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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고양이들
짐 튜스 지음, 엘렌 심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8월
평점 :
내가 어린 시절부터 보아온 고양이는 두 마리가 있다. 한 마리는 내가 어린 시절 함께했던 우리집 고양이 톰, 다른 하나는 현재 누나네 고양이 나옹이다.
톰은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기르던 녀석이고 죽은지 25년도 넘겼지만 새끼 때부터 키운 우리 집의 유일한 고양이 식구였기에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을 한다(내가 기억이 있던 시절 기르던 강아지와 개들도 다 기억을 한다). 그때는 집에 키우지 않고 단층집에 키웠기에 자유롭게 집과 밖으로 나돌았던 기억이 든다. 요즘처럼 집 안에서만 기르던 때와 다르게 주인은 있지만 자유롭게 집 안팎을 드나들며 생활하던 시절이랄까? 녀석의 장난끼 때문에 현관 밖에 있던 화장실에 밤에 가다 놀랐던 기억도 생생하다. 지금 누나네 나옹이 보다는 그래도 온순하게 우리를 잘 따랐던 것 같다. 목욕을 시킬 때 외에는 발톱을 세운 기억이 별로 없으니...
고양이에 대한 내 추억은 대충 이렇다. 누나네 고양이 나옹이야 종종 볼 정도이며 꽤 크지만 함께 살지 않기에 특별한 기억은 없다. 새끼 때부터 엄청 발톱을 세웠기에 장난 치는게 조심스러울 정도랄까?
『뉴욕의 고양이들』을 읽어보게 된 이유는 저자는 어떻게 고양이들을 인터뷰 했을까? 하는 궁금증이었다. 완전하게 고양이들의 속마음을 알 수 있진 않겠으나 책 속 고양이들의 사진 속 표정과 글은 묘하게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사진이 취미라 길을 가다 종종 길 고양이를 찍기도 한다. 귀여운 녀석이거나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들...녀석들에게 아무런 대가도 주지 않으며 찍었기에 미안하기도 하지만...그 순간을 오래 기억할 수 있다.
다양한 고양이들을 저자는 만나고 사진으로 담았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인터뷰했다. 그 아이들의 생각이 아니라 해도 담긴 모습만으로도 흥미로운 작업이다. 가끔은 정말 표정과 옆에 쓰여진 글들이 정말 이런 뜻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옛날 키우던 톰의 모습을 떠올리지 못하는 지금 그때 사진을 찍어 남겼다면 톰은 어떤 표정으로 날 바라봤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휴대전화의 카메라 기술이 발달하며 언제 어디서고 함께 하는 반려묘, 반려견, 길거리의 고양이와 개들을 찍을 수 있게 됐다. 종종 올라오는 사진만으로도 관심이 가는데 이 책에는 많은 고양이들이 각자 다른 모습으로 담겨 있다. 글은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나 지금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여러 고양이의 모습을 남기며 그 아이들을 기억할 수 있게 만든다.
고양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반려묘 집사들에게 끌리는 책이 아닌가 생각한다. 가끔은 우리에게 말을 거는 녀석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보면 좋겠다(조만간 나도 누나네 고양이 나옹이와 만나러 가볼 생각이다). 그리고 저자처럼 그 아이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며 인터뷰를 해보길 바라며 리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