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예술가에게
기돈 크레머 지음, 홍은정.이석호 옮김 / 포노(PHONO)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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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과 친해지려 노력은 하나 항상 책을 읽을 때나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가질 때 뿐인 듯 싶다. 이 책은 예전에 읽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떠올리게 하는 제목이 날 이끌었다. 예술가라면 예술가?라 할 수도 있는 내 삶의 일부분이 있기에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라 불리는 저자의 글을 읽어보고 싶었다. 집안에 음악을 전공하는 조카가 있기에 더 궁금했고, 내가 읽은 후 조카에게도 읽어보라고 추천을 할 수 있는 내용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1부 '젊은 예술가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며 앞에서 언급한 제목의 책 떠올랐다. 가상의 젊은 피아니스트 '아우렐리아'에게 보내는 저자의 조언은 때론 부드럽고, 때론 강하다. 편지를 받는 이에게 예술가로 경계를 해야할 부분들에 대해 전하는데 공감을 하게 되면서도 저자의 예상 답변처럼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었다. 대가가 되기 전 이미 자신이 겪은 내용을 바탕으로 젊은 예술가들이 알았으면 하는 내용들은 담은 듯 하다. 너무 독야청청도 좋지 않지만 너무 주류?에 휩쓸리는 것 또한 예술가의 독창성에 영향을 주기에 분명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2부 '악몽 교향곡'은 흥미로운 소설이다. '무능력자 연합 오케스트라'라니...악기를 다루지 못하는 내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인지도 모르겠다. 실험 정신의 투철함은 기존의 틀에 너무 박혀 있는 클래식계를 비꼬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읽으면서 왜 이런 글을 쓸까? 했으나 마지막 꿈에서 깨어남을 보며 이런 방식으로 경계를 하고 조언을 하는 저자의 능력을 보게 된다.
  3부 '연주자의 십계명'은 성경의 '십계명'처럼 자신의 저자의 연주자로서의 신념을 잘 보여주는 내용이다. 1부의 편지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수도 있겠다. 연주를 하지 않는 내게도 그 내용은 참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진정한 연주자로 참고를 하면 좋은 내용들을 담고 있다. 쓴소리지만 약이 되는 글이라 생각한다.
  4부 '루트비히를 찾아서'는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이자. 반 이상을 차지하는 부분이다. '1.프렐류드'의 마지막 부분 즈음에서야 왜 4부 타이틀이 '루트비히'를 찾아서인지를 알다니...정말 무지했다. 첫 문장을 보며 베토벤의 유명한 메모임은 알았는데...글은 음악용어와 내겐 낯선 바이올리니스트와 지휘자들의 이름이 난무하지만 긴장시키고, 풀고, 다양한 변주를 하는 연주자의 연주처럼 다가오던 문장이었다.
  저자의 연주를 이번 책을 읽으며 처음 들어봤다(사실 누군지도 잘 몰랐다). 4부가 베토벤에 대한 부분이라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었는데(Beethoven: 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5 In F, Op.24-"Spring" - 1. Allegro) 제목은 기억하지 못하나 익숙한 멜로디(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는 클래식 음악에 참 긍정적임을 다시금 느낀다.)와 글처럼 자신의 신념과 고집이 느껴지는 연주를 만나게 된다.
  예술가로 너무 독선적인 것도 좋지 않지만 너무 유명세를 즐기는 모습 또한 그리 좋게 보여지진 않는다. 이 부분은 내 편견인지도 모르겠으나 클래식도 결국은 대중이 즐기는 부분이라 무시하긴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책에서 만나는 저자의 조언처럼 연주자 본연의 모습을 잊고 세상에 휩쓸려 다니지 말며 자신만의 음악을 추구하는 모습이 끌린다. 내 나름의 심연에서 꿈틀거리는 예술가적 기질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연주 뿐 아니라 글에도 정말 능력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었다. 흥미롭게 읽으며 대가의 사상을 접한다. 취할 것은 취하지만 그래도 예술가 정신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되는 책이었다 전하며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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