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가 바보들에게 두 번째 이야기 김수환 추기경 잠언집 2
김수환 지음, 장혜민(알퐁소) / 산호와진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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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의 두 번째 잠언집이 나왔다.
 원작보다 나은 속편이 없다는 영화계의 비유를 대입하긴 뭐하지만 이 책은 첫 번째 이야기에 비해 임펙트는 약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처음의 책에는 주로 운문 스타일의 말 그대로 팍팍 꽂히는 잠언들이었다면 이번 책의 이야기들은 정말 이야기 자체로의 산문 위주의 편집이라 내가 전작에 비해 느끼는 기대감 때문에 실망감이 큰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추기경님의 생활 속의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 예전 어떤 미사 시간에 신부님의 강론 중에서 접했던 '누군가의 밥'이 되는 것이 진정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들에게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추기경께서도 강조하고 계신다. 물론, 누가 다른 사람의 밥이 되고 싶겠는가...우선 나만 생각하더라도 누군가 날 밥으로 생각하고 무시하거나 이용한다면 기분이 참 나쁠 것인데...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듯이 예수님께서는 세상 사람들의 밥이 되시어 자신의 몸을 나누어 우리 죄를 사하시려 십자가 위에 매달리셨다는 것을 생각할때면 잘못을 알면서도 행하고 있는 내가 원망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그때 뿐이지 그런 마음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실천하며 사는 것이 힘들기에 남들과 같이 그냥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이다.
 
 성경 속의 예화들 그리고 성경을 통해 묵상하며 탄생되는 또 다른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는 자신들의 삶을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그 돌아봄 속에서 반성하는 시간보다 또다시 마주하는 일상 속에서의 불만과 스트레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생기는 관계의 불화, 경제적인 어려움 등 여러가지 생각하기 바쁜 것들에 치여서 또 다시 어느 순간 죄를 저지르고 있는 나를 보게 되고 그 모습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 보다는 살기 위해 아둥바둥 상처 받지 않으려 상처를 주고 살아가는 일들을 생각하면 반성하기 보다 어느새 과연 잘한 일이라 생각하게 되는 생활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나를 본다.

 책이라는 것이 사람으로 하여금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지만 그 생각만큼 변하기 보다는 변하는 사회에 맞춰 나가기 바쁜 내가 안스럽고, 남의 잘못은 잘 보면서 내 잘못은 잘 느끼지 못하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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