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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는 왜 독해력에 주목하는가 - AI 시대 필수 역량 '비판적으로 읽기'의 힘
송숙희 지음 / 토트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송숙희 작가의 책은 내게 늘 ‘생각의 방향’을 조율하는 나침반처럼 작용해왔다. 『쓰는 동안』을 처음 읽은 이후로 해마다 한 권씩은 저자의 책을 꼭 챙겨보게 된다. 그만큼 내 관심사—‘글쓰기’, ‘읽기’, ‘사고’—와 맞닿아 있는 작가다. 이번 책 『하버드는 왜 독해력에 주목하는가』 역시 제목만으로도 눈길이 갔다. 작년에 읽었던 『150년 하버드 사고력 수업』처럼 ‘하버드’라는 키워드가 들어가 있었지만, 이번엔 ‘사고력’이 아닌 ‘독해력’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요즘 서점가를 휩쓸고 있는 ‘문해력’과 달리, ‘독해력’은 어떤 차이를 품고 있기에 하버드가 주목하는 걸까? 궁금함에 책장을 열었다. 여는 글에서는 이 책이 『부자의 독서법』의 확장판임을 밝히지만, 나는 전작을 읽지 않았기에 오히려 편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AI 시대 필수 역량, 비판적으로 읽기의 힘”이라는 표지 문구에 꽂혔다. 나 역시 AI에 관심이 있지만, 그것이 목적이 아닌 수단이어야 한다는 데에는 누구보다 강하게 공감하고 있기에 더욱 끌렸다.
책은 'AI 시대의 지성, 독해력이 완성한다', '자수성가 부자들의 공통분모', '부자의 책읽기 200년의 비밀', '독해력에 깊이를 더하는 문해력의 기술', '읽은 만큼 거둬들이는 아웃풋 독서', '월급쟁이 부자되는 책읽기 프로젝트' 총 6개의 파트로 구성된다.
파트 1에서는 AI 시대에 왜 독해력이 필수인지 짚는다. 이미 많은 이들이 AI와 공존하려면 정보를 ‘판단’할 수 있는 인간만의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그 역량을 키우는 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내 걱정과 맞닿아 있던 문장들을 마주하며 이 책이 나에게 필요한 책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파트 2에서는 자수성가한 부자들의 공통점이 나온다. 세 가지 조건 중 첫 번째에서부터 걸렸다. 방금 뉴스에서도 가계대출 이야기가 나왔는데, 대다수는 대출을 끼고 자가를 마련하는 시대다. 그들의 조건과 우리의 현실은 서로 평행선 위에 있는 것처럼 멀게 느껴진다. 두 번째 조건도 요즘 워라밸을 중시하는 나로서는 또 다른 거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세 번째 조건—자기 주도적 일하기—는 그나마 가까운 부분이라, 내가 가진 장점이 그들과의 연결 고리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도 품어보게 된다.
파트 3에서는 나 자신의 독서 습관을 돌아보게 되었다. 실용적인 책 읽기라 자부했던 내 독서가, 어느새 ‘아무튼 책읽기’로 변해 있었다. 실생활에서 써먹기 위한 독서라기보다, 그냥 읽었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독서. 부끄럽지만 현실이었다. 최근엔 그마저도 리뷰 쓰기 위한 발췌독이 습관이 되었고, 그것이 오히려 내 ‘읽기’를 가로막고 있었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파트 4부터 6까지는 실천 가능한 전략과 훈련이 제시된다. ‘필사’를 무조건적으로 권장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말도 인상 깊었다. 요즘 필사책이 유행하지만, 저자는 생각 없는 필사는 독해력이 아니라 복사력만 키운다고 지적한다. 마지막 파트에서는 ‘부자 되는 책읽기 프로젝트’가 제안되는데, 이건 정말 독서를 통한 자기 성장을 실천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따라 해볼 만하다.
부록에 소개된 ‘내 삶을 바꾼 책 60’은 부자들의 책장을 엿보는 느낌이다. 나도 집에 있는 책들부터 추려서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살펴보려 한다.
돌이켜 보면 독해력은 단순한 ‘읽기’가 아니다. 의미를 파악하고 해석하는 힘, 자기 생각으로 다시 표현하는 능력, 그 모든 것이 총체적으로 작동해야 가능한 역량이다.
요즘 나처럼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이들, 혹은 자기 상황을 직시하지 못한 채 답답함 속에 갇혀 있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하버드가 왜 독해력에 주목했는지, 읽고 나면 명확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들이 말하는 ‘부자’와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출발점이 되어줄지도 모를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