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문장 - 우리가 사랑한 작가들이 삶의 질문을 마주하며 밑줄 그은 문학의 말들
스티븐 킹 외 지음, 조 패슬러 엮음, 홍한별 옮김 / 이일상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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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생을 바꿔 놓을 문장이 내게 있을까? 바꿔 놓는지는 모르겠으나 힘이 되는 문장들은 떠오른다. 아직 내가 뭔가 이룬 것이 없기에 '인생 문장'이라고 할만한 문장을 떠올리는 것도 어려울 것 같다. 많은 책을 읽으며 여전히 나아지려 노력하고 있을 뿐. '들어가며'를 읽으며 저자가 왜 글을 쓰기 어려웠는지 이해가 될 듯했고, 책에 대한 기대치는 더 커져갔다.


  책은 '인생의 문장', '작가의 문장', '사랑하는 문장' 총 3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가 됐던 부분은 작가들의 글쓰기에 관한 통찰을 얻을 수도 있다는 부분에 끌렸다. 나 역시 언젠가 내 책을 내고 싶어 하기에 글쓰기를 위한 독서를 이어가는 중이기에...

  1장의 첫 문장에 대한 이야기부터 몰입도가 있었다. 같은 성은 모르겠으나 본명이 나와 같은 시인과 비슷한 시기에 신춘문예에 도전을 했던 시절을 떠올린다. 물론, 그 시인은 등단 후 필명으로 활동했고, 잭 길버트와 같은 느낌은 없었으나 치열함은 느낄 수 있었던 만남이었다. 어느 순간 시인의 시를 보지 못하게 됐고, 나 역시 시에 대한 열정은 식어 갔으니... 하지만 잭 길버트의 열정은 마지막까지도 타오르고 있었고, 젊음에도 용기가 부족한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나의 새로운 도전들은 뜨겁기보다는 현실의 벽에서 차게 식으며 다른 길을 찾아보게 했음을... 그나마 아직 도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대학원생에게 물어봤다는 잭 길버트의 물음에 대한 나만의 답은 아니었은지도 생각을 해보게 된다. 1장의 시 문장들은 질문 속 그런 용기의 자극을 이 책을 통해 내게 주는 듯했다. 공교롭게도 이 장에서 인생 문장을 소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제대로 읽어보진 못했다는 것은 여전히 내 모자란 열정을 돌아보게 하는 것도 같았다.

  2장은 소개되는 문장도, 그 문장을 선택한 작가의 무게감이 달랐다. '작가의 문장'이기에 1장에 비해 익숙한 이름들이 많이 보인다. 첫 문장은 짧지만 강력하게 다가온다. 그에 대한 스티븐 킹의 글은 '첫 문장'에 대한 글쓰기 수업 같다는 느낌도 강하게 받는다. 이번 장에서 만나는 작가들의 인생 문장보다는 그들의 글들이 내게는 더 흥미롭게 다가온다. 각각의 글을 통해 작가들의 글쓰기에 대한 노하우들을 접하는 순간들이 많았다. 물론, 장르는 다르겠지만 산문이나 언제 다시 쓸지 모를 소설을 쓰는 데 유용한 내용들을 접하는 게 뿌듯한 시간이랄까. 정말 그랬다.

  3장의 제목을 보면 문득 떠오르는 시구들이 있다. 처음 만나게 되는 문장은 『황무지』로 익숙한 T.S. 엘리엇의 문장이었다. 왜 사랑을 하는지 그 문장을 보면 알 것 같았다. 문장을 뽑은 작가와 문화가 다르고 학과 과정이 다르기에 그 시기에 내게 그렇게 영향을 준 문장은 윤동주 시인의 문장이었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 대학에서 시를 접하며 다가왔던 황지우 시인의 문장이 떠오르는 문장이었다. 어쩌면 지금의 나이가 되었고, 그만큼의 시집을 읽어왔기에 떠오른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삶을 통해 문장은 밖에서 안으로 들어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해당 문장을 꼽은 저자의 마지막 문장은 그 답을 보여주는 듯했다.

'문학은 대화고, 그 대화가 계속 된다는 것'(p.267)


  이제는 '삶의 질문'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아직은 미혼이고 남들보다는 어리게 살고 있다지만 결국 시간은 흐르고 있기 때문이지 아닐까? 과거에 비해 '요즘 나이'는 실제 나이에 0.8을 곱하라 하는데... 책을 통해 여러 작가들의 인생 문장을 통해 그들의 삶과 글들을 접하게 되는 시간이었고, 그 문장들과 작가들의 글을 통해 나의 현재와 과거를 바라보게 하는 순간이었다. 훗날 나는 이 책과 비슷한 콘셉트의 책에 인터뷰를 받을 때 어떤 문장을 남기고, 그 문장을 통해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책이었다.

  각자에게 소중한 문장이 있을 것이다. 그 문장은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분명 각자의 변화의 순간에 영향을 줄 것이다. 내 변화의 순간 함께했던 문장들이 어떤 게 있었는지 돌아보며 작가들이 영향받은 문장과 그들의 글을 통해 더 깊은 사색의 순간을 만날 수 있던 시간이었다.

  어떤 책을 읽어야 삶의 질문을 만날 수 있는지 궁금한 이들과 작가들의 인생 문장을 통해 삶의 변화를 만들어 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유용할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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