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알맞게 살아가는 법
안셀름 그륀 지음, 최용호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본 게시물은 가톨릭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딱 알맞게 살아간다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더 체감하게 된다.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그게 참 쉽지 않다. 봉사를 하면서 나 역시도 이야기하는 부분이지만 교회도 사회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라 사람에게 기대는 일 등으로 상처를 입지 말라고도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는 게 쉽지 않으니...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제목 '딱! 알맞게 살아가는 법'에 끌려 읽게 됐다.


  머리말에서 안셀름 그륀 신부님은 베네딕토 성인이 쓴 《수도 규칙서》의 지혜를 오늘날 우리가 겪는 문제들의 해결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제시한다고 하는데 '중용'을 지키는 삶을 배우면 아예 모르는 것보다는 분명 우리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더 관심이 갔다.

책은 '마음의 중심 찾기', '중용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 '이제 실천해 보세요'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가장 처음 부분에서 '낭비와 인색함 사이의 균형'에서 바오로 사도의 올가미와 침몰하는 배에 관한 비유는 그 제목만 들어도 가늠이 될 정도였다. 실제 비슷한 사건사고도 있었기에 더 잘 와닿았는지 모르겠다. '자기 비하와 교만 사이의 균형'은 여전히 오가는 중 같다. 경제적인 상황이 잘 풀리지 않아 주눅 들고 조심스러워지는 것과 노력을 통해 자신감이 생긴 것에서는 조금 더 나서려고 했던 것 같은데 오히려 좋지 않은 상황이 절제하도록 나를 주의시키는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게 전력을 다하는 태도'를 읽으며 봉사를 그만두려 할 때의 상황이 자신이 할 수 있는 한도를 생각해 보라고 알려 주는 느낌이라는 것에 많은 공감을 갖게 된다. '화내는 태도'는 최근 자주 들리는 이야기를 떠올리기도 하며 나 역시도 화를 냈던 부분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무엇이 중용을 지키는 데 필요한지 만날 수 있다. 성공 지향적인 회사에서는 신경을 쓰지 않을 수도 있을 듯한 내용도 보였으나 쉴 때 쉬어야 보다 제대로 더 먼 길을 걸어갈 수 있다는 것과 일을 하는데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은 사회생활을 해왔던 경험에서도 확인하게 된다. 무리하다 질병을 얻었던 때가 생각나기도 했다. '규율과 질서 따르기'는 개인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은 좋겠으나 각각의 자리에서 규율과 질서가 없을 때 일어나는 문제가 조직을 위기로 끌고 가는 경험도 떠올리게 한다. 개성은 존중하지만 기본적인 룰은 지켜야지 룰은 무시하며 자신의 개성만 주장한다면 오히려 공동체에 문제를 불러온다는 것도 여전히 보게 된다. 기준이 다를 수도 있으나 분명 맡은 바가 있는데 각자의 기준 차가 있더라도 정해진 규칙을 잘 지키며 질서를 유지한다면 문제는 커지지 않을 것이다. 분별력과 겸손은 보다 세분화된 내용으로 저자는 설명한다.

  마지막 부분은 앞서 두 파트에서 다룬 내용을 실천으로 옮기는 방법들을 다룬다. 대부분 과거나 현재 내가 힘들었거나 그를 극복하며 나아갈 수 있었던 내용들이 보인다. 결국 내가 힘들어지는 이유의 큰 맥락은 변함이 없다. 그 상황을 어떻게 대하고 거기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유독 힘들었다는 것을 확인한다. 아는 것을 실천하기까지 어떻게 보면 쉬울 수 있으나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함도 되새기게 되는 내용이 아닌가 싶다.


  딱 알맞게 살아가야 하는데 과한 것을 추구하기에 더 힘든 것이 아닐까? 무한 경쟁의 시대에서 나만 제자리에 있거나 뒤처진다는 생각이 오히려 현실로 만드는 게 아닌지 책을 읽으며 생각하게 된다. 중용은 분명 쉽지 않다. '적당히', '중간만' 하자는 말이 나이가 들수록 더 쉽지 않음을 알 것이라 생각한다.

  책을 읽으며 우선적으로 과욕을 부리지 말고 자신을 살피며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딱 알맞게' 사는 방법의 시작이 아닌가 싶다. 지금의 현실이 답답하기만 한 이들이나 뜻대로 되는 게 없어 힘들어하는 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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