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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가 바보들에게 - 우리시대의 성자 김수환 추기경, 우리 영혼에 깊은 울림을 주는 잠언들 ㅣ 김수환 추기경 잠언집 1
알퐁소(장혜민) 옮김, 김수환 글 / 산호와진주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2009년 2월 16일.
한국 가톨릭의 큰 어른이셨던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선종하셨다는 소식을 인터넷을 하다 우연히 속보를 통해 들었다. 여기저기서 내게 전화를 걸어오는 지인들의 전화를 받으며...지인들이 바라보는 내 모습의 한 면이...바로 독실한 가톨릭 신자 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계기였던 것 같다.
2004년 10월 냉담을 풀고 성당을 부모님 허락까지 받고 다시 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2005년 본당의 50주년 행사로 본당에 방문하셨던 김수환 추기경님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었고, 미사중 들었던 추기경님의 목소리는 기억이 가물거렸다. 그러나 그분에 대한 존경심은 가슴에서 숨쉬며 부풀어 올라, 내 발길을 명동으로 이끌었다. 추운 날씨에 길게 줄을 서 있는 사람들에게 놀랐으면서도 조문보다는 추모미사를 선택했고, 미사를 드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3개월의 시간이 흐른 후 추기경님의 잠언집을 읽으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특히 며칠 전 서거하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생각을 하며 잠언집 앞부분에 실려있던 글이 눈에 들어왔다. 안토니 블룸의 『기도의 체험』에 나온 아버지와의 대화가 왜 지금의 상황에 있어 크게 다가오는지...
"네가 죽었다고 치더라도 그것은 그리 걱정할 큰 문제가 아니다. 나는 혹시 네가 너의 결백을 잃지 않았는지 걱정한 것이다."p.28
가톨릭에서 세례를 받은지 이제 8년이 되어가는 내게 추기경님의 글 「그들은 나를 너무나 모릅니다」(p.97)에 나와 있는 것처럼 알고 있으나 행하지 못하는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기에 너무 부끄러울 따름이다. 머리로는 알아도 실천하기에는 무력한 존재라는 것...
그렇게 인자하시고 존경스러운 추기경님께서도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 데 칠십년 걸렸다."(p.51) 고 하시는데...나의그 깨달음은 언제 몸 전체로 스밀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우리 곁에 계셨지만 그분의 일상적인 모습에 나는 그분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 같다. 추기경님의 잠언집을 읽으며 다시금 가톨릭신자로서 되돌아볼 계기를 주신 선종하신 추기경님께 감사를 드리며 이 책을 다른 이들에게도 보여주고 싶다.-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