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와 폭탄은 하나다.

바람난 철학사
혼다 토오루 지음, 전새롬 옮김 / 애플북스 / 2009년 3월

 
제목부터가 독특한 바람난 철학사

책의 저자는 '철학자=폭탄'이라는 저자만의 독특한 발상법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고 철학자와 오타쿠가 동일시 되는 책의 내용을 보다보면 황당하기까지 하지만 저자만의 유머러스한 글 전개와 저자 자신이 오타쿠라고 말하는 점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불교의 시조인 석가모니, 그리스 철학의 대가 플라톤, 그리고 기독교의 예수 그리스도...누구나 다 아는 이 셋을 그중 최고의 폭탄철학자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사상은 인기를 추구하는 킹카의 삶을 멀리하는 폭탄으로서의 삶이 그들의 철학의 기본 토대가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그들은 자신의 인기가 주된 목적이 아닌 해탈과 이데아 사상과 하느님의 나라가 그들 존재로 증명이 되었지 않은가.

그들 뒤로도 여러 칸트와 헤겔, 키에르케고르, 니체 등의 유수의 철학대가들을 이야기하며 여전히 '유명철학자=폭탄'이라는 등식의 설명들로 그들이 어떠한 논조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 폭탄들이 기득층으로 바뀌어 '킹카=기득권층'가 되었을 때 또 다른 '폭탄=철학자'들이 나와 끊임없이 기득권층에 반하는 사상으로 철학을 발전시켜 나갔다고 말한다(모든 사상은 현재의 사상에 대한 의문과 대립에서 탄생하는 것이니 고이지 않고 계속 흐르는 물이니 철학의 발전은 의문과 대립이 아닐까?). 

그렇게 저자는 철학과 일본의 애니메이션 등의 오타쿠 문화를 적절히 인용하며 철학과 오타쿠 문화를 적절하고 재미있게 섞어 놓아 독자들로 하여금 지루한 철학책을 읽는 느낌이 들지 않게 해준다(솔직하게 철학책은 읽다보면 졸린 책들이 많으나 이 책은 중간중간에 거론되는 만화와 애니메이션, 영화 등을 생각하며 현대에서의 철학을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다). 물론 책이 어수선 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이 책의 많은 각주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철학을 이렇게 가볍게 흔들어 버릴 수 있는 능력이 대단하게 보여진다. 

일본 애니메이션 마니아들과 자신이 오타쿠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취미가 자신을 '철학자=폭탄'로 성장하는 사람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고, 철학에 관심이 있으나 너무 딱딱하고 지루한 철학에 거리감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가볍게 철학을 만날 수 있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