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마음을 쓰다듬는 - 동명 스님의 시에서 삶 찾기
동명 지음 / 모과나무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명 스님이 누구인지 찾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내 학창 시절 스님이 출가하기 전 시인의 시집을 구매해 읽은 기억이 있었다. 『나무 물고기』 결국 내가 일하며 시와 멀어진 사이 시인은 출가를 했다. 이제는 한 절의 주지 스님이 된 시인의 책은 시와 함께 있는 산문을 좋아했고, 제목은 하는 것 없이 어수선한 지금 내 상황에 강하게 끌렸다.

책은 '풍경에 밑줄을 긋다', '풀벌레 소리 환한 밤', '사라지는 모든 것은 아름답다', '늘 여여하소서' 등 총 4장으로 구성된다. '책을 내면서'를 읽으며 이 책의 감상평이 어떻게 써졌는지도 알게 되고 이 글들을 쓰며 저자인 동명 스님이 어떤 삶의 원칙이 생겼는지도 알게 되었네요. '시를 산다는 것' 다시금 생각해도 뭔가 울림이 이는 게... 두 번째 스무 살을 맞은 후 몇 년이 지났음에도 그리 살지 못하는 내 모습과 비교가 되는 삶에 흔들린지도 모르겠다.

책에 수록된 시들 중 몇은 학창 시절 읽은 기억이 있었고, 많은 시인들의 이름을 통해 그 시절 애정 했던 시인들의 시를 다시 접하는 시간도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 만나 뵀던 시인의 모습들도 떠올리게 된다.

사람들로 인해 감정이 잘 수습되지 않는 시기. 스님의 시와 글을 통해 조금은 차분해지는 계기가 되는 것은 책의 힘이었을까? 아니면 책에서 만나는 시와 감상평의 힘이었을까? 가만히 마음을 쓰다듬는 일이 그리 쉽지 않은 일이나 책을 읽으며 조금은 호흡을 가다듬는 시간이 사람 사이의 문제에서 조금 떨어뜨릴 수 있게 해줬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특히, 현재 상태와 가장 비슷했던 이산하 시인의 시 「강」에 대한 감상평은 와닿는다.

얼마 전 우연히 과거 봤던 드라마에서 불혹이지만 여전히 흔들린다고 하는 대사를 들었다. 이미 불혹을 넘은 나 역시 여전히 흔들린다. 평균 수명의 증가는 과거의 나이와 현재의 나이의 괴리를 만들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부족하니 그런지도 모르겠으나 분명 과거의 나이와 현재의 나이는 똑같이 대입시키긴 어려울 것 같다. 가만히 마음을 쓰다듬는 일이 어려운 것은 아직도 타인의 시선과 말에 여전히 흔들리고 있는 나를 반영하는 게 아닐까?

조금이나마 마음을 다스릴 수 있고자 노력하는 이들이 시와 감상평을 통해 그 방법에 조금 가까이 갈 수 있도록 인도해 줄 수 있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유난히 마음을 가다듬지 못하는 이들이 읽어보면 마음을 조금이나마 차분하게 만들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