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코를 찾아서 - 글쓰기 다섯 길을 걷다
간호윤 지음 / 경진출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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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갈 때마다 항상 가는 글쓰기 코너. 책 제목이 독특했고, 판형도 평범하지 않은 책이 보였다. 책장을 넘기며 편집이 글쓰기 교본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 책. 그래도 내 글쓰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책일 거라는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다.


  부제처럼 총 다섯 개의 길을 제시한다. '심도(心道, 마음 길): 집터 찾기', '관도(觀道, 보는 길): 터 닦기1', '독도(讀道, 읽는 길): 터 닦기2', '사도(思道, 생각 길): 터 닦기3', '서도(書道, 쓰는 길): 집 짓기' 부록으로 '글 읽기 10계명과 글쓰기 세 걸음, 그리고 글쓰기 12계명'으로 구성된다.

  처음 집터를 찾을 때부터 저자의 방대한 독서를 글에서 마주하게 된다. 책을 읽으며 '고전독작가'라는 말을 실감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안에 저자의 글쓰기 노하우 외에도 먼저 글쓰기를 전달한 문인들의 글쓰기 규칙들과 그를 통해 저자가 생각하는 글쓰기도 접하게 된다. 저자는 많은 고전을 통해 자신의 글쓰기를 다듬어 걸어왔음을 첫 번째 길에서도 충분히 알 수 있을 정도다. 그 정도로 나는 글쓰기 집터를 찾아왔는지에 대해 자신 있게 얘기할 수는 없을 듯하다.

  두 번째 길은 보는 것의 중요성은 글을 써오면서 항시 생각하고 유독 주변을 살피는 일이 많아진 내게도 낯설지 않았다. 그럼에도 책을 읽을수록 내 부족함이 더 드러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세 번째 길 역시 내 삶과 떼놓기 어려운 부분이나 저자의 글을 읽으며 얼마나 가볍게 읽어왔는지 드러나는 길이 아닌가 싶다. 그나마 꾸준히 읽고 있음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네 번째 길은 요즘 들어 좀 더 늘어나는 듯하다. 과거에 비해 걷는 시간이 길어지며 생각하는 시간도 길어지기에 일상을 담는 글의 변화를 나 역시 느끼는데 이 부분의 몇몇 소제목들이 교만해지는 나를 찌른다.

  다섯 번째 길이 결국 글쓰기 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책에서 차지하는 분량 또한 가장 크다. 네 번째 길까지 집터를 찾고 닦아왔기에 본격적으로 집을 짓는다. 구성 역시 그에 맞춰 있다. 글이란 집의 주춧돌을 세우기로 시작해 문패를 달기까지의 과정을 다룬다.

  부록에서는 글을 어떻게 읽을지에 대한 조언과 어떻게 써 나가는지를 '글 읽기 10계명'과 '글쓰기 세 걸음' & '글쓰기 12계명'으로 정리한다. 책 전부를 읽는 것이 부담이 되는 독자라면 이 부분에서 얻는 조언도 무시하긴 어려울 듯하다.


  전반적으로 내 글쓰기와 책 읽기의 부족함을 책을 읽으며 확인한다. 편집이 교본 스타일인 것은 어쩔 수 없었으나 내용은 글을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는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내용들로 잘 구성되어 있다. 편집이나 글자체의 아쉬움은 뒤로하더라도 어떻게 읽어야 하고 어떻게 쓰는지 책에서 많은 부분을 보여준다. 넓고 얕은 나와 다른 글쓰기 방법론과 그 글에서 배워야 할 부분을 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글을 잘 쓰고 싶으나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는 이들이라면 참고하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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