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빙하기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양억관 옮김 / 좋은생각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홍보문구의 자료를 보고 무턱대고 손에 넣은 이 책은 오랜만에 읽어보는 일본 작가의 소설이었다.
자신의 태생이 남들과 다름을 알고 자신이 크로마뇽인의 후예라고 생각하던 주인공 '와타루'의 간빙기 속의 따뜻한 성장 소설이랄까?
주인공은 혼혈이라는 이유로, 어머니가 결혼도 하지 않고 자신을 낳아 혼자 기르고 있다는 이유로
자신이 태어나 자라는 마을에서 어머니와 함께 존재감을 무시 당하며 살아간다. 그런 일들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어린 시절 유치원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운동장을 뛰어 다니던 '소방차'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지만
남들과 다를 뿐 무슨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밝히고 자신을 믿어주는 어머니가 주인공을 이끌어주고
우연히 신문에서 본 시베리아 아이스맨의 기사를 보며 자신이 그 아이스맨 크로마뇽인의 아들이라고 생각하며
언제 다시올지 모를 빙하기를 준비하며 자신만의 석기와 사냥 기술을 스스로 연마하다 운명적인 '사치'라는 여자 친구를 만나고
자신의 몸 속에 끌어오르는 육상 선수의 기질도 잘 활용하며 남들과 다르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며 자라게 되는 이야기...

이 책을 읽으며 처음에는 재난 영화 '투모로우'의 빙하기가 떠오르기도 했다.
정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스스로 정화를 목적으로 빙하기를 가져오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면서...
그러나 이 소설의 무게감을 가지는 부분은 그러한 것이 아니라 한 소년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며 겪는 일들을
여러가지 사건들과 주인공의 성장 속에 보여주기에 부분부분 웃을 수 있었다.
그리고 주인공 '와타루'가 중학교에서 육상부를 할 때 담당 선생인 '기지마'가 와타루에게 해주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아무리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해도 나란 존재는 단 한 사람, 내가 유일한 것이라는 그 이야기는
요즘 같은 시대 남들과 비교 하기를 좋아하고 누가 어느 대학에 갔더라, 누가 어느 회사에 취직했더라...하는 쓸데 없는 비교를
한 번에 아무 쓸모 없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다.
모두가 똑같은 직업을 가지고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보다 더 불행한 일은 없을 것이기에
주인공 '와타루'의 정체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기지마'선생이 정말 기억에 남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정말 오랜만에 두껍지만 재미있게 읽히는 소설을 읽었고, 나 또한 조금은 성장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해준 이 소설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과연 모두가 똑같아야 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생각을 하면서...-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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