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레슨이 끝나지 않기를 - 피아니스트 제러미 덴크의 음악 노트
제러미 덴크 지음, 장호연 옮김 / 에포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 20대 시절 직장 생활을 하며 바이엘까지는 배웠다. 악보를 보는 것은 가능하나 왼손이 따라가기 어려워 그 후 코드 반주를 배우다 시들해져 당시 샀던 디지털 피아노는 어린 조카들에게로 갔다. 그 후로 피아노는 치지 않았으나 성가대를 다시 시작하고, 세일링 교육을 하며 연습과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에 책 제목에 눈길이 갔다.

책은 꽤 두껍다. 그동안 읽은 피아니스트들의 책이 분량이 적은 적은 별로 없었는데 이번 책은 유독 더 두꺼운 느낌이었다. 프렐류드를 시작으로 '화성', '선율', '리듬' 3교시와 마지막 '코다'로 이어진다.

최초의 레슨은 내가 생각할법한 피아니스트의 레슨이 아니었지만 그만큼 저자에게는 강렬한 기억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쩌면 음악에 대한 거부감이 들던 때라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윌리엄 릴런드는 저자를 피아니스트가 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선생님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본문의 내용을 보며 내게도 분야별로 결정적인 영향을 준 선생님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 외에도 저자가 피아니스트로 성장해 오며 겪은 일화들을 만나게 된다. 전형적인 천재 음악가들의 삶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었으나 그렇기에 보다 더 가깝게 여겨지며 현재 음악가의 길을 가는 이들이 읽는다면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들이 아닌가도 생각을 해보게 된다.

각 교시의 저자의 수업들(책에 보이는 해당 교시의 '몇 번째 수업'은 저자가 강사 입장으로 쓴 글로 보인다). 볼드체 문장들은 더 유심히 읽게 된다. 저자가 교육을 하는 부분 외의 글에서도 만나는 볼드체 부분들은 저자에게도 영향을 준 내용이었던 것 같다. 해당 수업에서 소개되는 곡들 중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흥미가 가는 곡들은 본문을 읽으며 듣다 보면 더 이해하게 된다. 자신만의 참고 삽화도 들어가 독자들에게 자신의 레슨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도 느껴진다. 각 주제 '화성', '선율', '리듬'은 나 같은 피아노 연주와 거리가 있는 이와 관계가 없든 하나 결국 성가대도 목소리로 연주를 하는 것이라 부분부분 와닿거나 알 것 같은 내용들도 만날 수 있었다.

부록인 플레이리스트 해설은 각 장에서 시작 부분에 언급되는 곡들에 대해 다루니 곡을 찾아 들으며 읽어보면 해당 곡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 내용이라 생각된다.

낯선 음악가인 저자지만 이 정도의 필력은 아무나 가능한 것은 아니다(앞부분에서 봐도 글로 칭찬을 받았다는 내용도 만나게 된다). 작년부터 성가대를 다시 시작했기에 책 제목에 끌렸는지 모르겠다. 악보는 어느 정도 보나 그렇다고 그대로 소리는 내지 못해 무수히 듣고 외워버리며 익히는 내게 제목은 친근하게 다가왔다. 또, 세일링 교육을 하는 내게도 교육 모드가 되어버리는 때의 나를 떠올리게도 했다. 여러모로 교육의 중요성도 재확인하는 내용이었다. 음악(꼭 음악이 아닐지라도 모든 교육)을 공부하거나 가르치는 이들이 읽어보면 좋은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