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하는 뇌 - 오늘의 선택을 내일의 자산으로 만드는 생각법
가미오카 마사아키 지음, 류두진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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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소비에 익숙했던 뇌를 바꿀 수 있을까


  나는 ‘투자하는 뇌’와 분명 거리가 있었다.

  주식 투자를 시작한 것도 얼마 되지 않았고, 지금까지 다양한 일을 접하게 된 것도 투자를 위해서라기보다 그저 먹고살기 위한 일을 찾기 위해 전전긍긍했던 모습에 가까웠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좀 뭔가 해볼 수 있을까 싶을 때마다 해당 분야의 일들이 막히곤 했다. 왜 그런 일이 반복되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답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가미오카 마사아키의 『투자하는 뇌』를 펼치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소비 뇌’와 ‘투자 뇌’라는 구분이었다.

  나는 과소비를 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투자하는 사람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돈을 아끼는 것과 돈을 투자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인데, 그동안 나는 절약하는 것을 투자와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었다. 결국 내 뇌는 ‘투자’보다는 ‘소비’에 훨씬 익숙해져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투자 뇌’로 바뀔 수 있을까. 아직 기회는 남아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은 두껍지 않고 판형도 들고 다니며 읽기에 좋아 마음에 들었다. 내용은 크게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돈도 시간도 자유자재가 되는 투자 뇌’, ‘소비 뇌에서 투자 뇌로 머리를 바꿔라’, ‘투자 뇌를 설치하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것’, ‘배움과 돈은 떼려야 뗄 수 없다’, ‘계속 이기는 투자가는 항상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배속으로 두뇌 자산, 경험 자산, 금융 자산을 늘리는 10가지 포인트’, ‘평생 돈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이 되지 않는 투자 뇌를 연마하는 습관’이다.

  각 장의 제목만 보더라도 내가 알고 싶거나 앞으로 지향해야 할 내용들을 다루고 있는 책이었다.

  1장을 읽으며 투자 뇌가 결코 나와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자라온 환경의 차이를 생각하게 되는 부분도 있었고, 지금까지 크게 망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정체되어 있는 내 삶을 돌아보게 됐다.

  혹시 그 이유가 ‘투자 뇌’보다는 ‘소비 뇌’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은 아닐까.

  2장에서는 현재의 ‘소비 뇌’를 ‘투자 뇌’로 전환하기 위한 내용들을 접한다. 나 역시 그동안 열심히 내 시간을 팔고 있었다. 돈을 벌기 위해 시간을 쓰고, 다시 돈을 쓰고, 또 돈이 부족하면 시간을 더 파는 생활이 반복됐다.

  어쩌면 돈에 잡혀 나 스스로를 너무 구속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었다. 그런 일상이 습관화되면서 나도 모르게 더 나아갈 수 없는 상태에 머물렀던 것은 아닐까.

  3장을 읽으며 나름대로 절약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것을 ‘내일의 나’에게 맡겨버리고 있었다는 것도 깨닫게 됐다. 내용 가운데 익숙한 부분도 많았다. 그런데 알고 있다는 것과 실제로 행동하는 것은 역시 다른 문제였다.

  최근 들어 내 삶에서 이전과는 다른 위화감을 느끼는 일들이 많아졌는데, 그것이 반드시 부정적인 신호만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까지 익숙하게 받아들였던 것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변화의 시작일 수도 있으니까.

  4장을 읽으면서는 지난해부터 운동을 시작하고, 운동을 하며 투자 관련 방송을 보게 된 것이 어느 정도는 이득이 됐다는 사실도 부정하기 어려웠다. 당장 눈에 띄는 결과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전과는 다른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내 환경은 언제고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을 뿐이다. 그리고 결국 그 익숙함에서 벗어나야 조금이라도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도 다시 확인하게 됐다.

  5장은 그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기회를 외면해 왔는지를 돌아보게 했다.

  경제적으로 너무 공부하지 않았고, 무엇인가를 시도하기보다 불안에 떠는 시간이 많았다. 기회가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기회를 기회로 알아보지 못했던 것인지조차 구분하기 어려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두 가지 모두였을 것이다.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최소한 그것이 기회인지 알아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좋은 기회가 찾아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결국 운에 기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6장과 7장은 그런 무지에서 벗어나 ‘투자 뇌’로 어떻게 변화하고 그것을 어떻게 연마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이 부분에서는 ‘이게 되겠어?’라는 생각보다는 ‘한 번 해보자!’라는 자세로 다가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나는 이미 내가 ‘투자하는 뇌’의 소유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문제는 그것을 알고도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고민하기보다 걱정을 더 많이 했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될지 걱정하고, 지금 가진 것이 부족하다고 걱정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가 실패할까 걱정했다. 그렇게 걱정하는 동안 정작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행동들은 뒤로 미뤄두고 있었다.

  『투자하는 뇌』는 그런 쓸데없는 고민과 걱정에서 조금은 벗어나게 해주었다. 무엇을 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를 단정적으로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지금 가진 돈과 시간, 경험을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할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특히, 투자라는 것을 단순히 금융자산을 늘리는 행위로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다. 두뇌 자산, 경험 자산, 금융 자산을 함께 키워야 한다는 관점은 지금의 나에게도 필요한 이야기였다.

  어쩌면 나는 그동안 돈이 없어서, 기회가 없어서, 환경이 좋지 않아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내가 가진 시간과 경험, 그리고 배울 수 있는 능력조차 제대로 투자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물론 책 한 권을 읽었다고 당장 ‘투자 뇌’가 생기는 것은 아닐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책에서 읽은 내용을 얼마나 실제 삶에 옮기느냐일 테다. 그렇기에 이 책을 덮으며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작은 것부터라도 한번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지금까지의 삶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선택을 조금씩 바꿔보는 것. 오늘의 시간을 단순히 소비하는 대신 내일의 나에게 무엇인가를 남기는 것. 그리고 걱정만 하면서 기회를 기다리기보다 배우고 움직이며 기회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투자 뇌’로 가는 첫걸음인지도 모르겠다.

  『투자하는 뇌』는 두껍지 않고 휴대하기 좋은 사이즈의 책이다. 평소 들고 다니며 시간이 날 때마다 읽어보고,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식적으로 돌아본다면 ‘소비 뇌’에서 ‘투자 뇌’로 변화해가는 데 도움이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적어도 이제는 ‘나는 안 될 것 같다’는 걱정만 하기보다 ‘한 번 해보자’고 생각해보려 한다. 어쩌면 투자 뇌란 처음부터 가진 능력이 아니라, 그렇게 하루하루의 선택을 바꾸면서 만들어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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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신 - 전래된 한국의 미의식
강병우 외 지음 / 히스테리안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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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과 부제에 끌려 읽어보고 싶었다. 히스테리안에서 나온 『숨은신』. 가톨릭 신앙을 가지고 있으나 어린 시절부터 개신교와 불교를 접해왔고, 무속신앙 등에도 그리 낯설지 않은 편이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오컬트에도 관심이 많았고, 전공 또한 문예 창작이었다. 복학해서 고전문학을 전공하신 교수님의 일을 많이 도왔기에 여러모로 내겐 낯설지 않은 분야가 아니었나 싶다. 나와 이 책의 공통점은 어쩌면 ‘호기심’이 아닐까.


  책은 ‘불탄 끝 신’, ‘걷는 모양 신’, ‘아이 밸 신’, ‘나아갈 신’, ‘믿을 신’ 다섯 부분으로 되어 있다. 처음 제목을 보고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느낌이 많았다. 단순히 신비롭거나 오컬트적인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조금 다르게 다가올 수 있는 책이다. 한국의 전통과 미의식, 신앙과 믿음, 그리고 그 안에 남아 있는 여러 흔적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신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생각하게 되었다.

  가톨릭 신앙을 가지고 살아가는 나에게 이 질문은 그리 낯선 것이 아니다. 신앙이 있다고 해서 언제나 확신만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뉴스를 보다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 것을 접하면 신이 정말 있는지, 계시다면 왜 저런 일이 생기는지 생각했던 때도 있었다. 살아가면서 직접 겪는 일들 가운데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그런 질문들은 조금씩 달라졌다.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은 많다. 신이 있다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묻고 싶은 순간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신의 존재를 의심하기 어려운 순간들도 있었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이상하고,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일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때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는 순간들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군대에서 시작한 이 신앙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숨은신』을 읽으면서 내가 가진 신앙과 책에서 이야기하는 ‘신’이 같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인간은 왜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가, 왜 설명할 수 없는 것에 이름을 붙이고 이야기를 만들어왔는가 하는 질문에서는 묘하게 만나는 부분이 있었다.

  어쩌면 신화와 종교, 무속과 문학은 서로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그 밑바닥에는 인간이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면 ‘숨은신’이라는 제목도 조금 다르게 보인다. 숨었다고 해서 사라진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알아보지 못하고 있을 뿐인지도 모른다. 오래된 이야기와 전통 속에 남아 있을 수도 있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어떤 감정이나 설명하기 어려운 순간 속에 있을 수도 있다.


  책을 덮고 나니 처음의 호기심과는 조금 다른 질문이 남았다. 신은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나는 무엇을 믿으며 살아가고 있는가. 아직 그 질문에 완전한 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다만, 지금은 서둘러 답을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살아가면서 조금씩 알아가면 될 테니까.

  어쩌면 믿는다는 것은 모든 답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답을 알 수 없는 순간에도 계속 걸어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면 군대에서 시작한 나의 신앙이 지금까지 이어져온 이유도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숨은신』을 읽고 내가 만난, 가장 뜻밖의 ‘숨은 신’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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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로 배우는 인문학 수업 - 동화로 풀어내는 하브루타 질문법
김금선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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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선녀와 나무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이 질문을 계속하게 된다. 우리는 그동안 '선녀와 나무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를... 분명 내 어린 사절 '선녀와 나무꾼'의 이야기는 평범한 러브스토리로 느껴졌으나 나이가 들수록 생각의 여지가 개입할 요소는 충분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익숙한 독서의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계속 생각하게 된다.


  처음 하브루타와 「선녀와 나무꾼」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싶었는데 그 질문법을 가장 익숙한 전래동화에 적용하면 다르게 읽히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무꾼이 선녀를 아내로 맺게 된 계기 등에 대해 그동안 깊게 생각하지 않았고, 당시의 시대 흐름에 따른 정상적인 만남을 개입시킨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보게도 된다(내가 어린 시절 러브스토리로 포장되어 결혼했던 연예인들이 꽤 많았지 않던가 지금의 기준에서 본다면 범죄로 볼 수 있는 그런 사건들이었는데... 이미 '선녀와 나무꾼' 스토리에 익숙해 있었기에 그게 이상하게 느껴진 게 아닌지도 모르겠다).

  분명 인용되는 여인의 삶은 낯설지 않았으나 우리 주위 환경은 그런 삶을 바라보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어쩌면 인식하지 못했는지도... 현재도 뉴스에서 마주하게 되는 몇몇 사건을 보더라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고 바라보게 되는 일들이 적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은 아닐까?

  「선녀와 나무꾼」 한 편을 이렇게 다양하게 접근하며 읽었던 적이 과거 있었는가도 돌아보게 한다. 그 한 편이 아니더라도 내가 읽어왔던 전래동화나 소설 다양한 작품들에 대해서도 얼마나 질문을 하며 접하고 있었을까? 그냥 편하게 읽고, 나름의 결론을 내리려 한 것은 아닌가도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다.

  이 책을 읽으며 '하브루타 질문법'을 새롭게 경험하는 계기가 되었고, 보다 조심스러워져야 한다는 것도 확인하게 된다. 책이 아니라도 사람을 대하는 입장에서도 '하브루타 질문법'은 적용이 되지 않을까 싶다. 최근 트러블 사이에서 각각의 입장을 듣게 되는 상황이 오는데 화법의 차이와 제대로 된 소통의 부재를 떠올리게 한다. 또, 분명 몇 번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대수롭지 않게 그냥 넘기는 습관의 반복이 골을 키우고 문제를 키운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케 한다.


  우리는 얼마나 질문을 하게 될까? 편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일들을 미루다 더 큰 화를 불러오는 것은 아닐까? '하브루타 질문법'을 전래 동화로 접하게 되며 나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하게 된다. 어쩌면 인간관계에서 물음표를 쓰지 않다 느낌표와 마침표를 씁쓸한 마무리를 하는 이들 또한 배워야 할 질문법을 경험하게 되는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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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역사 - 숫자로 묻고 세계를 증명하다 소소의책 역사교양서
스네자나 로렌스 지음, 고유경 옮김 / 소소의책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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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부터 수학을 멀리했던 것은 아니다. 어릴 때 어느 정도 수학 성적이 나왔고, 수학 경시대회에서 상을 받은 적도 있다. 그러니 처음부터 나와 수학 사이에 건널 수 없는 강이 놓여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중학교 2학년 이후 어떤 계기로 수학과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다. 한 번 벌어진 간격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남은 의무교육 기간 동안 수학은 점점 내게 가까이 다가올 수 없는 과목이 되어갔다. 대학에 들어가면서는 이제 수학과 다시 만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인생은 생각보다 묘하다. 30대 초반, 직업훈련학교에서 프로그래밍을 배우게 되면서 수학이 다시 내 곁으로 돌아왔다. 프로그래밍과 수학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지만, 너무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던 탓인지 여전히 수학은 멀게만 느껴졌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수학과 나는 아주 조금씩 거리를 좁히는 평행선을 걷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스네자나 로렌스의 『수학의 역사』가 그 평행선의 간격을 조금 더 좁혀줄 것 같아 책을 읽게 됐다.


수학과 다시 만나는 방법

  내가 이 책에 끌린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다. 나는 역사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이야기에 끌리는 편이다.수학 자체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은 여전히 부담스럽지만, 수학의 역사라면 조금 다르게 다가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학을 공식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수학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이야기로 따라가는 것이라면 말이다. 책을 펼쳐 처음 만난 ‘연대표로 보는 수학의 역사’를 보면서 조금 의외의 생각이 들었다. 오래된 과거의 몇 줄은 오히려 익숙하게 느껴졌는데, 현재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낯설어지는 것이었다.

  어쩌면 내가 수학을 배워온 방식 때문일 것이다. 과거의 수학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바라볼 수 있었지만, 현대의 수학은 점점 전문화되고 복잡해지면서 내게서 멀어진다.

  그 순간 예전에 사촌 형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수학에서 세계가 보인다.”

당시에는 그 말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다.

  그 형은 나와는 다른 길을 걸었다. 건축을 전공했고, 결국 대학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수학을 바라보는 기준 자체가 나와 달랐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말이 아주 조금은 이해될 것 같았다.


40개의 챕터로 만나는 수학의 역사

  『수학의 역사』는 40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책을 읽으면서 초반부에 특히 마음이 끌렸던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아마 부담스러운 수식이 많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수학책이라고 하면 나도 모르게 긴장하게 된다. 복잡한 공식이 등장하고 그것을 이해해야 할 것 같은 부담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수학을 이야기로 풀어간다. 다른 분야의 책을 읽으며 조금씩 주워 들었던 내용들도 중간중간 겹쳐졌다. 그동안 서로 떨어져 있던 지식들이 하나의 역사적 흐름 안에서 연결되는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수학을 공부한다는 생각보다는 수학의 역사를 들여다본다는 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이 차이가 내게는 꽤 컸다.


숫자 하나에도 역사가 있다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숫자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 오늘날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아라비아 숫자를 사용한다.

0, 1, 2, 3…

  종이에 숫자를 적고 계산하는 것이 너무 익숙해서 그 숫자 체계가 없었던 시대를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그렇다면 아라비아 숫자가 널리 사용되기 전 사람들에게 수학은 지금보다 훨씬 어렵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물론 그것 역시 지금을 살아가는 나의 기준에서 하는 생각일 뿐이다. 어쩌면 다른 방식의 숫자와 계산법은 그 시대 사람들에게 너무나 자연스러웠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지금 익숙하게 사용하는 체계가 반드시 절대적으로 쉬운 것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럼에도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놀랍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숫자 하나, 계산법 하나에도 오랜 시간 동안 이어진 인간의 고민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수학은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된 학문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며 필요에 따라 숫자를 만들고, 측정하고, 계산하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발전해 왔다. 그렇게 생각하면 수학은 교과서에 적힌 공식보다 훨씬 인간적인 학문처럼 느껴진다.


수학은 계산보다 먼저 '질문'이었다

  학교에서 수학을 배울 때는 공식이 먼저였다. 공식을 외우고 문제에 적용한다. 답을 맞히면 잘한 것이고, 틀리면 다시 공부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왜'가 아니라 '어떻게 풀 것인가'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수학의 역사를 따라가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처음에는 질문이 있었다. 얼마나 되는지 알고 싶었고, 땅의 넓이를 측정하고 싶었으며, 하늘의 움직임을 계산하고 싶었다.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사람들이 새로운 방법을 고민했다. 그리고 그 고민들이 쌓여 오늘날 우리가 배우는 수학이 되었다. 이렇게 바라보면 공식도 조금 다르게 보인다.

  공식은 외워야 할 기호의 조합이 아니라, 누군가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낸 답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내가 학창 시절 수학을 조금 더 좋아할 수 있었던 방법도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문제를 풀기 위한 공식부터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 공식이 왜 필요했는지를 먼저 알았다면 말이다. 이 생각도 당시에는 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대부분의 수포자도 처음부터 숫자를 싫어했던 것은 아닐 것이다

  생각해 보면 대부분의 수포자들도 어린 시절에는 수와 가까웠을 것이다. 하나, 둘, 셋을 세면서 시작했고 장난감의 개수를 세고, 나이를 말하고, 돈을 계산하면서 숫자를 자연스럽게 접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수학이 어려워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어려움은 단순히 숫자가 복잡해져서만은 아닐 것이다. 시험을 위한 공부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정답을 맞히기 위해 공식을 외우고, 제한된 시간 안에 문제를 풀어야 한다. 수학의 재미보다 성적이 중요해지는 순간, 수학은 호기심의 대상에서 평가의 대상으로 바뀐다.

  나 역시 그런 과정을 지나왔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수학이라는 학문과 거리를 두게 된 사람들에게 수학의 역사를 먼저 보여준다면 어떨까.'

문제를 풀기 전에 수학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알고, 공식보다 그 공식이 탄생한 이야기를 먼저 만난다면 수학에 대한 부담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내가 과거 중학생 시절에 이 책을 접했다고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 사이 참 많은 책을 읽어왔기에 그런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수학에서 세상이 보인다'는 말을 조금 이해하게 되다

  사촌 형은 수학에서 세상이 보인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오랫동안 이해하지 못했다. 나에게 수학은 세상을 보여주는 창이라기보다 풀어야 하는 문제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학의 역사』를 읽으면서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됐다.

  수학은 단순히 숫자를 계산하는 학문이 아니라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낸 하나의 언어라는 생각이다.시간을 표현하고, 거리를 측정하고, 공간을 이해하고, 움직임과 변화를 설명한다. 건축을 전공으로 선택한 사촌 형에게 수학은 세상을 바라보는 도구가 됐을 것이다. 그는 수학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데 익숙했을 테니까.

  반면 나는 수학을 시험지 위에서만 만났다. 같은 수학을 두고도 서로 전혀 다른 세계를 보고 있었던 셈이다. 그 차이를 생각하니 조금 아쉽기도 하다. 나에게 수학이 이런 인문학적인 이야기로 먼저 다가왔다면 어땠을까. 수학을 공부해야 한다는 부담보다 수학이라는 학문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먼저 알았다면,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수학을 만날 수 있지 않았을까.


늦게라도 다시 가까워지는 중

  내가 수학을 더 잘했다면 이 책이 훨씬 재미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을 읽는 데 어려움이 컸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평소라면 따로 찾아보지 않았을 수학의 역사와 여러 흥미로운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수학이라는 학문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수학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다는 가능성이었다.

  나는 여전히 수학과 가까운 사람은 아니다. 30대 초반 프로그래밍을 배우면서 다시 수학을 만났고, 이후에도 가끔 수학과 마주칠 일이 있었지만 여전히 그 거리는 꽤 멀다. 다만 이제는 그 거리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는다. 평행선을 걷더라도 조금씩 간격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학의 역사』는 그 간격을 좁히는 또 한 번의 계기가 되어주었다.


수학과 멀어진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수학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고 있는 사람에게, 혹은 수학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경계에 서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수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배우고 있는 개념들이 어떤 역사적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처럼 수학과 멀어진 채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에게는 조금 더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수학을 다시 공부하라고 다그치는 책이 아니라, 수학을 다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수학을 어려워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공식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보다 먼저 수학에 대한 호기심을 되찾는 일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이 공식은 왜 생겼을까?'

  '사람들은 왜 이런 숫자를 만들었을까?'

  '수학자들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을까?'

그런 질문이 생긴다면 수학과의 관계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수학과 나 사이의 평행선

  책을 덮고 나니 예전의 수학이 생각난다. 중학교 2학년 이후 멀어졌던 수학. 대학에 들어가며 다시는 만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수학. 그리고 30대 초반 프로그래밍을 배우면서 아주 오랜만에 다시 만났던 수학. 지금도 우리는 가까운 사이는 아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완전히 등을 돌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여전히 평행선을 걷고 있지만, 그 선 사이의 거리가 아주 조금씩 좁혀지고 있는 것 같다. 사촌 형은 수학에서 세상을 보았다. 나는 오랫동안 수학에서 시험과 정답만 보았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수학은 숫자와 공식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려 했던 인간의 질문과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의 기록이라는 것을. 그래서 『수학의 역사』는 내게 단순한 수학책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멀리했던 수학과 다시 마주 앉아 이야기해 보는 시간이었다.

  수학을 잘하지 못해도 괜찮다. 지금 당장 모든 공식을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다. 어쩌면 다시 시작하는 데 필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라 호기심일 테니까.

  나처럼 늦게나마 수학과 가까워지려 하지만 좀처럼 그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사람에게, 이 책이 그 간격을 조금 줄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 나도 사촌 형처럼 “수학에서 세상이 보인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금의 나는 그 말을 조금은 이해하기 시작했다. 수학은 세상을 계산하는 방법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언어일지도 모른다. 스네자나 로렌스의 『수학의 역사』는 그 언어를 잊고 지냈던 사람에게 다시 한번 수학의 문을 열어주는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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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 다크심리학 -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에게 조종 당하지 않는 법
임철웅 지음 / 트로이목마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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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최근 '다크심리학' 책들이 자주 보였다. 나 역시 거기에서 말하는 '조종 당하는 자'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내용이 많았기에 알려고 했다. 하지만 '다크심리학'이라는 게 원래 있던 것인지 궁금했고, 마케팅 요소를 봤을 때 나 역시도 '조종하는 자'에도 많이 해당한다는 생각에 '다크심리학'에 대한 조금은 의문을 갖게 되는 시기에 이 책을 접하게 됐다.


  책은 '왜 똑똑한 사람도 흔들리는가', '다크심리학이라는 이름이 가리는 것', '판단은 어떻게 우리를 우회되는가', '조종이 공격하는 5가지 지점', '안티 다크심리학 : 판단을 되찾는 4단계 시스템', '실제 상황에서 적용하기', '이미 흔들린 뒤 회복하는 법' 총 7개의 파트와 부록 A, B, C로 구성된다.

  책을 읽으며 '다크 심리학'에 대해 알아보고, 아무리 학력 좋고 똑똑한 이들도 보이스 피싱 등을 당하는 이유에 대해 확인하게 된다. 또, 과거 내가 가스라이팅을 당하거나 거절하지 못했던 일들에 대해 돌아본다. 그때는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도 없었고, 내 탓을 많이 하게 되거나 잘 알지도 못하는 이들은 내 탓으로 몰아가는 일이 많았다. 그때는 해당 상황이 그리 만들었다는 것을 생각하진 못했고 억울하기만 했던 때가 떠올랐다.

  그냥 가만히나 있으면 모를까 꼭 친하지도 않은 이들이 그랬던 것은... 그들 자신들에게는 객관적인 조언으로 조작되어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파트 4까지 조종 당했던 이들의 상황이나 조건을 다시 되돌아보며 앞으로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으로 다듬어 주는지도 모르겠다.

  파트 5부터는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안티 다크심리학'에 대해 알아보고, 실제 상황에 어떻게 적용하며 심리적으로 흔들리며 방황한 뒤 회복하는 방법 등을 다룬다.


  우리는 여전히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다. 그러니 지금처럼 또 '안티 다크심리학'이라는 게 무엇인지 궁금해 책을 읽게 된 것이 아닐까? 누군가를 보호하거나 타인에게 조종 당하지 않는 게 의외로 어려운 일이며 자신의 의지나 생각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은 '다크심리학'을 이용하기보다는 '다크심리학'이라 명명되고 있는 심리학적 문제들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마주할 수 있는 내용을 다루는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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