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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왜 자꾸 내 말을 끊을까 ㅣ 로버트 볼튼 인간관계 수업 1
로버트 볼튼 지음, 박미연 옮김 / 트로이목마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릴 때보다 나이가 들수록 인간관계가 쉽지 않다는 걸 실감한다. 어린 시절엔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했고, 관계의 대부분은 부모님이나 선생님 같은 어른들이 어느 정도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이제는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며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 그래서일까, 예전보다 더 자주 ‘왜 이렇게 인간관계가 어렵지?’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 사람은 왜 자꾸 내 말을 끊을까』는 그런 고민 속에서 손이 간 책이었다.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책 뒷면에 적힌 문구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읽었다면, 이제는 일상 속 실용적인 대화의 스킬을 익혀야 할 때!” ― 가 결정적이었다. 인간관계의 본질이 ‘마음’이라면, 그 마음을 잇는 건 결국 ‘대화’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원래 한 권으로 출간된 로버트 볼튼의 고전 『피플 스킬(People Skills)』을 새롭게 두 권으로 나눈 개정판이다. 그중 이 책은 ‘듣는 기술’에 집중한다. 대화 속에서 내 말을 끊고 자기 말만 하던 사람들, 혹은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었던 적이 떠오르며 책장을 넘겼다.
볼튼은 토마스 고든이 우리가 대화에서 저지르는 '12가지 의사소통의 장벽’을 크게 세 부류로 정리한다. '비판하기, 인신공격, 진단하기, 평가형 칭찬'을 '판단하기'로, '명령하기, 위협하기, 훈계하기, 과도하거나 부적절한 질문, 조언하기'를 '해결책 제시하기'로, 마지막으로 '화제 돌리기, 논리적 언쟁, 위안하기'를 '상대방의 관심사 회피하기'로 정리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 “요즘 너무 지쳐”라고 말했을 때, “그럴 땐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지”라고 답하는 순간 이미 대화는 멈춰버린다. 상대는 이해받지 못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주 놓치는 부분이다. 관계의 핵심은 해결이 아니라 공감이라는 것. 『그 사람은 왜 자꾸 내 말을 끊을까』는 이 단순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진리를 차근히 풀어낸다.
그래서 듣는 기술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 파트 2에서는 다섯 개의 챕터로 듣기의 기술을 구체적으로 다루며, 하나하나 실제 사례와 연습 방법으로 이어진다. 아예 생소한 내용은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세부적으로 나눌 수도 있음도 책을 통해 알게 된다(평소에는 이렇게까지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으니...). 특히, 챕터 4의 내용들은 요즘 "너, T야?"라는 말에 씁쓸해지는 이들이 배워두면 좋을 내용 같았다.
책은 언어 이외에도 ‘비언어적 신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고개를 끄덕이는 것, 눈을 맞추는 것, 적절한 거리와 표정 ― 이런 작은 신호가 대화의 분위기를 결정함은 대화를 많이 해본 이들이라면 알 것이다.
챕터 7에서 '더 잘 듣기 위한 지침' 중 첫 지침과 두 번째 지침은 나 역시 불쾌함을 느끼던 때가 있던 경험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내가 주의하게 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단어 고르는 일은 글을 쓸 때 특히 신경을 쓰게 되는 부분인데 말을 할 때도 주의를 해야겠다는 마음도 갖게 된다. 그 외에도 더 신경 써야 할 내용들을 마지막 챕터에서는 다루고 있다.
『그 사람은 왜 자꾸 내 말을 끊을까』는 결국 ‘경청’의 중요함을 배울 수 있었다. 나도 말하기보다는 듣는 게 자신 있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어쭙잖은 과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후 이어질 2권의 '말하기 기술'에 대한 궁금증도 생기게 되는 책이었다.
로버트 볼튼은 이 책에서 인간관계를 기술이 아닌 태도의 문제로 본다. 그리고 그 태도의 중심엔 ‘경청’이 있었다. 우리는 모두 말하고 싶어 하지만, 진심으로 누군가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은 많지 않기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닌가도 생각을 해보게 된다.
왜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읽었다면 실용적인 대화의 스킬을 익혀야 한다는 글이 있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남들보다 말을 많이 하는 이들이 읽어봐야 할 내용이 아닌가 싶다. 문득, 주변에 생각나는 사람도 있는데 그가 이 책을 읽고 그대로 따라 해보면 어떨까 하는 기대를 해보게 된다.
타인과의 대화를 잘 이어가고 싶은 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