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그리고 은총의 빛
에디트 슈타인 지음, 뱅상 오캉트 엮음, 이연행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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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가톨릭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2024년 전례력도 마지막 주간을 지나고 있다. 올해 평생에 한 번은 겪어야 할 일이지만 겪고 싶진 않았던 부친상도 겪었다. 기후 이상으로 인해 폭우와 최근에는 11월의 폭설도 경험했다. 성당에서는 성가대 홈커밍으로 과거 함께 청년활동을 했던 형, 누나들과 함께 했던 시간도 최근에 있었다. 결국 청년 성가대 OB로 돌아가고 교리 봉사를 하다 이 책을 만났다.

  시집 정도의 두께가 끌렸고, 성인의 이름은 들어봤으나 글은 읽어보지 못한 에디트 슈타인 성녀의 묵상집이라 관심을 갖게 됐다. 제목도 울림을 준다고 느꼈다고 할까?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는데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이라면 생각을 해보게 되는 질문으로 첫 장이 시작된다. 내용을 읽어보면 성녀님은 성녀님이시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내용에 부끄러워진다. 모르는 이들이 봤을 때는 나도 남부끄러울 것 없이 신앙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이나 스스로는 잘 알기에 에디트 슈타인 성녀의 하루를 주일에도 온전히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뿐이다.

  2장의 글을 읽으며 당신은 수도자이시기에 가능한 삶이 아닌지도 묻게 되지만 어느 나 역시 머리로는 추구하는 바가 있기에 부끄럽게 다가오는 내용이다. "당신의 뜻대로 이루어지기를"보다는 "당신께 기도하는 내 뜻대로 이루어지기를"을 더 앞세우는 나 자신을 발견하기에...

  3장에서는 아래의 구절이 와닿는다.


신앙은 하느님을 붙잡는 것입니다. 우리는 은총 없이 신앙을 가질 수 없습니다.(p.38)

내게 신앙이 군 입대와 함께 우리 신앙의 선조와 비슷하게 다가왔기에 그들과 비슷한 마음가짐으로 이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은총 없이 신앙을 가질 수 없습니다'라는 글을 보며 내게 이 신앙이 우연하게 찾아온 것은 아니라는 것에 대해 다시 묵상하게 된다.

  4장을 보면 그동안의 활동이 앞선 신앙생활이 아니었는가 돌아보게 된다. 대침묵 피정을 혼자 찾아다니던 시절의 내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 함께 하는 연수나 활동이 더 익숙해졌다. 그러면서 주보다 객에 더 관심을 뒀던 것은 아니었는지도 생각하게 된다. 나 역시도 봉사를 하며 사람에게 주님을 찾아오셨으면 주님께 기대야지 사람에게 기대면 오히려 상처를 입는다고 했으면서... 신앙생활에 시끄러운 시간도 필요하겠으나 결국에는 주님과 나와의 시간을 더 찾아야 한다는 것을 확인한다. 그러한 부분들이 줄어들어 현재 내가 아쉽게 바라보는 이들의 현실이 된 것은 아닌가도 생각하게 된다.

  5장은 현실적인 인간의 눈으로 바라보는 나를 돌아보게 한다. 그러나 봉사에서도 자신에 맞는 달란트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이 즐겁다 해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일까지 이해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그 부족함을 알고 절충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그 문제는 더 큰 문제로 남게 될 것인데... 교정을 해줄 수 있는 이가 방관하면 결국 주변 사람과의 문제는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 아닐지... 떠나온 나는 그들을 위한 기도를 해줘야 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6장은 어제 나눔 교리와도 연계가 되는 내용 같았다. 자연의 모든 것이 본래 되어야 할 대로 되지 않는 것에 대한 책임이 인간에게 있다는 것... 기술의 발달과 편리함과 바꾸어 버린 것에 대해서...

  7장은 현재 교회 안에서의 생활은 지금의 내 생활을 돌아보게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게 한다. 마지막에서 두 번째 문단의 글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로도 공감을 하면서도 어렵게 느껴질 내용이 아닌가도 싶다.

  마지막 장의 내용은 그리스도교 신앙인들이라면 묵상을 해봐야 할 문장들이 주를 이룬다.


  책의 두께가 얇다 하며 가볍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묵상의 시간을 최근 얼마나 가졌었는가도 돌아보게 된다. 묵상보다는 나눔과 어울림에 익숙해졌던 시간을 떠올리게 된다. 적절한 시기 2024년 전례력을 마무리하며 읽고 묵상을 해보기 좋은 시간이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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