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카의 지혜, 오늘에 충실하라 - 시간과 감정을 다스리는 세네카의 53가지 인생 지혜
세네카 지음, 정영훈 엮음, 이선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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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로마의 유명한 폭군 네로 황제의 스승으로 알고 있던 세네카. 그가 제자인 네로에게 자결하라는 명을 받아 죽음에 이르렀다는 것과 몇몇 그의 명언들이나 종종 로마 배경의 드라마나 영화 속의 인물로 마주하곤 했으나, 그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은 역시 책을 통해서였다.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 상위권에 자리 잡은 검은 책을 통해 호기심이 생겼지만, '과연 베스트셀러가 최선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게 고른 책이 바로 메이트북스에서 2026년 출간한 정영훈 엮음, 이선미 옮김의 『세네카의 지혜, 오늘에 충실하라』다.

  니체나 쇼펜하우어 같은 철학자들보다 훨씬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고대 철학자 세네카의 사상이 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토록 끌렸을까? 아마도 돌이킬 수 없는 '과거'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가 아닌, '현재' 바로 '오늘에 충실하라'는 그의 단호한 메시지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시간과 감정을 다스리는 세네카의 53가지 인생 지혜'라는 부제와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판본 사이즈는,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이들의 말이 결국은 핑계일 뿐이라는 것을 조용히 꾸짖는 듯해 보였다.


  책은 총 네 개의 파트로 구성된다. '삶을 내일로 미루지 마라', '불안과 분노에 끌려가지 마라', '사람들 사이에서도 나를 잃지 마라', '시련과 죽음 앞에서도 자유로워져라'. 각각의 파트 제목도 괜찮았지만, 그 안에 담긴 부제들이야말로 우리가 당면한 고민들에 대한 실질적인 해답을 다루고 있다. 무의미하게 흘려보내는 시간을 경계하는 법, 분노에 휩싸일 때 이성을 되찾는 법, 모호한 대답보다는 짧고 명확한 거절로 관계 속에서 나를 지키는 법 등 막연한 위로보다는 실천적이고 직설적인 조언들이 가득하다. 특히,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시련 앞에서 정신적 자유를 이야기하는 PART 4의 부제는 유독 끌렸다.

  판형도 작고 53가지의 지혜를 다루는 글들 또한 너무 길지 않아 몰아 읽기에도 좋았고, 독자들의 그날그날 고민에 따라 발췌해 읽어도 괜찮을 구성이 아닌가 싶다. 읽다 보면 고대 철학자의 통찰이라 해서 대단히 특별한 것은 없는 것 같으나, 결국 그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진리들이 우리의 단단한 삶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책을 덮으며, 이런 깊은 사유를 가진 철학자였기에 확실하지 않은 황제 암살 음모에 연루되었다는 의혹 속에서도 네로의 자결 명령을 담담히 받아들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네카 자신이 평생을 '오늘에 충실'하며, 피할 수 없는 시련 앞에서도 매몰되지 않는 삶을 살아왔기에 가능한 마지막이 아니었을까.

  과거에 대한 미련과 불확실한 내일의 걱정 때문에 오늘에 집중하지 못하고 흔들리듯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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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1시간, 블로그로 월 2천만원 벌기 - 워킹맘은 어떻게 단 6개월에 성공과 수익을 실현했을까?
이서이 지음 / 밥북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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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블로그를 다시 공부하려 책을 둘러본다. 과거에는 사실 어쩌다 보니 얻어걸리며 블로그를 인플루언서까지 키울 수 있었다. 하지만 거의 내 기록을 위한 블로그라 꾸준히 내 기록을 쌓아 갔다고 할 수 있겠다. 아, 잠시 아르바이트를 하던 때에는 아니지만... 뭐 그렇게 수익이 끊어지고 더더욱 기록을 위한 블로그로 자리를 잡아간 공간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애증의 시간을 함께한 전우 같기에 종종 대화로 블로그 매입을 원한다는 글들을 쉽게 무시할 수 있었다.

  그런 삿된 이들의 제안을 무시하고 내 블로그를 제대로 활용해 월 2천의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수익을 내고 싶다는 생각에 이 책을 접하게 됐다. 무엇보다 성공담만이 아니라 블로그를 운영하며 겪어온 실패담이 함께 담겨 있다는 것에 끌렸다. 과거 내가 요트 초창기 '요트조종면허 재수기'로 요트조종면허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됐었던 것 같기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지만 성공뿐인 책은 현재 내게 큰 도움이 되지 않기에 그 부분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책은 '블로그가 나에게 가르친 것들', '내가 써온 시스템', '내가 놓쳤던 것들' 그리고 부록이 있다. 프롤로그에서 독자가 어느 단계에 있느냐에 따라 어디서부터 읽을지 결정하면 된다. 하지만 그래도 저자의 경험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었기에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게 된다.

분명 오랜 시간 블로그를 운영했지만 마케팅 회사를 다니던 때 외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그래서 네이버의 변화에 취약했고, 그에 대한 분석에 안일하게 대처를 했기에 정체되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런 이유에서 이 책을 읽게 된 것이니...

  2부를 읽으며 저자가 빠르게 수익화를 시킬 수 있었던 이유를 확인하게 된다. 내 글쓰기 방법론과는 전혀 다른 보법을 취하고 있었다. 내 글이 어느 정도의 형식을 갖췄지만 결국 타인보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써왔기에 변화에 더 취약한 것은 아니었을지... 그래도 종종 터지는 이유가 이슈에 간혹 편승하게 되는 일들 때문이었음도... 결국은 체계 없이 내가 편하면 된다는 마인드를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또, 개인 블로그에 AI를 활용하지 않으려는 쓸데없는 고집도 문제였다. 이제는 이 블로그에도 수익화를 위해서라면 활용해야 할 부분이었다.

  3부의 내용 중에서는 1장과 3장의 내용이 중요했다. 2장의 내용은 내가 직접 쓸 경우 의식적으로 조심하게 되는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업계에 몸을 담고 있지 않았으나 그때의 경험 때문에 신경을 쓰게 되는 부분들이었다.

  부록의 분량이 꽤 됐는데 이유가 있었다. 바로 가져다 쓸 수 있는 내용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만났던 지인에게도 블로그 운영을 다시금 꾸준히 해보시길 권했으나 나 역시도 엄청 성실한 블로거는 아니기에 그저 잠시 말을 할 뿐이었다.


  책은 그렇게 두껍지는 않으나 저자의 직접적인 경험이 담겨 있는 책이라 유익했다. 종종 포괄적으로 변화와 동떨어진 내용의 책들도 보곤 했는데 이 책은 그 변화를 직접 겪으며 대응했던 저자의 경험이 중요했다. 나 역시 변화 때문에 시큰둥해지기도 했다는 것을 부인하진 못하겠다. 그나마 기록의 공간으로 지금처럼 유지를 하고 있음을...

  저자처럼 월 2천만 원을 블로그로 버는 것은 분명 쉽지 않으나 어떻게 운영을 할지에 대한 마음가짐이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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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컷, 미친 효율 AI 프롬프트 - 챗지피티·제미나이·제미나이 노트북 77가지 활용법
송진주 지음 / 황금부엉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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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난달 스마트폰을 4년 만에 바꾸면서 제미나이 프로를 몇 개월 사용하게 됐다. 하지만 기존 무료로 사용하던 방식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기에 보다 효율적으로 생성형 AI 활용법을 찾고 있었는데 끌리는 제목이 보였다. '5분 컷 미친 효율'이라니... 책이 젖는 것은 그보다 더 빨랐던 것 같다(어쩌다 보니 물컵이 넘어가 있어 책 뒤표지부터 상당 부분이 젖어버려 드라이기와 선풍기로 말리며 읽게 된 책이다.


  책은 가상의 인물 '유나은'을 설정해서 화장품 회사 마케터가 직장에서, 부업에서, 일상에서 AI를 하나씩 익혀가는 과정을 독자가 따라가게 만든다. 순서대로 읽어도 되고, 지금 당장 필요한 꼭지만 펼쳐봐도 된다는 게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그동안의 내 프롬프트가 너무 말하는 스타일이라 걱정도 했는데 책에서는 권장하고 있어 안도하게 된다.

  앞서 말한 세 곳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어 '회사 일을 바르고 정확하게', '콘텐츠와 부업을 내 것으로', '일상을 더 쉽고 가볍게' 총 세 파트로 구성된다. 아직 내 생성형 AI 활용의 수준이 낮기 때문에 책에서 다루는 대부분의 내용은 어떻게든 내가 배우고 익혀가야 할 내용이었다. 본격적인 파트들에 앞선 파트 0에서 AI를 사용하기 전 알아둬야 할 주의 사항을 다루고 있으니 잘 봐두면 좋겠다.

  회사 업무 부분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1부는 현재는 많이 사용하지 않으나 앞으로 일이 확장되면 꽤 활용하게 될 내용들이었다. 일반 회사를 다녀본 게 오래라 익숙하지 않은 내용들이지만 오히려 AI가 있기에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게 어렵지 않게 다가온다.


  파트 2는 사실 현재 내 상황에서 가장 밀접한 내용들을 다룬다. 그동안 너무 활용하거나 도움을 받지 않고 그냥 내 방식대로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그 적정선의 기준을 참고해 볼 만한 부분이다. 특히, SNS 이미지는 AI를 사용하면서도 만족스럽지 못할 때가 많았는데 내 귀찮음이 큰 영향을 끼쳤음도 확인한다. 챕터 4의 내용은 앞으로의 부업을 위한 시스템 세팅에 참고를 해야겠다.

  파트 3는 의외로 내가 활용을 하지 않을 듯한 내용들이 많았다. 내게는 그런 일상이 더 익숙하고 나름 개인의 창작 본능이 있기에... 오히려 원고를 다듬을 때 활용을 하게 될 듯했다.

각 꼭지의 내용 마지막에 '이것만 주의'와 '나은의 학습 노트'는 AI 프롬프트 공부를 위해 이 책을 읽는 이들이 빼놓지 않고 잘 봐둬야 할 부분이라 하겠다.


  책을 읽기 전 물을 엎질러 책을 말려야 하는 이슈가 있었는데... 그게 조금 안타까워 스스로에게 기분 상했지만 보다 본격적으로 AI 활용을 통해 효율을 높이려는 시점에서 내게 꼭 필요한 책이 아니었나 싶다.

  나름대로 AI를 활용한다고 하고 있으나 여전히 부족하다는 생각만 더 많이 드는 것은 아직도 내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책을 통해 연습하다 보면 그 부분이 나아지고, 능률 또한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 어렵지 않은 프롬프트가 더 끌렸던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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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아티스트 웨이 (이연 콜라보 에디션) - 가장 창조적인 나를 만나는 시간
줄리아 캐머런 지음, 최윤영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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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티스트 웨이』 저자인 줄리아 캐머런과는 나름의 인연이 있는 듯하다. 『아티스트 웨이』를 처음 접한 후 모닝 페이지를 실천하지는 못했으나 저자의 글쓰기 방법론에는 관심이 갔다. 그래서 자자의 다른 책들도 몇 권 읽게 됐다. 이번 책은 요즘 들어 글을 쓰는 게 정체되는 느낌을 받아 내 글쓰기를 루틴화를 통해 개선을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접하게 됐다.


  이 책은 '366일의 창조적 여정'으로 창작의 루틴을 깨우는 데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들을 독자에게 어렵지 않게 전달한다. 또, 각 날마다 그와 관련된 명언들도 유용하다(겹치는 명언들도 있지만…). 글을 쓰는 이들에게 백지의 공포는 다들 어느 정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모닝 페이지에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하단부 박스에 나온 내용들을 참고하면 그래도 쓸 거리 때문에 스트레스는 덜 받지 않을까 싶었다. 다만, 내 경우 스스로 펜으로 글을 쓰는 것보다 타이핑을 통해 쓰는 게 익숙해 직접 손으로 쓰는 습관을 만들어 가는 게 우선이지 않을까 싶다.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아티스트 웨이의 네 가지 핵심 도구’를 보며 모닝 페이지는 앞서 언급한 직접 손으로 쓰는 문제가 숙제였고, ‘아티스트 데이트‘를 보며 최근 요리에 관심을 두거나 어머니와 함께 꽃 구경을 가는 내 모습이 나름의 창작 불꽃을 이어가는 것은 아닌가도 생각하게 된다. ‘걷기’는 분명 내 창작의 시간에서도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으로 최근 쓰게 되는 시 습작이나 작사 습작들도 대부분 걸으며 초고가 나왔기 때문이다. 분명 걷기는 복잡하거나 경직된 사고를 풀어주는 게 있다는 것을 직접 체감한 부분이다. ’인도받는 글쓰기‘는 ’걷기’에서 이어진 글쓰기 혹은 ‘아티스트 데이트‘ 등에서 연계가 됐던 경험은 중요했다. 이렇게 네 가지 핵심 도구를 바탕으로 1년을 꾸준히 진행한다면 그 결과가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분명 나아지겠지 나빠지진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366일의 창조적 여정' 뒤에는 '부록'으로 '아티스트 데이트 목록'과 '아티스트 웨이 확언'이 있으니 그것도 잘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아침 확언의 효과는 베스트셀러 작가인 고명환 저자가 방송에서도 많이 언급했으니 해보는 게 손해는 되지 않을 것이다.


  책 디자인도 콜라보 에디션이라 시선이 간다. 무엇보다 나처럼 어떻게든 평생 글을 쓰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나 작가 지망생들에게 스스로의 게으름을 이겨내고 끝까지 쓰는 이가 될 수 있는데 도움이 될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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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50주년 기념판)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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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출퇴근길을 반복하는 이들과 멍하니 스마트폰 화면만 넘기는 모습들을 종종 보게 된다. 그런 모습들을 보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저들과 나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렇게 시간과 에너지를 쏟으며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는 걸까. 서로 조금 더 나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혹은 조금 더 안정적인 내일을 만들려고 발버둥 치는 모습이 때로는 꽤나 피곤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결국 내 이름표를 단 무언가를 세상에 남기고 싶고, 팍팍한 현실에서 나를 지켜줄 자산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고 싶다는 욕망. 하지만 뭔가 풀릴 듯하면서도 뜻대로 흐르진 않은 삶의 연속이었다. 어쩌면 그러한 부족함을 채우고자 하는 노력이 지금까지의 나를 움직여온 힘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복잡한 마음을 안고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다시 펼쳐 들었다.


  책이 던지는 이야기는 생각보다 단순하고, 그래서 오히려 서늘했다. 우리는 유전자를 운반하고 복제하기 위한 존재라는 것. 내가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한다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내 몸속 유전자가 자기 복제본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 만들어낸 결과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DNA와 염색체가 단순히 몸을 구성하는 부품이나 설계도가 아니라, 나라는 인간의 행동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낯설었다. 내 삶의 주도권이 온전히 내게 있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 앞에서는 한동안 책장을 쉽게 넘기기 어려웠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때로는 내 몫을 챙기기 위해 이기적으로 행동했던 그 모든 감정과 행동들. 책을 읽다 보면 이런 일상적인 모습들조차 생존과 번식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해석하게 된다.

  특히, 부모가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행동마저도 결국 자신의 유전자를 공유하는 개체를 살아남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 설명되는 부분에서는 묘한 허탈감도 느껴진다. 나와는 거리가 먼 진화생물학자들의 이야기라고 밀어내고 싶다가도 주변 사람들의 행동을 돌아보고, 때로는 나 자신에게서 발견되는 이기적인 모습을 생각해 보면 저자의 통찰에 씁쓸하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사실 이 책은 과거에도 한 번 과제를 위해 오독했던 책이다. 그때는 너무 급하게 읽고 쉽게 글을 썼는데, 추후 타인을 통해 내가 책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얼굴이 화끈거리기까지 했다.

  책 중반을 넘어가면서 문득 내가 꾸준히 하고 있는 블로그와 콘텐츠 제작에 대한 생각도 떠올랐다. 유전자가 생물학적인 복제를 통해 살아남으려 한다면, 인간은 '밈(Meme)'이라는 문화적 유전자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남긴다는 이야기 때문이다.

  내가 자산화를 꿈꾸며 글을 쓰고, 누군가에게 내 경험과 지식을 전달하려고 애쓰는 일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일이나 자기만족이라고 생각했던 행동이 어쩌면 내 육체가 사라진 뒤에도 나라는 사람의 생각과 흔적을 누군가의 머릿속에 남기고 싶은 또 다른 생존의 방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과거에는 온라인에 내 지식과 경험을 기록하는 일이 그저 소소한 수익화 정도로만 느껴졌다. 지금도 엄청난 자동화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만드는 콘텐츠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결국 나 역시 나만의 '밈'을 만들어 세상에 남기고 싶은 사람이었던 것은 아닐까.

  책을 덮고 나니 내가 살아가는 팍팍한 일상도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보인다. 여전히 눈앞의 현실적인 문제에 치여 살아가겠지만, 적어도 내가 왜 끊임없이 무언가를 남기려고 하는지 그 근원적인 갈증의 이유는 조금 알 것 같다.

  유전자의 맹목적인 복제 기계로 태어났을지언정, 그것을 인식하고 거기에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존재가 인간이라는 생각도 오래 남는다. 그렇다면 나 역시 유전자에 끌려다니는 수동적인 존재로만 살아가기보다는 내가 가진 생각과 경험을 나만의 방식으로 다듬어 세상에 남겨보고 싶다.


  약 22년 전에는 제대로 읽지 못하고 덮었던 책을 50주년 기념판으로 다시 펼쳤다. 같은 책을 다시 읽었지만 그때와 지금의 나는 분명 달라져 있었다. 어쩌면 책이 달라진 것보다 내가 살아온 시간이 달라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독서는 단순히 『이기적 유전자』라는 오래된 과학책을 다시 읽은 경험에 그치지 않았다. 내가 무엇을 위해 무언가를 남기려 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남기며 살아가고 싶은지를 스스로에게 다시 묻게 한 시간이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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