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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소가 온다 - 21세기 최고의 마케팅 바이블
세스 고딘 지음, 이주형.남수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23년 7월
평점 :
이 책을 처음 접한 것은 대학 졸업 후 동네 새마을문고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는 마케팅에 대해 아는 게 없어 제목이 특이해서 훑어봤던 것 같다. 그 후 6~7년이 지나 온라인 마케팅 회사에 다녔고 이후 마케팅 도서들을 접하게 되다 4년 전 저자 세스 고딘의 책 『마케팅이다』를 읽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대표작 『보랏빛 소가 온다』는 접하지 못하다 이번에 전 세계 300만 부 판매 기념 에디션으로 나온 책을 읽게 됐다.
책은 큰 파트로 구성되기 보다 하나의 큰 흐름을 채워가는 요소요소의 짧은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그 글들을 읽어가다 보면 퍼플 카우에 대해 어느 순간 이해하게 된다. 중간중간 만나게 되는 '사례 연구'는 퍼플 카우가 어떻게 적용이 되었는지를 만나볼 수 있는 부분이다. 보랏빛 소는 결국 책에서 언급되는 리마커블인데 '리마커블 remarkable'은 어학사전에 '놀랄 만한, 놀라운, 주목할 만한'으로 번역이 된다. 대부분의 안정된 사업들이 쉽게 현재의 자리에서 변화를 생각해 내지 못하는 이유가 아닐까도 싶다.
과거 내가 로스터 겸 바리스타로 일했던 'Coffee Me Up'이라는 카페를 떠올려 본다. 특별할 만한 것은 인테리어의 차별성이었으나 지금처럼 에스프레소 바가 유행되지 않던 시기에 애매한 포지션이었다. 또 하나의 로스터리 카페였다. 그 후에도 대표는 유명해졌으나 카페는 많은 스페셜티 커피 매장 중 하나였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커피 인쇄소'라는 독특한 쇼룸을 운영하며 확실한 차별화를 만들어 냈다. 모두에게 개방된 곳이 아닌 진정 특별한 커피를 찾는 손님들을 위한 공간이었다. 그 문화를 아는 사람들은 SNS를 통해 비밀번호를 받아 들어올 수 있으나 공간은 넓지 않은 곳. 너무도 익숙한 아이스가 없고, 특별한 커피를 좋은 가격에 맛볼 수 있는 포지션은 확실히 리마커블한 공간이 되기에 충분했던 게 아닌가 싶다.
리마커블의 반대말이 '아주 좋다 very good'이라는 말을 들으며 뭔지 알 것 같았다. 괴테가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던 말이 떠오른다. 아주 좋지만 머무르고 안주한 삶은 오히려 나아질 여지조차 없기 때문이 아닐까?
나 역시도 익숙하고 편안한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와 다르게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는 것도 개방적인 편이라 여러 직업을 경험했다. 내가 과거에 생각했던 아이디어들이 당시 그 업계에서 리마커블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좋았기에 무시당하고 외면당했을 수도 있겠다.
현재의 본업 외에 교육팀장으로 있는 곳에서의 리마커블은 무엇일까? 일단 그에 방해되는 요소는 대표님의 '예전에 다 해봤어요.'와 쉽게 버리지 못하는 자신만의 신조와 습관이 아닌가 싶다. 그나마 새로운 문화로 회원들과 접하는 동생의 활약이 리마커블이라 두각을 내는 것은 아닌가 싶다. 내게 보이는 문제가 꼭 문제의 원인은 아닐지도 모르나 리마커블을 위해 배제를 해보면 좋을 부분이라는 생각이 책을 읽으며 든다.
'보랏빛 소가 온다' 책을 읽으며 확실히 보랏빛 소가 온다고 할 수는 없으나 잔영처럼 보이지 않았던 퍼플 카우들의 잔상이 보이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가 되지 않을까? 왜 이 책 앞에 '21세기 최고의 마케팅 바이블'이란 수식어가 붙는지 책을 읽으며 받는 영감들을 통해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특별히 나쁘지 않은 사업을 이어가는 이들이나 뭔가 남다른 변화를 찾고 있는 이들이 읽어보면 여러 영감과 자극을 얻을 수 있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