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방문객 오늘의 젊은 작가 22
김희진 지음 / 민음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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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제목을 봤을 땐지 작가 이름을 봤을 땐지 모르겠지만 다른 작가 이름이 떠올랐다. 장은진이다. 얼마 뒤 라디오 방송에서 놀라운 말을 들었다. 장은진과 김희진은 일란성쌍둥이라는. 이름이 비슷해서 떠올린 건가 했는데 그것만은 아니었을지도. 라디오 방송에서 듣기 전에는 두 사람 장은진과 김희진이 쌍둥이라는 걸 몰랐는데, 성도 다르니 어떻게 짐작하겠는가. 몰라도 느낄지도 모르겠다. 어쩐지 상관있을 듯하다고 내 무의식이 생각한 건지도. 좀 우스운 말이다. 그래도 난 내가 눈치 빠르다고 생각한다. 어떤 눈치가 빠를까. 누가 누구를 좋아하나 같은. 아니 늘 잘 아는 건 아니다. 어떤 때는 나중에야 그런 게 그래서였구나 생각하기도 한다. 눈치 빠르기도 하면서 잘 모르기도 한다. 내가 어렸을 때 눈치 보고 자랐던가. 잘 모르겠다.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데. 쌍둥이고 둘 다 소설가라니 부럽다. 김애란이 일란성쌍둥이였다는 거 알았을 때도 부러웠는데. 친구가 있는 거 아닌가. 쌍둥이라고 똑같지는 않겠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 테니 말이다. 이 소설과 상관없는 말을 했다.

 

 소설 이야기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 소설 보면서 소설속 사람이 조금 부러웠다. 뭐가 부러웠느냐면 조용하고 멋진 집이 있는 게. 양평이 어딘지 몰라도 한적할 듯하다. 거기에 3층짜리 집을 짓고 네 식구가 산 듯하다. 하지만 네 식구에서 첫째인 아들은 지금 세상에 없다. 엄마인 손경애는 독일에서 여름을 보내다 곧 아들이 태어난 날이라는 걸 떠올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여름을 독일에서 보낸다니. 이런 건 그냥 넘어가야지. 손경애가 집에 와서 잠깐 쉬다가 잠들었는데 누가 찾아왔다. 권세현과 정수연으로 두 사람은 결혼할 사이로 손경애 아들 유상운과 친구였다고 한다. 권세현은 상운이 죽고 세해가 지나서야 상운 어머니를 생각하고 잠시 동안 자신이 아들 노릇을 하겠다고 한다. 며칠 뒤면 상운이 죽고 세해째가 된다. 손경애는 권세현과 정수연을 그냥 돌려보내지 못하고 자기 집에서 지내게 한다.

 

 시점은 한사람이 아니다. 손경애 권세현 정수연 셋 다다. 처음에는 갈피를 잡기 어려웠는데 갈수록 알게 되었다. 권세현이 왜 죽은 유상운 집에 왔는지. 아들을 잃은 손경애를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아주 없지 않았겠지만. 권세현은 유상운이 자신한테 남긴 걸 찾으려고 그 집에 왔다. 권세현은 건축가로 3층짜리에 수영장도 있는 집을 설계했다. 유상운은 세해 전에 권세현한테 편지를 썼다. 죽기 전에 편지를 쓰다니. 유상운은 차 사고로 죽고 그 차에는 조은영이라는 여자도 있었다. 손경애는 권세현과 정수연한테 조은영이 누군지 묻지만 둘은 모른다고 한다. 유상운은 술을 마시고 차를 운전할 사람이 아니었는데 세해 전 여름에는 독일에도 가지 않고 강릉으로 갔다.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사고로 죽었다. 그건 정말 사고였을까. 사고 같았지만 사고가 아니었다.

 

 권세현 정수연 유상운은 일곱해 전에 만났다. 세사람이 처음 만난 날을 권세현과 정수연이 비슷하게 말한다. 그걸 보면 그 뒤 세사람한테 무슨 일이 있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삼각관계, 흔하지 않은. 누군가를 좋아하고 상대도 자신을 좋아하면 그걸로 된 거 아닐까. 그런 일 없는 사람도 있는데. 부모나 둘레 사람한테 말할 수 없었겠지. 자신은 언제나 완벽한 사람이었으니. 아니 어쩌면 권세현과 정수연이 한 결정을 참지 못한 걸지도. 내가 어떻게 유상운 마음을 다 알겠나. 그래도 유상운이 솔직했다면 더 나았을 텐데 싶다. 손경애는 처음에는 충격받았겠지만 유상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을 거다. 유상운이 엄마인 손경애를 믿지 못했구나. 손경애는 유상운 마음을 생각하고 자신이 몰랐던 걸 미안하게 여겼다. 부모, 엄마라고 해도 자기 아이를 다 알지는 못한다.

 

 좀 애매하게 말했다. 이건 사랑을 말하는 이야기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이성이 아닌 같은 성이지만. 그게 어떤가. 그럴 수도 있지. 좋아하지만 함께 하지 못하고 남한테 말 못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괜찮을 것 같은데. 난 좀 플라토닉하구나. 좋아하면 늘 같이 있고 싶을지도. 그런 답답한. 또 쓸데없는 말을 했다. 세상이 나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다르면 안 좋게 여기기도 한다. 다르면 다른가 보다 하면 좋을 텐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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