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도 서점 이야기 오후도 서점 이야기
무라야마 사키 지음, 류순미 옮김 / 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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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한 사람도 있겠지만, 난 아주 어릴 때는 책 안 봤다. 이 말 몇번째 하는 건지. 작가라 해도 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고 글을 쓰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런 사람은 그리 많지 않겠지만, 아주 없지 않기도 하다. 내가 작가가 될 것도 아닌데 그런 사람 보면 조금 반가워하기도 하다니. 또 가깝게 느끼는 사람은 어딘가에 가는 거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는 작가다. 그런 사람도 얼마 없겠지만 이 세상 어딘가에 있다. 그건 무슨 마음일까, 나와 비슷한 사람이 아주 없지 않아 다행이다 생각하는 걸까. 그렇기는 해도 다들 나보다는 나을 거다. 책을 알게 되고 이것저것 많은 걸 찾아봤을 테니 말이다. 난 책을 알게 되고도 아주 많이 보지도 못하고 그냥 읽기만 했다. 어딘가에 가는 거 안 좋아한다고 한 사람도 아무데도 안 가지 않겠다.

 

 책 좋아하는 사람은 책 냄새도 좋아하지 않던가. 다는 아니지만 어떤 책은 냄새가 잘 난다. 잡지가 그런데. 오래된 책에서는 바닐라 냄새가 난다고 하던데 내가 가진 것에서 시간이 좀 지난 건 먼지, 습기 냄새만 난다. 그건 내가 책을 잘 두지 못해서겠다. 오래된 책 냄새는 잘 모르겠고 새 책 냄새는 좋다. 그건 책 냄새가 아니고 잉크 냄샌가. 그것 자체가 책 냄새라 해야겠다. 도서관이나 책방에 가도 책 냄새 잘 느끼지는 못한다. 내가 책 냄새를 못 맡아설지도. 그래도 가까이 있는 책 냄새는 안다. 그것도 몰랐다면 창피했겠다. 도서관이나 책방에서는 많은 책을 보고 좋아하는구나. 거기 있는 책을 다 보지는 못해도. 왜 이런 말을 했느냐 하면 이 책이 책이 많은 곳, 책방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여서다. 제목에 책방 이름이 나오는구나. ‘오후도’. 여기뿐 아니라 가자하야에 있는 긴가도(은하당)도 중요한 곳이다.

 

 한국에는 책방이 얼마나 남았을까. 남았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구나. 지금은 문 닫은 책방이 더 많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책을 안 보지는 않는다. 책방에 가서 책을 고르고 사기보다 인터넷 책방에서 사면 편하다. 책방에 없는 책도 인터넷 책방에는 있다. 그러니 많은 사람이 인터넷 책방에서 책을 사겠지. 나도 다르지 않다. 내가 사는 곳도 책방 별로 없다. 예전에는 좀 있었는데. 없어진 곳이 더 많지만 새로 생기기도 했다. 그야말로 동네 책방이다. 가 본 적은 없지만 그리 크지 않을 거다. 그 동네 사람은 그 책방이 있어서 좋을 것 같다. 오후도도 시골 마을에 겨우 하나 있는 오래된 책방이다. 츠키하라 잇세이는 자신이 열해동안 일한 책방 긴가도에서 책을 훔친 아이를 쫓다가 그 아이가 차에 치어서 그곳을 그만두었다. 책방 주인이 그만두라 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이 잇세이를 탓했다. 잇세이는 책을 훔치려던 아이가 긴가도에 와서 기쁘게 책을 사 간 모습을 기억했다. 잇세이는 그런 아이가 책을 훔친 걸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아이를 쫓아갔던 건데. 누가 그걸 알까. 아무도 모르겠지. 세상에는 그런 일이 얼마나 많을까. 그저 한줄로만 말할 수 없는 일. 그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다른 일로 잇세이가 긴가도를 그만두고 오후도에 가게 해도 괜찮았을 텐데 싶다.

 

 오래전에 책방에서 일 해 볼까 했는데, 못 해 봐서 조금 아쉽구나. 아니 했다면 지금보다 책 안 좋아했을지도 모르겠다. 잇세이는 사람과 아주 친하게 지내지는 않아도 사람을 좋아했다. 난 사람을 무서워한다. 이거 돌려 말한 건지도. 아주 안 좋은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그렇게 됐다. 그래도 세상에 좋은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여기 나온 사람은 하나 같이 다 착하다. 잇세이가 긴가도를 그만뒀을 때 동료는 모두 안타까워했다. 긴가도를 떠난 잇세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하고 한다. 그건 잇세이가 알리려고 한 책 《4월의 물고기》를 잘 알리는 거였다. 긴가도가 있는 백화점 쪽에서도 그 일을 돕는다. 이 백화점은 호시노 백화점으로 《백화의 마법》이라는 책으로 나왔다. 이름이 잘 알려진 작가 요모기노 준야나 아이돌에서 시작해 지금은 배우인 가시와바 나루미도 그 책을 이야기한다. 책방에서 일하는 사람은 모든 책이 잘 팔리기를 바라겠지만 더 마음이 가고 알리고 싶은 책도 있겠지. 일본 책방은 새로 나오는 책이 있으면 그걸 알리는 글이나 행사를 하는 것 같다. 그런 모습 드라마나 소설에서 봤지만. 한국은 어떨지. 내가 잘 모르는 거고 요즘은 이런저런 행사 하는구나.

 

 책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기도 한다. 여기 나온 단 시게히코가 쓴 《4월의 물고기》도 그랬다. 책방 사람을 이어줬다고 해야겠구나. 이 책은 긴가도뿐 아니라 전국 책방에서 찾았다. 실제 책방에서 알리는 책을 많은 사람이 알기도 할까. 잇세이는 숨은 보석을 잘 찾아냈다. 그런 사람이 책 곁을 떠나야 했을 때 얼마나 마음 아팠을까. 잇세이는 자신이 다시는 책방에서 일하지 못하리라고 여겼다. 오후도는 잇세이를 기다린 책방인 듯싶다. 앵무새가 가끔 뜻깊은 말을 한다. 그건 잇세이 옆집 할아버지가 맡긴 거였는데, 그 할아버지는 잇세이 꿈에도 나타나 잇세이가 앞으로 나아가게 등을 밀어준다. 오후도 책방 좋아 보인다. 실제 그런 책방이 있다면 좋을 텐데. 어딘가 시골 마을에 있을까. 마을에 사는 사람이 얼마 없거나 거기에 가는 사람이 별로 없으면 책방은 오래 가지 못하겠다. 오후도도 그런 곳이다. 이야기만 들으면 평화로운데.

 

 잇세이가 오후도를 맡고 좀 나아지기는 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오후도가 문 닫지 않고 오후도 주인 손자인 도오루가 자란 뒤에도 있다면 좋을 텐데. 이런 생각까지 하는 거 좀 우스운가. 소설이 끝나도 그다음이 마음 쓰인다. 다음 이야기 있기는 하다. 거기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곧 만나봐야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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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7-31 1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릴 때 책과 친하지 못했어요. 20대에 잠깐 소설에 빠졌었고 30대 초반에 본격적인 독서를 시작했어요. 장르를 다양하게 읽었어요. 그때 미술 서적도 재밌다는 걸 알았고, 종교 공부도 필요한 것 같아 성경 책도 사고 그랬죠. 기독교인도 아니면서.
문학 강의도 여기저기 들으러 다니고 공부가 꽤 하고 싶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소설보다 에세이에 더 끌리기도 했어요. 그 전까진 문학의 정수는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ㅋ

희선 2020-08-01 01:20   좋아요 1 | URL
페크 님은 책을 보실 때 여러 가지를 보셨군요 저는 처음에는 소설 시만 보고, 시는 덜 보다가 거의 소설만 봤어요 다른 건 거의 관심도 갖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를 봤다면 좋았을 텐데, 소설 자주 보는 건 지금도 다르지 않네요 그래도 몇해 전부터는 다른 책도 좀 봐야겠다 생각하게 됐습니다 잘 모르는 건 책을 봐도 얼마 지나지 않아 잊어버리지만, 아주 안 보는 것보다는 낫겠지 하면서 조금이라도 보려고 합니다 공부 하는 책읽기를 해야겠다 하면서도 그러지 못합니다 책을 보다보면 조금은 배우겠지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