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예술가에게 - 성공한 예술가들이 보내는 23통의 편지
아트온페이퍼 편집부 엮음, 정아롱 옮김 / 아트북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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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창 시를 쓰는데 빠져 있을 때 내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시창작과 관련된 책들과 시인들의 산문들을 많이 읽었던 기억이 있다. 특히 내가 제일 좋아하는 외국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는 정말 내게 시인이 보내주는 편지라 생각하며 읽었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우연하게 발견한 이 책은 제목부터 릴케의 편지를 생각나게 했고 이 책의 영감이 그 책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에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트온페이퍼』라는 잡지사에서 2005년 여름 특집으로 진행했던 '젊은 예술가에게 보내는 편지'들로 이루어진 이 책은 현대 예술가에 대해서 거의 알지 못하는 내게 그나마 비틀즈의 '존 레논'의 부인이었다던 '오노 요코'의 이름 외에는 모두 생소한 이름이라...그동안 예술 교양서적을 너무 고대에서 근대까지의 작품들에 치중해서 읽은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안타까움은 안타까움일 뿐, 이 책을 읽는 주 목적은 예술가들의 선험적인 이야기였기에 그다지 크게 문제 되지는 않았다.   

 이 책을 처음 받아봤을 때의 느낌이라면 예전에 가벼운 주머니 사정에 종종 사봤던 작은 범우문고판 서적들이 떠오를 정도의 가볍고 아담함 그리고 겉표지의 디자인은 타이포그라피로 처리된 것이 참 인상적이었다. 물론 내게 영어는 문자의 기능보다는 이미지로서의 기능이 더 크기에 더욱 그랬던 것인지도 모른다.

 책을 펼치면 이 책에 실린 답장의 예술가들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다. 하지만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내가 아는 이름은 '오노 요코' 밖에 없다.ㅋ

 책을 읽으며 예술가들이 가상의 젊은 예술가의 편지에 대한 답들은 과거 내가 시인들과의 만남에서 나 자신이 벽을 느끼며 답답해 하던 질문과 비슷한 뉘앙스들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조언도 조언이지만 가장 큰 적은 역시 나 자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아무리 좋은 조언들과 경험담을 듣는다 해도 내 마음에서 변화가 일어 내가 변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조언은 조언으로 끝날 뿐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예술가들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생각하고 그대로 끝난다면 결국 답장을 해준 예술가들에게는 소모적인 글쓰기 였다는 것을 알게 할 뿐이다.

 이 책의 답장들은 정말 예술가들이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알아낸 것들이다. 그렇기에 예술가를 꿈꾸는 사람들...아니, 더 나아가 창조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책 같다. 물론, 한 번으로 이 책의 조언들을 모두 실천하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이 책은 휴대성을 높여 항상 독자의 옆에서 자극을 주며 진정으로 이 책의 젊은 예술가 타인이 아닌 나 자신임을 알아가게 하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휴대가 간편한 책에 자신들의 진심을 담아준 예술가들의 열정에 감동하며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앞에 막혀 있던 벽을 허물고 더 큰 예술가로 나아가는 디딤돌을 만들어갈 아직 깨어나지 않은 예술가들을 기대하며 나 자신도 이들의 조언을 본 받아 그동안의 게을렀던 창작 열의를 다시금 불태워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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