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신 - 전래된 한국의 미의식
강병우 외 지음 / 히스테리안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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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과 부제에 끌려 읽어보고 싶었다. 히스테리안에서 나온 『숨은신』. 가톨릭 신앙을 가지고 있으나 어린 시절부터 개신교와 불교를 접해왔고, 무속신앙 등에도 그리 낯설지 않은 편이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오컬트에도 관심이 많았고, 전공 또한 문예 창작이었다. 복학해서 고전문학을 전공하신 교수님의 일을 많이 도왔기에 여러모로 내겐 낯설지 않은 분야가 아니었나 싶다. 나와 이 책의 공통점은 어쩌면 ‘호기심’이 아닐까.


  책은 ‘불탄 끝 신’, ‘걷는 모양 신’, ‘아이 밸 신’, ‘나아갈 신’, ‘믿을 신’ 다섯 부분으로 되어 있다. 처음 제목을 보고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느낌이 많았다. 단순히 신비롭거나 오컬트적인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조금 다르게 다가올 수 있는 책이다. 한국의 전통과 미의식, 신앙과 믿음, 그리고 그 안에 남아 있는 여러 흔적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신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생각하게 되었다.

  가톨릭 신앙을 가지고 살아가는 나에게 이 질문은 그리 낯선 것이 아니다. 신앙이 있다고 해서 언제나 확신만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뉴스를 보다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 것을 접하면 신이 정말 있는지, 계시다면 왜 저런 일이 생기는지 생각했던 때도 있었다. 살아가면서 직접 겪는 일들 가운데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그런 질문들은 조금씩 달라졌다.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은 많다. 신이 있다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묻고 싶은 순간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신의 존재를 의심하기 어려운 순간들도 있었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이상하고,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일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때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는 순간들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군대에서 시작한 이 신앙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숨은신』을 읽으면서 내가 가진 신앙과 책에서 이야기하는 ‘신’이 같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인간은 왜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가, 왜 설명할 수 없는 것에 이름을 붙이고 이야기를 만들어왔는가 하는 질문에서는 묘하게 만나는 부분이 있었다.

  어쩌면 신화와 종교, 무속과 문학은 서로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그 밑바닥에는 인간이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면 ‘숨은신’이라는 제목도 조금 다르게 보인다. 숨었다고 해서 사라진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알아보지 못하고 있을 뿐인지도 모른다. 오래된 이야기와 전통 속에 남아 있을 수도 있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어떤 감정이나 설명하기 어려운 순간 속에 있을 수도 있다.


  책을 덮고 나니 처음의 호기심과는 조금 다른 질문이 남았다. 신은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나는 무엇을 믿으며 살아가고 있는가. 아직 그 질문에 완전한 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다만, 지금은 서둘러 답을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살아가면서 조금씩 알아가면 될 테니까.

  어쩌면 믿는다는 것은 모든 답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답을 알 수 없는 순간에도 계속 걸어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면 군대에서 시작한 나의 신앙이 지금까지 이어져온 이유도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숨은신』을 읽고 내가 만난, 가장 뜻밖의 ‘숨은 신’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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