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 - 피할 수 없는 내 운명을 사랑하는 법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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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초인수업'이라는 딱딱한 제목으로 책을 접한 기억이 난다. 니체의 '초인'에 대한 내용인 것은 이해가 됐으나 제목이 너무 입문서로 가볍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제목도 디자인도 독자들에게 더 다가갔다. '사는 게 힘든'이들이 요즘 주위에 참 많고, 그렇게 세상을 등지는 이들도 있었다.

나 역시 녹녹치 않은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작년 말 어렵게 구한 알바를 올해 초 어이없는 이유로 관두게 되고, 우연하게 시작한 일도 초심을 잃은 이 때문에 흐트러졌다. 투자라면 투자라 할 수 있었는데 다시금 쓴 잔을 마신 시간이었다. 그래도 노력과 주위의 도움으로 두 가지 면허를 취득할 수 있었고, 새로운 사람들과 기술도 익혔으니 위안을 삼는다.

책은 열 가지의 질문으로 되어 있다. 각각의 질문에서 니체의 사상을 기본으로 그 밖의 철학자들의 사상도 글로 만나게 된다. 각각의 질문이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아프게 꽂히기도 조언의 말처럼 들리기도 할 것 같다. 읽다 보면 익숙한 내용을 만나게 되는 것은 개정판이라 이해할 부분이었다.

4년이란 시간이 흐른 뒤 내 상황이 크게 변한 것은 없었다. 다만, 현재를 마주하는 자세의 변화가 있었을 뿐이다. 나이가 들었고, 그 사이 겪은 일들을 통해 큰 기대감이 줄어든 것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기에 살아가는 모두가 대단한 것이다. 성공과 실패보다도 살아내고 살아가는 이들이 초인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힘든 시기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책이기에 다시 나온 게 아닌가 생각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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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미친 것 같아도 어때?
제니 로슨 지음, 이주혜 옮김 / 김영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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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가 정상이고, 어떤 증상이 비정상일까? 정신 측면에서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 짓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을 하게 된다. 변화된 생활 방식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과거에 비해 급증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름 별종?들이 모여있던 문예창작과에서도 드물게 보였던 일들이 이제는 일상이 되었으니 말이다. 
  띠지에 쓰여있는 '우리는 모두 제정신이 아니다. 잘 감추는 사람이 있을 뿐'이란 글이 눈에 들어온다. 그렇게 감추고 있는 편은 아니나 나도 신경질적인 부분과 예민함을 가지고 있다. 우울한 감정과 자살 충동은 과거 느껴본 경험이 있기에 공감이 갔다.
  책을 읽으면 저자의 감정 기복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작가의 당부가 있었는지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된다. 어떤 부분은 유쾌하게 자신의 문제를 잘 받아들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조금은 읽기 불편한 부분도 있어 점프를 하며 읽기도 했다(내 개인적인 성향과 맞지 않았기에...).
  잘 감추며 억압된 상태로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저자의 글이 해소 창구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드러내지 않으나 속으로 앓고 있는 이들이 많은 시대를 살기 때문에 저자의 글이 호응을 받았던 게 아닌가 싶다. 문화는 다르나 최근 출간되는 책들에 자존감, 심리 등에 관한 책이 많이 보이는 것도 그런 추세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웃 블로거님께서 왜 '읽다 보면 혼미해지기도 하고 재밌다'라고 했는지도 알 수 있었으나 읽는 동안 가볍지 않은 마음이 들었던 시간이었다. 어쩌면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을 즐길 만큼 충분히 미치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흥미가 가는 제목과 주제, 읽어보고 각자 판단하길 바라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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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기분
김종완 지음 / 김영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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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일을 하며 공간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알게 모르게 지인들 중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는 분들도 있고, 사촌 형은 건축공학과 교수니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는지도 모른다. 

  알쓸신잡의 유현준 교수의 책들도 사놨으나 읽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건축보다 먼저 공간 디자인에 관한 책을 읽게 됐다. 해당 분야에 대해 하는 지식이 없기에 처음 듣는 저자였으나 제목이 끌렸고, 표지의 심플한 디자인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젊은 공간 디자이너의 책은 저자의 스토리부터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 시작은 특이했으나 현재는 엄청난 인물이 되어 있는데 어린 나이에 추진력과 실행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이후 그가 작업한 공간 디자인 작품의 스토리는 각 주제에 맞게 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내가 잘 보지는 못하나 그의 글을 읽고 보게 되는 그림과 사진 등은 왜 이 책을 쓸 수 있었는지를 알게 한다.

  컴퓨터 작업이 익숙한 요즘에 직접 손 스케치로 준비를 해서 클라이언트들과 미팅을 한다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그 자체로도 차별화를 두는 모습이 아닌가 싶다. 내 관심 분야인 카페와 관련된 공간의 예도 있었기에 참고를 할 부분의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었다.

  콘셉트가 없는 일은 뜻대로 되기 어렵다. 일단 사업자 자신부터 목적 없이 무작정한다는 의미가 아닌가? 사업을 시작하고 그에 맞는 공간을 구성할 때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공간 디자인 전략에 대해 궁금한 이들이나 종킴디자인스튜디오의 작업 내용에 관심 있는 디자인 관련 종사자 및 학생들과 공간 디자인에 대한 호기심 많은 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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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면 왜 안돼요? - 남들처럼 산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닌데
정제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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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게 쉽지 않았다. 타의에 밀려 할 생각도 없는 일을 그동안 더 많이 해왔다. 어떤 이들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잘 살고 있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사회적 시선에 순응하며 조용히 살아가기 바빴다. 행복을 추구하지만 그 행복으로 다가가는 길을 멀리 돌아가는 일들이 반복된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우연히 내게 다가왔다. 세일링 요트에 대해 1도 모르던 내게 다가온 요트 라이프로 5개월째 달리고 있다. 초심을 잃지 않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도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과거 비슷한 일을 겪은 내게 다시금 반복되려는 주변 상황은 씁쓸하다. 

  책을 읽으며 남들처럼 살고 있지 않음에 감사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방황과 시련 속에서 살아가기에 단련이 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저자의 이란 아버지가 했던 내용과 비슷한 말을 떠올린다. 책을 읽으며 이 부분은 현재 시련을 겪는 이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말 같아 인용을 해본다.


"크게 될 사람한테는 그 그릇의 크기를 보려고 신께서 이것저것 시련을 많이 주신단다. 억울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그 누구보다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니까."(p.66)


책을 읽으며 사업의 어려움과 동업의 어려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저자의 말처럼 대표가 되어 '내 거'라고 생각이 들고 왜 내가 이렇게 많은 일을 해야 되냐고 생각이 들면 여러 가지 문제들이 생기게 되는 것도 알 수 있다. 

  온라인 마케팅 회사를 다닐 때 기획자들은 자신의 업무 비중을 더 큰 것으로 착각을 했었다. 자신들이 따낸 일에 대해 더 큰 배분을 당연하다는 듯 생각을 했었다. 일을 따 냈다고 해서 자동으로 관리가 되는 것은 아닌데 관리자들의 존재를 쉽게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되다 결국 애써 따온 사업은 흔들리게 된다. 혼자 모든 것을 하는 게 아님에도 자신의 일의 비중을 더 크게 생각하다 보면 어떻게 따온 사업이든 쉽게 끝날 수 있음을 모른다. 

  동업도 마찬가지 같다. 동업을 하는 이들과 정당한 비율로 수익을 배분하지 않는 문제는 결국 '동업은 하지 말라'라는 답을 보여주게 된다. 일의 경중은 드러난다. 제대로 동업자들과 공유하지 않고 자신만의 기준에 갇혀 판단한다면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다. 저자의 경우 객관적인 판단으로 적절한 대처를 하고, 위기를 극복했기에 오히려 성장할 계기를 만들었다. 자신의 생각에 몰입했다면 '동업은 역시 하는 게 아니야'라는 답이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면 좋겠으나 쉽지는 않다. 대부분 자신의 다른 일이 있고 그 외에 하고 싶은 일을 추가로 하려고 한다. 저자처럼 제대로 한 분야에 올인을 했기에 가능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해본다. 여러 분야의 일에 관심을 갖기도 한다. 그러나 일을 할 때는 그 하나에 꽂히게 된다. 그래야 몰입하고 집중하며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할 줄 아는 것과 잘 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 그러나 자신이 실패가 없었다고 자만을 하다 보면 의외의 곳에서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얼마 전 수상안전교육 때 수난구조대 구조 소방관의 말이 떠오른다. "운이 좋아서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이지 운이 나빠 사고가 나는 것이 아니다."

  책이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내가 무엇을 더 즐겁게 할 수 있는지와 하고 싶은지를 생각하게 하고, 무엇에 집중할지 결정을 내리는 시간이 됐다. 그동안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 확실한 기준은 없었다. 그러나 더 좋아하는 일은 알기에 이제 거기에 더 집중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성공이 무엇인지 나는 그 기준과 조금 다르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국은 내가 더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나를 인정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것이야말로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꿈업일치'에 생각이 있는 이들이라면 그런 삶을 사는 저자의 기록이 어느 정도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전하며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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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건너가는 중입니다 - 세상 끝에 내몰린 사람들, 독서로 치유하다
앤 기슬슨 지음, 정혜윤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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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내 생애 최초로 긴 바다 항해를 마치고 돌아왔다. 통영에서 시작해 인천 앞바다까지 700km가 넘는 거리를 28피트 세일링 요트로 항해하게 될 줄 올해 초까지도 알지 못했다. 슬픔도 그런 것 같다. 언젠가 마주하게 될 수 있지만 예측할 수 없기에 단언하기 어려운 일. 친했던 동생들의 죽음을 경험하며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상태를 경험했고, 그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여전히 갖는 것처럼...

  사랑하는 이를 잃은 이들이 책을 통해 어떻게 슬픔이라는 넓고 넓은 바다를 건너게 되는지 책에서 만나게 된다. 그 때문인지 항해 중 만난 무서운 역조류가 생각나듯 무거운 분위기는 피할 수 없었다. 슬픔의 모습은 그렇게 분위기로도 전해진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열두 달 치유의 여정 속 만나게 되는 책들은 읽어본 책도 읽어보지 않은 책들도 있었다. 다만, 다가가는 느낌이 내가 과거 읽었던 기분과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독서 치유에 대해 들어는 봤으나 독서클럽에서 슬픔을 공유하고 치유해 나가는 내용을 담은 책을 읽은 것은 처음이었다.
  어둠의 무게가 점차 줄어드는 느낌은 그믐이 지나 보름으로 변해가는 달의 모습이 떠올랐고, 12월 말 크리스마스의 이미지가 생각났다. 
  책을 읽으며 독서클럽에 가입해 책을 공유하는 시간을 보내면 내게도 다른 치유의 시간이 되지는 않을지 생각도 했다. 하지만 과거 부정적인 기억이 남아 있기에 쉽사리 독서클럽에 다가가긴 어려울 것 같다. 책 속에서 만난 프랑스 샹송 가수의 요트 세계 일주 계획은 지난주 마친 남서해 항해를 떠올리며 이상과 현실의 온도차를 떠올리게 했다.
  슬픔이라는 바다, 함께 공유한 이들과 한 배를 타고 건너가고 있었기에 그 넓은 시공간을 항해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책을 통해 독서 치유와 관련해 다른 책들을 더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픔에 익숙해지기란 어렵다. 그러나 떠나간 이들을 위해서라도 살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볍지 않지만 슬픔을 건너고자 하는 이들이 읽어보면 도움을 줄 수 있는 에세이라 전하며 리뷰를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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