는다. 식물을 잘 살펴보면 조금은 알 거다. 난 그런 걸 잘 못하지만. 그러니 그냥 길에서 나무나 꽃 같은 여러 식물을 만날까 한다. 길가에 사는 건 딱히 누군가한테 보살핌 받지는 않겠지. 그래도 잘 사는구나. 이건 내가 모르고 하는 말일지도. 겉은 괜찮고 뿌리나 나무 속은 그리 좋지 않을지도. 도시에 심은 가로수는 뿌리를 넓게 뻗지 못해 답답하겠다. 나무와 나무는 뿌리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도시 나무와 나무는 거리가 멀어서 거의 혼자라 느끼겠다. 난 걸으면서 길가에 심은 나무를 보기도 하고, 아파트나 학교에 만든 뜰을 보기도 한다. 아파트는 여름이면 풀을 짧게 깎는다. 비료 같은 건 줄지. 아파트에는 여러 사람이 살고 뜰을 개인이 돌보는 게 아니어서 마음 많이 쓰지 않겠다. 그래도 그런 게 아주 없는 것보다는 낫다.

 

 내가 잘 알지 못하지만 식물은 사람보다 먼저 지구에 나타났겠지. 식물이 산소를 만들어 내고 동물은 폐로 숨을 쉬는 데 적응했다고 한다. 물속에 살다가 땅에 살게 된 것도 많겠지. 반대로 고래는 땅에 살다가 바닷속으로 갔다. 그것 또한 진화가 아닐까 싶다. 사람이나 동물은 식물이 없으면 살기 어려울 거다. 그런 걸 알면서도 사람은 숲을 쉽게 없애는구나. 이 정도 없앤다고 무슨 큰일이야 있겠어 하는 마음일지도. 숲을 없애는 만큼 또 나무를 심을까. 하지만 큰 나무와 작은 나무가 만드는 산소 양은 아주 다르겠지. 나무를 심기라도 한다면 다행이겠다. 사막도 많이 늘었다고 들었다. 날씨 좋고 공기 좋은 때로 쉽게 돌아가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아주 나빠지지 않게 하려고 애써야 하지 않을까. 식물(나무)은 공기를 깨끗하게 해주기도 한다. 미세먼지 때문에 숨쉬기 힘든 세상이 됐는데도 나무를 베는구나.

 

 별로 안 좋은 말만 늘어놓았다. 나도 지구를 생각하고 나무를 심거나 뜰을 가꾸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그런 건 잘 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해야지, 보기만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은 안 된다. 화분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데. 물 주기가 어려워서. 요즘은 식물을 길러서 기쁨을 느끼는 사람 많다. 사람한테는 여러 가지 마음 써야 하지만 식물은 적당한 물과 볕 가끔 거름을 주면 잘 자라겠지. 이렇게 쉽게 말하다니. 그게 쉽지 않은 거구나. 적당한 물과 볕 그리고 거름 주기가. 거기에 마음을 쏟고 잘 하는 사람도 많다. 헤르만 헤세는 뜰을 가꾸었다. 헤세는 어릴 때부터 나무가 있는 곳에서 자라서 자라고도 그 기억을 잊지 못했다. 자연과 함께 하는 게 좋았던 거겠지. 소설가 박경리 님도 텃밭을 일궜다는 말 본 듯하다.

 

 이 책을 쓴 사람도 뜰을 가꿨다. 어릴 때 그런 데 관심을 갖고 이사하고도 거기에 맞게 뜰을 가꿨다. 자신이 가꾼 씨앗이 자라고 꽃나무가 꽃을 피우는 게 좋았겠지. 뜰은 식물만 기르는 게 아니고 땅을 좋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본래 땅에 뭔가를 심으려면 땅이 좋아야 하는구나. 땅에 아주 많은 게 있단다. 식물한테 좋은 게 더 많겠지만 안 좋은 것도 있다. 안 좋은 것에서 하나는 들쥐다. 들쥐는 식물뿌리나 알뿌리를 먹는다. 해충을 죽이려고 약을 뿌리면 식물한테 좋은 곤충까지 오지 않는다. 약은 땅에도 좋지 않다. 그걸 알아도 약을 뿌리는 사람이 더 많겠지. 사람이 먹는 곡식이나 과일나무에. 해충은 처음에만 괜찮고 갈수록 세진다. 이건 항생제 쓰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항생제는 쓰면 쓸수록 내성이 생겨서 같은 건 듣지 않게 된다. 자연에 해가 없는 약을 쓰면 좋을 텐데.

 

 식물에 물을 주기에 좋은 때는 언젤까. 그건 해 질 무렵이다. 난 지금까지 아침에 식물한테 물을 뿌려주면 좋다고 생각한 것 같다. 잎, 나뭇잎에 물방울이 맺히면 그게 나뭇잎을 타게 한단다. 물방울이 돋보기 노릇을 하는 거다. 물방울이 빨리 마르면 괜찮기는 하겠지만. 식물을 보면 참 조용하고 평화롭게 보이는데, 식물도 서로 경쟁하고 산다. 서로 돕는 것도 있지만. 다른 나무에 기생해서 사는 것도 있다. 덩굴 식물이 그렇다. 덩굴 식물은 그게 본능일지도 모르겠지만. 덩굴 식물 때문에 죽는 나무도 있겠다. 죽은 나무는 숲에 사는 많은 것이 살게 한다. 동물은 죽으면 식물뿐 아니라 동물한테 도움이 되겠구나. 식물과 동물 그리고 사람은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구나. 사람은 식물한테 받기만 하고 빼앗는 건 아닐지. 사람도 식물한테 조금은 도움이 되겠지. 그러기를 바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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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27 0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나무나 식물들은 스스로 이동할 수 없는 생명체라고 생각했었는데 ‘랩걸‘이라는 책에서 인간에 관점에서 바라보았을때 그리 보이는 것이지, 인간보다 훨씬 오랜 시간을 살아가는 나무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은 다른 개미와 곤충 동물들과 같이 자신들에 삶에 찰나에 등장했다 사라지는 유기 생명체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네요
게다가 나무는 인간의 수명보다 훨씬 오랜 시간동안 지구에서 살아가면서 이동도하고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생을 개척해나가고 있데요 이런 나무를 베고 불을 지르고 없애버리는게 인간들이지만



희선 2021-01-27 00:34   좋아요 1 | URL
식물은 식물대로 살아 남으려고 많이 애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식물은 씨앗이 아주 멀리 가기도 하죠 그건 동물이나 사람 새가 옮기겠네요 사람이 여러 나라에 다니게 되고 생태계가 안 좋아지기도 했군요 여러 나라에 다니게 돼서 좋은 점도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일도 있겠지만, 일부러 그러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나무는 사람보다 아주 오래 살지요 사람이 사는 것뿐 아니라 세상이 돌아가는 걸 오랫동안 지켜보겠습니다 잠시 왔다 가는 사람이 여러 가지 안 좋게 만들다니... 또 이 이야기로 흘렀네요 지금도 어디선가는 나무를 많이 벨 듯합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