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일의 공부법 수업 - 인생의 성취를 이루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특별한 수업 수업 시리즈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라틴어 수업』으로 처음 알게 된 한동일 교수님. 당시에는 신부님이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미 다른 책에서 2년 전에 사제직을 내려놓았다는 내용은 본 적이 있다. 바티칸 로타 로마나 700년 역시상 최초의 동양인 변호사였던 저자의 공부법은 뭐가 다르고, 죽을 때까지 뭔가 배우고자 하는 내게 인생의 성취를 이루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읽게 된 책이다. 공부하는 태도에 대하여의 처음과 글을 시작하며의 마지막에는 라틴어로 쓰인 문구들이 번역과 함께 가슴으로 다가온다.


책은 총 20장으로 구성된다. '~수업'이라는 딱딱한 제목이 붙는 책이지만 그 안의 글들은 따뜻하게 다가온다. 1장의 글을 읽으며 뭔가 제대로 이룬 게 없는 것 같은 내 삶을 돌아본다. 애초 작사가를 목표로 들어간 대학에서 시를 전공으로 하고 그렇다고 등단을 하진 못하고 소규모 공모전에서나 수상을 했을 뿐이었다. 글을 쓰는 직업을 잠시 가졌으나 내 양심과의 괴리 때문에 관뒀던 시절. 그 후 커피를 했으나 연령으로 인해 자리가 나지 않아 전전긍긍하며 내 가치를 더 낮게 하여 들어간 카페에서는 능력을 인정하는 게 아닌 기회라고 생각하며 내 자존감을 깎아내려 했었다. 그 후 우연하게 접한 요트에서는 좋은 사람들도 만났으나 코로나가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지는 삶을 보더라도 그 터널의 끝은 아직 모호한 것 같다. 어쩌면 또 다른 길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그냥 지나치세요.'라는데 지나치는 중인지 아니면 다른 길로 들어선 것인지 모를 일이다.

2장을 읽으며 마지막에 쓰인 라틴어 문장과 번역이 강하게 남는다. 결국은 만들어야 할지도 모르는 일.

Aut inveniam viam aut faciam.

아우트 인베니암 비암 아우트 파치암.

나는 길을 찾을 것이다. 없다면 만들 것이다.

p.50

3장은 내게 하는 말과 같이 들렸다. 아버지께서 병원에서 재활을 하고 계시지만 나는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기에... 찔렸는지도 모르겠다. 저자를 신학도로 인도한 길이 어쩌면 부모님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집안의 종교까지는 모르겠으나 그러한 환경이 보다 일찍 부모님을 떠날 수 있게 만든 게 아니었을까? 나도 과거 내 고집을 더 내세워 신학교에 갔더라면 지금과는 또 다른 삶이 펼쳐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결국 내 선택의 모습은 현재지만... 간혹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4장의 방법은 대학 이후 내가 최대한 내가 교만하지 않으려는 부분이기도 하자. 모르는 것에서는 아는 척을 하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에... 그리고 나아질 수 있음에도 내 한계를 정하게 되는 부분이기에 저자의 실패를 보며 내가 몇몇 자격시험에서의 실패했던 기억을 다시 떠오르게 한다.

5장을 읽으며 요즘 종종 내가 어머니께 하는 말이 떠오른다. 나야 꾸준히 뭔가를 읽고 있기에 읽는 게 낯설지 않으나 어머니 연배에서는 유튜브 영상은 보더라도 문자로 오는 안내 메시지를 잘 읽으려 하지 않으시는 게 있는데... 그건 뭐 젊은 친구들에게도 보이긴 한다. 일명 핑프(핑거 프린세스, 핑거 프린스). 검색을 할 수 있음에도 그것조차도 귀찮아서 물어보는... 의식을 해서 노력을 해야 되는 데 편한 것을 찾게 되는 게 나이를 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는 부분이다.

6장에 나오는 라틴 격언 중 확 꽂히는 게 있었다. 내 신조와도 맞는 부분이라 또 인용하게 된다. 사실 '그냥'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돌아보면 알게 될 때가 있다.


Repetitio est mater studiorum.

레페티티오 에스트 마테르 스투디오룸.

반복이 학습의 어머니입니다.

p.105


7장을 읽으며 걱정의 쓸데없음을 생각하게 되지만 그걸 쉽게 못 없애는 나를 인정하는 것도 성장을 위한 과정이 아닌가 싶었다. 8장에서 처음 '공부하는 태도에 대하여'에서 봤던 것과 유사한 제목의 글을 만나게 된다. 성가대이기에 공부와 악보가 더 이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9장을 읽으며 가끔 걷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를 떠올릴 때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하게 된다. 10장의 제목이 심상치 않은 것 같았는데 결국 쉽지 않은 길을 택한 저자의 선택이 보인다. 어쩌면 남들이 보기에는 쉬운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으나 나 역시 그렇게 쉽지 않은 선택으로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는 것도 표현하고 싶었다. 11장을 읽으며 저자와 다르지만 공인중개사 공부 습관을 들이던 때를 떠올린다. 아마 그 습관이 없었다면 지금의 공인중개사 자격은 없었을지 모른다. 루틴화의 시간, 대신 그만큼 불필요한 것들과 약속 인간관계는 줄이야 했었다. 모든 것을 챙기며 공부하기에는 내 나이와 체력은 과거와 달랐기에... 또 법 광부의 휘발성 역시 비슷한 것 같다. 이장 끝에 인용된 이사야서의 문구 중에 '흘러간 일에 마음을 묶어두지 말라.'라는 말이 여운을 남긴다.

12장 공부와 운동은 뗄 수 없음은 나 역시 2년 전 공인중개사를 준비하며 느꼈던 것이다. 공부도 체력이라고 하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님을 그럼에도 그 시간도 공부를 하겠다고 무리를 하는 분들의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좋지 않은 선택이라 할 수 있겠다. 저자의 말처럼 미치도록 놀지는 못했지만 쉴 때는 정말 쉬어야 한다. 몸은 그 신호를 보내는 데 그 신호를 무시하고 계속 가다간 결국 병과 마주하게 된다는 것을 생각했으면 좋겠다. 14장을 읽으며 타인을 의식하지 않는 삶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여전히 난 타인을 의식하고 지내기에 내 생각을 말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을 때가 많은 것은 아닌지... 그나마 과거보다는 좀 나아진 것이 다행이다. 15장 '아는 만큼 설명한다'라는 제목이 전부가 아닌가 싶다. 잘 알지 못하면 설명은 더 어려워진다. 내가 학창 시절 좋은 성적을 받았던 과목들이나 세일링을 가르칠 때도 내가 아는 부분이기에 더 쉽게 설명할 수 있었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16장 '공부는 매듭을 짓는 것이다'를 읽으며 공인중개사 시험을 최대한 노력해 공부한 후 다시는 못 보겠다는 마음이 떠올랐다. 정말 열심히 공부했었기에 이제 결과에 상관없이 더 이상은 이 이상의 노력을 하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다행히도 더 시험공부를 할 필요는 없었다). 마지막의 라틴어 문구를 읽으며 후회를 남기지 않는 매듭을 짓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책을 읽으며 '공부하는 노동자'를 생각한다. 어쩌면 내가 추구하는 삶일지도 모르기에 저자의 책들에 끌렸던 것은 아닐까? 그렇다고 내가 공부를 잘하는 거나 그럴 정도의 학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책에서 그런 내게도 가능한 것들이 있음을 만나게 되는 순간들을 보고, 깨달으며 어쩌면 내 길이 그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배움의 틀 같은 것은 있다고 여겨진다. 책을 통해 공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고, 어떻게 공부를 해 나아갈 것인지를 깨달을 수도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결국 남이 해줄 수 없다지만 남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공부를 하는 것이 진정한 공부의 길이 아닌가 생각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