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만나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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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 읽는 소설책이다. 작가의 노벨상 수상작인 『백년의 고독』의 제목은 알지만 읽어보진 않았다. 사후 10주기에 나온 유고 소설이라기에 읽어보고 싶었다. 제목도 무겁지 않게 다가왔기에 선택을 했다고 할까? 프롤로그를 쓴 작가의 두 아들의 이야기로도 말년에 작가는 고군분투하며 이 소설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완성 원고였기에 작가는 작품이 출간되지 않기를 바랐지만 그의 자식들의 뜻으로 이렇게 읽을 수 있게 됐다.


  특별한 일이 없을 것 같던 소설은 첫 부분에서 큰 변화의 순간을 맞는다. 주인공에게 이전에 없던 일이었기에 그녀의 삶이 변화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을 듯하다. 안정적이고 사랑스러운 환경에 살아가는 주인공이나 여행지에서의 특별한 일탈이라고 해야 할까?

  첫 일탈에서 책 사이에 두고 간 20달러로 인해 순간의 즐거움이 악몽이 되어버렸고, 그 치유를 위한 또 다른 일탈로 이어가는 장면을 보게 된다. 처음이 어려운 일이라는 말이 떠오르듯 그녀의 특별한 일탈은 이어지지만 그만큼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미안함과 그도 자기와 같은 유혹을 느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과거를 물어보는 장면은 씁쓸하게 다가온다. 어쩌면 그녀가 남편에게 물어봤던 것처럼 깨지지 않아야 할 금기를 이 소설 또한 깬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된다. 분명 출간되지 않기를 바랐으나 어쩌면 그렇게라도 출간되어 독자에게 이어지기를 바랐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종종 연인 사이에서 과거 연애사를 이야기해 봐야 좋을 게 없다는 말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는 부분 같았다. 또, 자신의 비참한 첫 일탈의 원망 대상을 자신의 배우자에 이입을 시키는 모습은 당황스럽게 다가온다. 결국 스스로에게 화를 내는 것이었고, 그 어긋나버렸던 첫 만남의 사람을 다시 만나고자 그녀의 일탈은 이어졌던 것은 아닌가도 싶다. 결국 자신의 어머니의 유언 같은 삶을 이어가는 주인공의 발견? 은 다시 만날 수 없는 첫 일탈의 그 사람을 해소하는 힘이 된 것은 아니었나도 생각하게 된다.


  저자의 명작은 읽어보지 않았으나 '마술적 사실주의'라는 표현은 이 책에서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책을 읽었기에 오히려 『백년의 고독』이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게 20달러는 이 책이었고, 저자를 다시 만나기 위해 그의 작품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로 내게 남는 기분의 소설이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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