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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아퀴나스의 가톨릭 교리서
토마스 아퀴나스 지음, 정종휴 옮김, 이재룡 감수 / 가톨릭출판사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가톨릭에서 세례를 받은 지 어느덧 20년이 넘었다. 군 복무 중 병장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정식 교리 교육과 시험을 거쳐 세례를 받았고, 이후로도 신앙생활은 내 삶의 한 축으로 계속되고 있다. 예비신자 교리 봉사를 할 때마다 나 역시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곤 했다. 그런 의미에서 『토마스 아퀴나스의 가톨릭 교리서』는 ‘초심으로 돌아가기’라는 마음으로 접하게 된 책이었다.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1장은 '사도 신경'으로 시작된다. ‘들어가는 말’에서 신앙 일반에 대해 다룬 후, 12개 항목의 신조를 하나하나 설명한다. 신조마다 명확하고 간결한 해설이 이어지는데, 마지막엔 전체를 요약하는 핵심 내용이 덧붙여진다. ‘하느님의 신성’과 ‘그리스도의 인성’이라는 키워드로 사도신경 전체를 정리해준 점은 특히 인상 깊었다. 전에 읽었던 기도문 해설서와 유사한 듯 다른 결을 지녔고, 왜 우리가 신경을 외우고 바치는지를 되새기게 해준다.
2장은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이다. ‘주님의 기도’는 그 자체가 완전한 기도임을 강조하며 시작된다. ‘확신’, ‘진정성’, ‘질서’, ‘경건’, ‘겸손’이라는 다섯 가지 요소가 모두 담긴 기도라는 점을 해설을 통해 다시 배우게 되었다. 특히 ‘기도의 이로움’이라는 장에서는 “왜 기도해야 하나요?”라는 흔한 질문에 대한 답이 담겨 있어, 예비신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듯하다. ‘성모송’은 비교적 분량이 적지만, 우리가 가장 자주 바치는 기도이기에 더욱 집중해서 읽게 된다.
3장은 '두 가지 참사랑의 법과 하느님의 십계명'이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복음의 핵심을 바탕으로 십계명을 해설한다. 내가 알고 있던 십계명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지만, 마지막에 정리된 ‘십계명의 핵심 내용’에서 다시금 구조적이고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십계명은 예비신자 교육 중 암기나 이해 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기도 해,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말미엔 전체 내용을 요약한 ‘요점 정리’가 수록돼 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되새기기에도, 필요한 내용을 빠르게 복습하기에도 유용하다. 무엇보다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이 생애 말기에 강의 형식으로 전한 이 교리서가 이렇게 간명한 형식으로 정리되어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신학대전』 같은 방대한 저술에 비하면 이 책은 분량도 적고 문체도 간결하다. 하지만 그 안에는 가톨릭 신앙의 뿌리를 이루는 사도신경, 주님의 기도, 십계명의 교리가 온전히 담겨 있다. 한 줄 한 줄을 읽다 보면, 단순한 해설서 이상의 깊이와 진정성을 느끼게 된다. 입문자에게도, 신앙을 다듬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책이라 전하며 글을 리뷰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