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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가난 속에서 단정하게 - 자발적 반지하 삶에서 발견한 돈과 노후의 재설계
최광희 지음 / 자크드앙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금 반지하라 얘기하는 주거에서 살아본 적은 없다. 하지만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짓기 전 우리 집은 반지하라 불릴 정도의 낮은 정도에서 마당이 아니라면 딱히 볕을 볼 창문은 없었던 것 같다. 슬레이트 지붕으로 둘러진 집. 마당을 공유하며 세입자들과 함께 실외 공용 화장실을 사용하던 시절을 겪으며 커왔으니... 그 기억 때문에 지층이라 부르는 우리 집 1층은 반지하라 불리기 애매한 포지션이라 확신하게 된다.
사실 이 책 외에 저자를 잘 알지 못했다. 마니아층이 있는 저자지만 그것보다는 풍족하지 않은 삶에서의 '돈과 노후의 재설계'에 시선이 갔다. 꽤 오랜 시간 여러 일을 전전긍긍하며 아등바등 살려고 노력했던 시간들이 떠올랐고, 이제는 새로운 사업이 자리에 잡는 것도 중요하고, 저자보다는 어리지만 노후가 막막한 4050세대이기 때문이다.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된다. 집, 돈, 일, 불안, 늙음, 폭력, 불평등에 대한 글들이다. 1장을 읽으며 저자가 살고 있는 집이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다가구 주택과는 다른 모습의 집 형태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리적으로 본다면 지은지 36년이 지난 우리 집처럼 저자가 살고 있는 마음의 고향도 연와조의 집일 것이라 생각된다. 다만, 다가구이지만 세대 분리를 해서 호수가 나눠진 집일 것이라는 공인중개사의 지식이 끼어든다.
어린 시절부터 이 집 이전의 다가구부터 새로 지은 후의 집까지 다가구 주택이 익숙한 내게 아파트의 편리함이 오히려 낯설다는 것도 떠올리게 한다. '무기력에서 벗어나면 궁핍은 불편일 뿐'이라는 말에 공감이 갔다. 오히려 풍족하기에 무기력 해지는 이들도 주의해서 흔히 볼 수 있기에 나는 불편을 감안하는 게 아닐까도 생각해 본다.
2장을 읽으면 왜 내가 돈을 모으지 못하면서도 그럭저럭 살아가는 이유를 깨닫게도 된다. 저자와는 다른 의미지만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니 나름의 생활 방식에 적응이 된 것은 아닌가도 생각하게 된다. 물론, 저자와는 전혀 다른 방식과 생활의 패턴이지만 축적과 거리를 두니 돈에 대한 욕심은 내가 먹고 살 정도면 된다는 과욕과 거리를 두게 된 것은 아닌가도 생각을 해본다. 저자의 돈에 대한 글은 나와 코드가 맞는 내용이라는 것과 그동안 왜 아등바등 살아왔나도 돌아보게 한다.
3장을 읽으며 아등바등 사는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열심히 살았음에도 잘 풀리지 않았던 일들... 차라리 열심히 살지 않았더라면 덜 억울하진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지금 준비하는 일에 대한 자세가 조금 달라진 이유도 그 때문인지 모르겠다. 뭐 그렇다고 열심히 안 할 성격은 아니지만 조바심은 내지 않도록 마음을 계속 다잡고 조급해지지 않게 하려 노력 중이다.
이어지는 4장에서 7장까지의 글들도 내 현실 때문인지 코드가 잘 맞았다.
처음에는 제목이 흥미로워 책을 읽게 됐는데 저자의 글 역시 어렵지 않게 잘 읽히는 매력으로 독서의 몰입도를 높였다. 책을 읽는 동안 만나본 적 없으나 유튜브를 통해 찾아보고 그의 방송들을 찾아보고 싶어졌다. 또, 실제로 만나 함께 술을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호감이 생기게 하는 책이었다.
나 역시 가난 속에서 평화를 찾아가는 삶을 이어가는 중에 만나게 된 책이라 더 끌렸고, 읽을수록 왜 저자의 팬덤층이 두텁다는 이유를 알 수 있었던 책이라 전하며 최광희 평론가를 좋아하는 이들은 물론, 풍요롭지 않다는 비관 속에 살아가는 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