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닐 경우
김수원 지음 / 호밀밭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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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허전함이 어느 날 불쑥불쑥 찾아온다고 말해주던 아버지 조문을 와준 수지 누나의 말이 문득문득 떠오르는 시기. 제목에 끌려 우연한 기회로 읽게 된 시인의 평론집 '열면서'에서 저자와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시기상으로는 다르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상황에 시에 다가간 것은 어쩌면 비슷한 감정일지도 모른다.


  부산 모더니즘 계열 시인들의 시집에 대한 평론집이기에  책에 소개되는 대부분의 시인들 이름은 낯설었다. 책은 '감정들', '상상 밖의 상상', '주체 없애기', '견자(見者)의 일' 총 4부로 구성되며 각 파트에 4~5명의 시인들의 시집을 다룬다.  

  소개되는 시인들의 시가 좋았기에 시선이 갔다. 가끔 시집을 사더라도 주로 익숙한 문지와 창비, 문동, 민음의 시집과 익숙한 시인들의 시집을 사게 되는데 많은 시인이 중소 출판에서 각자의 작품 활동을 하고 있음도 확인하게 된다. 그래도 걷는 사람, 파란, 아침달, 시인의 일요일은 익숙했으나 역시 과거처럼 시에 그렇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는 걸 확인한다. 

  시인들의 시를 읽으며 내가 끄적거리는 습작들을  떠올리며 부족함을 비교하게 된다. 여전히 치열하지 못한 시에 대한 진심. 작사에 뜻을 두고 전공을 택했기에 최근 집중해서 써낸 창작 성가의 노랫말과 내 습작 시의 온도차를 확인할 뿐이다.

  복학 후 '시의 날' 행사에서 故 김춘수 시인이 "하늘의 별처럼 많은 시인들"이라고 했던 말도 아직 기억에 남는다. 그만큼 많은 시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빛을 내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알 수 있게 알려준 책이었다. 


  유명과 무명의 차이가 있을까? 자신의 시집을 낸 시인과 내지 못한 시인이 있을 것이고, 시인이라 하지만 시보다는 사기꾼의 이미지로 기억에 남는 이들도 있었다. 결국 시인은 자신의 시로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아무것도 아니'라지만 이 책의 시인들과 시들은 절대 아무것도 아닐 수 없는 내용이었다. 

  '시를 읽지 않는 시대' 저자는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시로 빛나고 있는  시인들의 시를 독자에게 전하며 '아무것도 아닐 경우'란 없음을 생각하게 되는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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