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카메라는 39.5℃ - 패션 사진가 박경일의 라이프 포트폴리오
박경일 글.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내가 만약 외국계 은행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면??
3년간 직장을 다니다 1년째 쉬고 있는 내게 그런 생활이라면 당연히 감사할 따름이다.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한다면?
내 입장에서 보자면 그런 위험한 일에는 도전하지 않을 것이다.

책의 저자는 나와 같이 취미로 사진을 접했지만 현재는 그 취미가 직업이 되어버렸고 현재 한국 패션사진작가로 유명해진 사람이라고 한다. 그의 전직은 은행원이었고 32살의 나이로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사진에 끌려 뉴욕으로 사진 공부를 위해 유학을 떠나게 된 사람이다. 내 생각으로 현재 취미로 하고 있는 사진을 그토록 적극적으로 파고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주위 사람들에 비해서는 많이 공부를 한다고 하는 편이다. 그러나 저자의 이야기들을 보면 과연 내게 열정이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들곤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저자는 취미 이상으로 사진을 생각했고 사진으로 직업을 가지려는 마음이 강했던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의 신념을 실천으로 이끌어내는 용기도 대단한 것 같다. 나 같은 경우 전공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며 학창시절 열심히 공부했지만 현실의 벽을 만나서 그 전공을 취미처럼 대하고 있기에 저자의 용기는 참으로 본 받고 싶은 것 같다.

책은 저자가 사진을 접하게 된 계기로 시작해서 뉴욕에서의 유학생활 저자가 패션사진작가가 되기 위한 준비과정과 한국에 돌아와서 열악한 현실과 환경 속에서 지금의 저자로 있기까지의 내용들이 이야기 되고 있다. 책을 보면서 그의 열정을 볼 수 있었고 그리고 책 속에서 이질적인 문화적 차이들에 대해서도 엿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진, 그 매력적인 찰나의 미학에 많은 사람들이 빠져들고 있다. 어디선가 들은 말에는 남자가 세 가지에 빠지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이 있다고 들었다. '차','여자' 그리고 '사진'이다. 여전히 사진은 고급 취미에 속한다. 하지만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과 DSLR의 보급화로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디지털 카메라 없는 사람이 없고, 인사동이나 선유도 같은 곳에서는 DSLR도 너무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러한 모습들이 있으면서 좋지 않은 일들도 생기기 마련이다. 좋은 카메라와 렌즈를 이용하여 지나가는 여성들의 다리를 몰래 찍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또다른 눈이자 시간을 기록하는 사진이 오용되는 일들은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은 사진에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시금 자신의 열정을 되돌아보게 해줄 수 있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사진, 나는 무엇을 찍고 무엇을 위해 찍는가?' 라는 질문을 저자에게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내게 있어 사진이란 이미지를 정리해주고 나를 정리해주는 것과 제3의 눈이자 기억장치라고 말해본다. 사진에 대해 내 열정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준 이 책에 감사를 표한다.-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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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경일의 패션사진
    from 티스토리 대표 패션 블로그 : 사춘기 소년의 실패한 코디 이야기 2008-05-21 10:07 
    이미지에서 시선은 권력을 의미합니다. 누가 누구를 보느냐에 따라 권력이 이양되는 것이죠. 이상은 제가 처음 접한 박경일씨의 작품인데요. (출처 : www.nazine.com) 소녀는 금속성의 무언가를 뜯어 먹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등 뒤의 그림자는 그녀의 야수성을 더욱 부각 시키고 있지요. 그녀는 나를 봅니다. 그리고 나는 그녀를 욕망하지만, 동시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마치, 거미 수컷처럼요. 이것은 반대로 내가 그녀를 보는 사진입니다. 헝클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