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삶이 답답할 때 부처를 읽는다 - 오늘도 마음이 흔들리는 당신을 위한 지혜의 말들
우뤄취안 지음, 정주은 옮김 / 알토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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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잘 풀리는 게 없는 시기다. 겉으로는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뭘 해 먹고살아야 할지 막막하고 앞으로의 일들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고민만 쌓인다. 방향도, 확신도 없는 채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을 때, 문득 내 마음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제목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삶이 답답할 때 부처를 읽는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같은 불경의 구절이 떠올랐다. 결국은 다 비워야 한다는 말일까? 그렇게 막연히 생각하던 차에 책 하단의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마주하고, 받아들이고, 해결하고, 내려놓아라.” 예상과는 다른 메시지였다. 무작정 비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라고 한다. 그 문장 하나에 이끌려 답답한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다.


  책은 고요한 침묵 속에서 시작된다. 첫 챕터 〈고독이 가져다주는 '침묵'이라는 힘〉에서는 혼자 있는 시간을 외로움이 아닌 ‘자기 회복의 공간’으로 바라보라고 말한다. 세상의 소음과 관계의 피로 속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 그것이야말로 흩어진 마음을 모으는 첫걸음이라고 한다. 외로움이 아니라 고독을 견딜 줄 아는 힘, 그 안에서 마음의 중심이 조금씩 잡히는 느낌이었다. 혼자 있는다고 했으나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항상 세상과 연결되어 있는 상태 또한 피로의 연장선이라는 것을 망각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해보게 된다.

  두 번째 챕터 〈자유보다 중요한 것은 자재(自在)이다〉는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자유’의 개념을 다시 묻는다.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는 자유가 오히려 우리를 더 불안하게 만든다고, 작가는 단호히 말한다. 마음을 다스리고 절제할 줄 아는 ‘자재’의 태도가 진짜 평화로 이어진다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오래 남는다. 자유는 외적인 조건이라면, 자재는 내면의 질서다. 그 차이를 깨닫는 순간, 조금은 숨이 트였다. 분명 나이가 들며 자유에 대한 경계가 있었다. 경제적인 자유를 위해서는 시간의 제약이 있었고, 시간의 자유가 주어졌을 때는 경제적인 제약이 항상 따라붙어왔던 것 같다. 알게 모르게 그렇게 균형이 이뤄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 꽤 오래 걸린 것 같다.

  세 번째 챕터 〈진정한 자아, 무아로 나아가기〉에서는 우리가 붙들고 있던 ‘나’라는 실체가 얼마나 불안정한지 보여준다. 나라는 존재는 결국 생각과 감정의 모음일 뿐, 끊임없이 변한다. 작가는 ‘무아(無我)’란 자신을 없애는 게 아니라, 그 집착에서 벗어나는 일이라고 말한다. 내가 옳다고 믿었던 것들, 고집처럼 들러붙은 판단들을 조금씩 내려놓을 때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어서 〈마음을 돌리고, 내려놓기를 배우다〉에서는 내려놓음의 의미를 새롭게 풀어낸다. 포기하거나 무감각해지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불안과 집착을 놓는 연습이다.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걱정을 잠시 내려두면,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지금 여기’에 머무는 힘이란 그렇게 단순한 것에서 비롯된다.

  다섯 번째 챕터 〈참회와 용서로 자신에게 너그러워지기〉는 유독 마음을 울린다. 우리는 자주 스스로를 탓하며 살지만, 작가는 말한다. 참회란 자책이 아니라 용기이며, 용서는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풀어주는 일이라고. 상처를 붙든 손을 조금씩 놓아줄 때, 마음이 비로소 숨을 쉰다.

  여섯 번째 챕터 〈사랑하기와 사랑받기〉에서는 관계의 본질을 돌아본다. 사랑이란 무언가를 얻기 위한 교환이 아니라, 존재 자체를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의 표현이다. 사랑을 통해 우리는 타인을 이해하면서 동시에 자신을 이해하게 된다.

  마지막 챕터 〈먼저 원심을 내는 것이 생명의 귀착점이다〉에 이르면, 그동안의 여정이 하나로 모인다. 원심(願心), 즉 ‘좋은 세상을 향한 마음’을 품는 것이야말로 삶의 귀착점이라고 말한다. 나를 돌보는 일에서 시작된 마음의 길이 결국 타인에게로, 세상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의외로 나를 돌보지 않는다. 나 역시 과거에 성당 연수 때 면담으로 들었던 신부님의 말씀이 생각이 난다. 그때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했으나 겉으로만 그러했을 뿐 여전히 나보다는 타인에 더 신경을 썼던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책은 그렇게 불교의 108번뇌와 연결된 108개의 글로 완성이 되어있다. 책을 덮고 나니, ‘부처를 읽는다’는 말이 조금 다르게 들렸다. 그것은 경전을 공부한다는 뜻이 아니라, 내 마음의 소리를 읽는 일에 가까웠다. 답답한 현실을 견디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비워라”가 아니라 “바라보라”라고 말해주는 듯했다.


  요즘처럼 모든 게 막막하게 느껴질 때, 『나는 삶이 답답할 때 부처를 읽는다』는 조용히 길을 가리켜주는 등불 같은 책이다. 삶이 단단해지려면, 먼저 마음이 고요해져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하지만 요즘 세상은 드러나거나 분주해야 한다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과연 그게 옳은지는 각자의 신념에 물어보면 될 것 같다.

  언제 가장 마음이 답답하다고 느끼시나요? 그럴 때 이 책을 한 번 펼쳐보시길 권한다. 복잡했던 생각들이 조금씩 가라앉고, 마음속에 잔잔한 평화를 찾을지도 모를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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