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야...군대시절 진중문고로 있던 한비야씨의 바람의 딸 시리즈를 얼핏 본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에는 기행과 관련된 글들에는 관심이 없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무협소설이나 판타지 소설을 읽기 급급했기에 크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전역 후 복학을 해서도 기행문의 장르는 별로 내 호기심을 끌지 못해 잘 알지도 못하는 작가에 대한 편견만 쌓여갔다. 한비야=여행작가, 그러니 또 여행담이겠군... 이번 산문집도 처음에는 그런 줄 알았다. 황금어장에 나오셨을 때도 나는 못봤기 때문에 이분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곤 거의 전무했다. 이 책을 보지 않았다면 작가의 프로필도 보지 못했을거다. 구호팀장...낯설은 직업명에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이 책을 미니홈피에 추천도서로 올려놓으신 잘 아는 신부님의 글에 군말 없이 읽게 되었다. 읽으며 그동안 내가 저자에 대한 편견과 오해로 이 책 또한 그럴 것이다. 하며 의례짐작한 일들을 죄송스럽게 생각하게 되었고, 이분이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었고, 같은 종교를 믿는 내게도 신앙생활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은 정말 작가 자신이 몸과 마음으로 쓴 책이다. 그동안의 생활 속에서 구호 현장 속에서 겪은 일들을 담아내 그때의 심정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종교활동을 하면서 어이 없게 스트레스를 받는 내게 참 이 책은 내 좁은 마음의 구멍을 크게 넓히게 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깨끗한 물 때문에, 먹을 것 때문에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지냈던 내게 그들의 소식도 전해준다. 그동안 돈 잘 버는 직업으로 살아갈 수 있었을텐데 저자는 돈 보다 더 큰 뜻을 가슴에 품고 몸과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돈,돈,돈이 모든 것을 대체할 것 같은 현재의 모습 속에서도 작가와 같은 분들이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세계는 우리의 무관심 속에서도 역사를 이루어 나가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며 한비야 작가님에게 나도 응원의 기도를 보내본다! 비야 누나 힘내세요! -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