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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지키는 법 - 천재 뇌신경과학자가 알려주는
조나 레러 지음, 박내선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오랜시간 사랑이라는 주제는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추상적이지만 삶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사랑. 과연 사랑은 무엇일까? 저자의 글과 역자의 글을 읽으며(제목 옆 부수적인 '천재 뇌신경과학자가 알려주는' 글도 상당부분 영향을 줬다) 사랑에 대해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책이라 예상했다. 특히, 저자의 글을 읽으며 저자에게 다가온 화려했던 시간과 추락하며 상처입은 시간들이 책에 녹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그런 부분보다 왜 저자가 택한 주제에 대해 다가가게 된다.
책은 프롤로그 '습관화'에서 시작해 다섯 가지의 주제를 지나 에필로그 '사랑에는 한계가 없다'로 마무리 된다. 프롤로그부터 책은 이성적으로 담담하게 쓰여졌다 생각했다. 얼마 전 접한 김선우 시인의 책과 다르게 참 이성적으로 다가오는 무미건조하고 직시해야 하는 '사랑'. 하지만 1장을 읽으며 아무리 이성적이고 연구를 바탕한 글이라 해도 무미건조한 사랑이 아니고, 그동안 저자의 고민이 무엇이었고, 이 책이 그녀에게 어떤 위로가 되었을지도 느껴지기 시작했다.
'애착, 사랑에 관하여'를 읽으며 왜 사람이 '인간(人間)'이라 불리는지를 생각을 하게 된다. 관계를 맺어가며 살아가는 힘을 떠올린다. 현재 나 자신도 지금의 시기를 견디어 내는 것이 어려움과 절망을 공유할 대상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한다. 그들이 없었다면 더 어려운 시간이 되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본다. 나를 필요로 한 곳이 결국 내가 필요했기에 있게 됐음도 다시금 생각하게 되며 그 애착을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된다.
'사랑에는 어쩔 수 없는 희생이 따른다'에서는 사랑에서의 희생은 감수를 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한다. 부모가 아이에 희생을 하는 것처럼 아이도 희생을 하게 된다는 것은 책을 읽으며 생각하게 된다. 왜 이 부분에서 종종 드라마나 일상에게 만나게 되는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가 떠오르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자녀들도 사랑으로 부모에게 희생하는 부분 또한 분명히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마지막 부분에 있는 시인 랜들 재럴의 글은 이 부분을 이해하는 데 적절한 글이라 생각해 인용한다. "사랑은 우리 삶의 모순을 사라지게 할 수 없다. 그러나 모순 하나를 더함으로써 우리가 그 모든 걸 받아들이게 한다."(p.125)
'결혼에 대하여'부분은 이질적이면서도 익숙한 내용을 볼 수 있다. 미혼이지만 예를 드는 내용들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고, 익숙한 문학 작품이 나오기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이어지는 '이혼에 대하여'도 결혼처럼 덤덤하게 다가온다. 과거 내가 어린 시절보다 흔하게 주변하게 볼 수 있는 일이기에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결혼에 대한 내용은 처음에 나오는 다윈의 메모를 떠올리며 넘어가겠다.
'기억이 사랑을 지속시킨다', 기억은 어떻게 사랑을 지속시키는지 보여준다. 사랑 외에도 삶도 기억, 아니 추억이라 할 수 있겠다. 그 힘으로 삶의 원동력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음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뒷부분에 나오는 '사랑의 반대말'은 사랑의 긍정적인 부분만 보이는 이들이 읽어보면 좋은 부분이지 않나 싶다.
'그리하여 사랑은 지속된다' 이 부분은 의미로 가득한 부분이었다. 빅터 프랭클 박사가 아내 엘리에게 헌정한 책 마지막 페이지에 써 있는 글씨는 임팩트 있게 다가온다. 그리고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시작한 이유에 대해서도 만나볼 수 있다.
책을 읽으며 이 책도 김선우 시인과의 만남처럼 '기승전 사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보다 과학적으로 만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은 각박해지고 많은 것을 포기하거나 걱정하는 시대지만 결국 그 안에서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에 사랑이 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책이라 생각한다.
너무 감성적인 사랑 도취 되어 혼란스러운 이들이나 사랑이 아닌 다른 이유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이들이 읽어도 좋을 책이라 전하며 글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