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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역사가 바뀌다 - 세계사에 새겨진 인류의 결정적 변곡점
주경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제목만 본다면 현재를 떠올리게 하기에 끌린 제목이었다. 하지만 책은 내 바람과 거리감이 있었다. 건명원 강의이기에 참여하지 못한 1인으로 궁금한 내용이었고,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말하는 듯한 제목이 더 시선을 끌었다.
최진석 교수의 『탁월한 사유의 시선』이 떠오른 것은 책의 디자인이 대조적인 컬러를 띠고 있었기 때문일까? 건명원 강의에 집중이 됐던 것일까? 지난 책에 이은 괜찮은 인문학 책이겠다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자세히 보면 책 표지에 4개의 숫자가 보인데 '1492, 1820, 1914, 1945' 세 번째 시기를 제외하면 왜 저자가 책에서 이 시기를 선택했는지 대략은 짐작이 가긴 했다. 그 짐작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책을 읽으며 긍정도 했으나 '너무 확신했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갈수록 가깝게 느껴지는 상황이 참 안타까운 때이다. 지나간 이야기지만 오래된 미래를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 띠지에서 보이는 '논리와 모순의 역사 속에서 인류의 진실을 파헤치다'라는 문구. 어느 정도 내가 가진 궁금증 유형과 비슷해 책을 읽은 후 미미하게라도 성장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읽기 시작했다.
책은 총5강으로 구성된다, 그중 4강은 연대별로 구성이 되기에 지난 1월 읽은 책을 다시 떠올리는 것은 당연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1강에서 저자가 전하는 크리스토퍼 콜롬버스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을 하며 다른 책과의 연계는 관심 밖의 이야기가 된 것 같았다. 콜롬버스에 대해 내가 알고 있던 것은 무엇이었나? 싶을 정도로 낯선 콜롬버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며 잘 짜여진 허구에 길들여 졌음을 인정하게 됐다. 참 이상하고도 독특한 인물이지만 그 나름의 신념이 역사에 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는 생각도 했다.
1강이 서구에 시선을 맞췄다면 2강에서는 동서양이 만나는 접점, 그리고 왜 운명이 갈리는지에 대해 만나게 된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을 어릴 때부터 들어와 익숙한데 유럽이 분열을 통해 성장하고, '중국의 통합'은 그와 다른 행보를 만들었다니 왜 그랬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왜 1820년을 2강에서 선정했는지는 앞서 말한 책을 통해 짐작할 수 있었다. 산업혁명. 그 접점에서 동서양의 운명이 어떻게 갈렸는지를 알 수 있다.
'대분기'라는 용어와 역사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시기 그 변화가 현재까지 이어 왔다는 점에 대해 이견은 없다. 이 갈림길 이후 다시 동서양의 운명이 갈라지게 될 시기가 언제인지를 알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며 계속 읽어 갔다.
책을 읽기 전 이 시기는 무엇인가? 궁금했던 3강에서는 환경 문제에 다루나 싶었다. '인간이 자연을 통제하다'는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어떻게 인간은 자연을 통제 했는가 보다, 파괴 했는가를 떠올리게 하는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멸종'의 시작인 모리셔스 제도의 도도새부터, 개체수가 많았음에도 멸종된 나그네비둘기까지 '통제' 보다 '파괴'와 관련된 내용을 마주하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는 '생태 제국주의'도 기억에 남는다. 구대륙에서 신대륙으로 넘어간 식물의 엄청난 번식력에 숨은 이유, 문명화는 왜 자연을 파괴 했는가에 대해 생각을 해봐야 겠다. 세계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한 시기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인간의 자연 통제' 득도 있지만 앞으로의 시간에 대해 실이 더 많은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4강 '세계는 평화를 향해 가고 있는가'에서는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친 두 번의 군사혁명으로 시작된다. 고대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의 1차 군사혁명을 제국 질서를 낳았고, 근대 유럽의 2차 군사혁명은 제국주의로 귀결된다고... 1945라는 숫자는 세계대전이 끝난 해이기에 대략 느낌은 왔다. 그러나 책에서는 다시 묻는가 '평화를 향개 가고 있는가'라며 분명 과거에 비해 전쟁의 횟수가 줄어들고, 피해도 적어졌으나 그 때와는 다른 시선으로 전쟁을 대하는 부분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
국가가 생기며 문명화 되어 폭력성이 통제가 되긴 했으나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는 야만화 속 '섬멸'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 하겠다. 미디어가 발달하며 많은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점 이면에는 '객관화'라는 이름으로 직접 관련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차갑게 대하게 된 것도 그런 부분 중 하나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웃사촌과 살던 어린 시절과 이웃을 불신하게 되는 지금의 모습을 떠올리니 더 그런 생각이 드는 게 아닌가 싶다.
5강은 제목처럼 문답식으로 구성되며 책은 희망적인 미래를 기대하며 끝을 맺는다.
역사와 세계사를 학창시절 좋아했기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부족한 공부 때문에 여전히 모르는 부분이 많다. 암기 위주의 역사에서 이해의 역사로 변해가고 있지만, 여전히 암기쪽이 더 우세하다. 책을 읽으며 암기 하는 역사를 이해하며 보다 넓은 여백을 만들며 사고를 넓히고 싶었다.
앞서 말한 '역사는 반복된다'를 떠올리며 세계사에 새겨진 결정적 변곡점을 만났다. 앞으로 살아가는데 이 책에서 만난 변곡점과 견해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비록 여전히 모르는 게 더 많지만, 현재 역사의 변곡점을 살아가는 시기에 괜찮은 책들을 만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역사에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도 세계사의 흐름을 이해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라 전하며 글을 마무리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