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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싫을 때 읽는 책 - 마감과 고갈 사이에서 건진 스물네 개의 문장들
금정연 지음 / 북트리거 / 2026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쩌다 보니 나도 글쓰기를 꾸준히 하고 있다. 온라인 마케팅 회사를 다닐 때는 직업으로 글을 쓰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생활 글쓰기가 익숙한 사람이 됐다. 독서가 취미에서 생활이 된 것처럼 글쓰기도 어느 순간 내 일상의 한 부분이 됐다. '글쓰기' 분야의 책은 신간이 나오면 관심을 갖게 된다. 내가 여전히 부족하고 언젠가는 나도 내 책을 쓰고 싶다는 막연한 버킷 리스트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책 제목에 손이 간 것은 '글쓰기'라는 키워드도 있지만 분명 글을 쓰는 사람들이라면 글쓰기 싫은 때가 있기에 어떤 내용을 담고 있어 제목을 이렇게 정했을까 하는 궁금함도 큰 몫을 했다.
책은 '사는 건 어렵다', '쓰는 것도 어렵다', '어쩌긴 뭘 어째 계속···' 총 3부로 구성된다. 목차를 보며 책들에 관한 서평인가?라는 생각도 했으나 읽어가면 언급된 책의 문장으로 시작하지만 책에 대한 내용이 아닌 그 문장을 통해 꺼내온 일상의 글을 만나게 된다. 1부의 세 번째 글을 읽으며 저자도 나와 같은 방송을 봤구나 했다. 나 역시 젊지 않은 나이지만 돈 걱정이 많은 편인데... 장항준 감독과 가수 윤종신의 일화는 나 역시 기억에 남는다. 1부의 마지막 글의 매튜 맥커너히의 문장은 내게도 기억에 남는다. 자기 계발 서적들을 읽으며 결국은 행동으로 이어져야 진정한 변화가 생긴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행동으로 이어지는 일이 드물다. 물론, 사소한 변화가 영향을 끼치기도 하지만 그게 대부분은 책을 덮으며 사라지기에 괜히 나 역시 찔리는 문장이었다. 정말 사는 게 어렵다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체감하게 되는 것 같다.
내가 뛰어난 글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쓰는 것이 쉬웠던 적은 없었다. 문창과를 다니던 시절에도 실기시험을 통해 입학한 게 아니라 출석 외에는 불리지 못하던 날들이 더 많았다. 한 학기가 지나 어떻게 시를 잘 쓸 수 있는지 궁금하면 연구실로 오라는 교수님의 이야기에 몸을 움직이며 변화는 시작됐다. 그렇게 고3 담임 선생님께 "지 이름은 쓸 줄 아는" 정도의 학생에서 어쩌다 노력형 습작 시인이 되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본문 속 샐린저의 개인사를 접하며 과거 선배 형이 시가 중요한 것이지 그 시인의 인격에 대해서까지 알 필요는 없다는 얘기를 했던 게 떠오른다. 이제는 그 형도 시인이 된지 꽤 됐지만 연락은 끊긴지 오래라 여전히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에 대해 묻고 싶을 뿐이다. 2부의 글들은 이상하게 낯설지 않았다. 내가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있지 않지만 그래도 공감이 많이 가는 것은 나도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1, 2부 마지막에 '막간'이라는 글도 각 부의 주제와 연결이 되는 뭔가 자신의 바람을 쓰는 것 같으나 나 같은 이들에게도 해당되는 내용들이었다.
마지막 3부를 읽으면서 든 생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이 생각난다. 결국 죽기 전까지 나 역시 글쓰기를 할 것 같다. 그게 돈이 되는 일이 아닐지라도 내 삶의 일부이기에... 책을 읽으며 다양한 책 속 문장들을 접할 수 있었고, '책 500권 덜어 내기'라는 저자의 새해 목표를 보며 나 역시 내 책장과 방에 계속해서 쌓이는 책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래도 몇 년 간 300권 이상을 덜어냈으나 또 많은 책들이 다시 채워지며 티가 안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요즘 욕심을 부리다 보니 글쓰기 싫을 정도로 마감에 밀려 있다. 돈이 되는 일도 아니기에 더 귀찮지만 약속에 대한 신의를 지키려는 마음이 더 크기에 마무리를 하는 중이다. 어쩌다 보니 글쓰기 싫어지는 때 이 책을 읽게 됐다. 저자의 일상에 온전히 공감하긴 어렵겠으나 상당 부분 공감 가는 내용들이 많았다. 나도 그러고 보면 중요한 때에 전혀 마감을 해야 할 것 외의 것에 눈을 돌리는 시간이 있었기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나처럼 일이 아니지만 글을 쓰는 사람이나 저자처럼 글 쓰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이들이 딴짓? 을 하며 펼쳐보면 그 나름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책에 나오는 상당 부분 겹치는 책들을 다시 찾아보거나 덜어내야 할 책들을 어떻게 정리할지 새로운 고민을 가지며 리뷰를 정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