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십이월이 오면 벌써 십이월이구나, 해요. 그다음에는 지금까지 뭐 하고 살았지 합니다. 올해도 다르지 않네요. 제가 쉬지 않고 한 건 책 읽고 쓰기예요. 꾸준히 한 거 하나라도 있어서 다행입니다. 이건 다음해에도 이어서 할 듯합니다. 다른 글도 잘 쓰면 좋을 텐데, 잘 못 써도 쓰기는 할 거예요. 쓰고 싶은 게 많이 떠오르고 이야기 더 쓴다면 좋겠습니다.
제가 성탄(크리스마스) 씰을 말한 것도 여러 해가 됐어요. 그걸 말하기 전에도 샀지만. 올해는 다른 해와 다르게 십일월이 왔는데도 살 생각 못했어요. 까맣게 잊었다가 십일월 마지막 주에, ‘맞아, 성탄 씰 사야지’ 했어요. 왜 잊었는지. 지난 십일월에는 더 우울했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좀 우울하기는 했군요. 늦어서 우체국에 성탄 씰이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하게도 있었습니다. 우체국에 팔 게 이달 말까지 있을지 모르겠지만 성탄 씰은 십일월부터 십이월까지 팔더군요. 그러고 보니 지난해에 성탄 씰을 대한결핵협회에서는 시월부터 판다고 말했네요.
이번 성탄 씰은 제주도와 해녀문화예요. 지난해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제주해녀문화 우표가 나왔는데. 성탈 씰에는 더 많은 걸 담았군요. 전체를 보니 제주가 보이네요. 제주도가 예전과 같지 않다고 하던데 조금 걱정됩니다. 이건 제주도만 그런 건 아니군요. 어디나 개발로 자연이 줄고 사라지는 것도 있네요. 이번 여름에 제주도에 비 무척 많이 왔군요. 영원한 건 없다지만 지키는 것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해(2020)는 경자년(庚子年) 쥐띠 해예요. 십입월에는 성탄 씰을 사고 십이월에는 우표를 사요. 지난해에는 시트 못 샀다는 말을 했는데, 이번에는 시트 샀어요. 그건 괜찮은데 우표 안내장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친구 몇 사람한테 안내장하고 우표 보내주려 했는데, 안내장은 못 넣었습니다. 올해는 어떤 기념우표든 안내장이 적게 와서 안 좋았어요. 지방이어서 적게 보내주는 건지. 어떤 사정인지 모르겠지만 여러 가지 있다고 생각해야겠네요.
올해 새해가 오고 계획한 거 없었습니다. 다른 해처럼 새해가 온 게 그렇게 기쁘지는 않았어요. 지난해(2018)에는 별로 안 좋았고 십이월에는 더 안 좋았어요. 그랬는데 새해 초에 슬픈 소식을 들었습니다. 평소에는 뭔가 할 시간이 많으리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시간이 없기도 하지요. 그건 무슨 일이 일어나야 깨닫는군요. 올해 그런 생각으로 살았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사람이 그렇지요.
무언가 계획을 세우고 그걸 잘 지키는 것도 좋겠지만, 하루하루 즐겁게 지내는 것도 괜찮겠지요. 하루하루를 쌓아가는 거군요. 올해 그렇게 쌓은 게 십이월에 이르게 했습니다. 모두 여기까지 오느라 애쓰셨네요. 십이월 마지막 날까지 즐겁게 지내시면 좋겠습니다.
좀 빠르지만 모두 복된 새해 맞이하세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