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는 그림 - 숨겨진 명화부터 동시대 작품까지 나만의 시선으로 감상하는 법
BGA 백그라운드아트웍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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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는 소질이 없었다. 추상화를 빼면... 그럼에도 종종 미술 전시회를 찾곤 했으나 이미 책을 통해 알고 있는 그림들 외에는 사진 이론을 바탕으로 그림을 봐왔던 것 같다. 정해진 룰에 익숙한 그동안의 관람이 틀린 것이었을까? 이 책의 부제인 '숨겨진 명화부터 동시대 작품까지 나만의 시선으로 감상하는 법'은 그동안 내 시선까지 타성에 길들어져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또 그렇게 정해진 룰대로 살아가진 않았고 예술에도 그렇게 다가가기만 했던 것은 아니라 나만의 시선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 이 책을 읽게 됐다.



  스물네 명의 필자가 각자 소개하는 작품에 대한 에세이로 기다린다. 나 역시 글을 읽으며 해당 에세이처럼 비슷한 글을 적었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텍스트에는 제멋대로 다가가면서 왜 그림에는 그렇지 못했는지... 아니다 이미 내 멋대로 난 그림을 사진 이론을 조금 가져다가 내 멋대로 해석하고 있었다. 화가인 친구의 전시회 때도 그렇게 내 멋대로의 기록을 남겼던 게 아닌가. 석호의 책장이 넘겨지는 듯한 그림은 여유가 된다면 소장하고 싶은 작품이었음을 떠올리면 나와도 멀지 않다.


  여러 분야 필자들이 소개하는 작품들은 내가 이미 봤던 작품도 있으나 보지 못했던 작품들을 더 많이 접하게 되는 듯했다. 나는 어떤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일까?라고 문득 자문을 해본다. 매일 사진을 기록하고 있고, 글도 끄적이기에... 직업까지는 아닐지라도 꾸준히 흔적을 남기고 있는 내 시선은 이미 기록되고 있는 게 아닌지... 세일링을 가르치기도 하고, 공인중개사로 중개를 하는 내 묘한 포지션이 예술의 경계에서는 어떻게 시선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지도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 아닌가 싶다.


  책을 읽으며 여러 필자가 소개하는 작품들과 그들의 시선을 읽는다. 그들의 시선을 보며 일부 수용하기도 하고, 내게 보이는 것들도 분류를 해보게 된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접하지 않았을 여러 작품들도 접한다. 해외의 유명하고 오래된 작품들은 익숙하면서도 같은 시대, 같은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작가들의 작품이 낯선 것이 부끄럽다. 새로운 먹거리에는 도전적이면서 새로운 작품들에 대한 관심은 왜 없었을까? 다른 것들에 신경 쓰느라 관심을 가지기 어려웠던 것일까? 먹고살기 바빴을까? 관심사가 아닌 분야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았던 것일까? 모든 영향이 있었을 테지만 현재로는 비겁한 변명처럼 보인다.



  여러 타인의 시선을 읽었다. '그들이 읽는 그림'에 내 나름의 시선이 추가되는 시간이다. '보는' 것이 아닌 '읽는' 그림. 그러기에 특별할까? 자유를 원하면서도 일정한 틀을 찾는 내 성향에 적절한 선택이었던 책이었다. 평소 접하지 않았던 미술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었고, 여러 분야의 사람들의 시선을 엿보며 내 시선도 조금은 시야를 넓히는 시간이 되었다.


  나처럼 틀에 박혀 있는 줄 알았으나 다른 이들의 시선을 보며 나만의 시선을 발견하고자 하는 이들이 읽어보기 괜찮을 책이라 전하며 글을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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