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소리의 품격 - 평범한 순간에서 비범한 생각을 찾는 신개념 영감 수집법
이승용 지음 / 웨일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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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소리는 어떻게 아이디어가 될까? '헛소리를 똑소리로 만들어 파는 비밀'이라는 문구에 혹해서 이 책을 읽게 됐다. 내가 생업으로 하는 일과는 어쩌면 동떨어진 분야일지 모른다. 하지만 본업 외로 글을 끄적이는 내게 영감은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 생업에도 그런 아이디어가 카피라이팅에 영향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과 휴대성 좋은 사이즈의 부담 없이 읽기 좋은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은 '아이디어: 헛소리에서 발견한 인사이트', '카피라이팅: 카피 줍기의 기술', '카피라이터: 매일 실패하며 완성하는 사람' 총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각각의 파트 제목은 생각해 보니 내 생업과 동떨어지지 않은 내용이었다. 공인중개사이지만 광고를 해야 하기에 광고 문구를 작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첫 글에서 엄근진 한 내 스타일을 떠올린다. 과거 마케팅 회사에 다닐 때 너무 유치해서 언급하기도 어려웠던 B급 정서가 이제는 광고 전면에서 열일을 하고 있는 중이니... 작가의 다음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말장난은 가볍다고들 하지만,

가볍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머릿속에 쉽게 각인된다.

닫혀있던 마음의 문을 활짝 열게 한다.

p.20


  1부에서 나오는 사례들은 황당하면서도 왜 인사이트가 되는지 글을 읽으며 알게 체감하게 된다. 장난처럼 시작된 일이 의외의 결과를 만들어 내기에 헛소리도 무시하며 넘길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시킨다.


  2부를 읽으며 '별걸 다 줄이자'에서 뜨끔하면서 안도를 하게 된다. 친한 동생 덕에 '별다줄'이란 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게 나는 카피를 줍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랬기에 과거 온라인 마케팅 회사에서 아무 경험 없이 카피라이터를 하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곳에는 가늘고 길게 이어가는 내 전공 '시'가 있었다. 돈이 안 된다던 전공이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던 내가 전공과 연결된 일을 하게 만들었던 게 아닐까? '문학적이고도 아름다운 헛소리'를 읽으며 문득 생각을 해봤다. 저자와 내게는 '시詩'라는 공통분모가 있다는 것을 알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저자는 독자로 시를 가까이했고, 나는 문학도로 시를 가까이했었다는 것만 다르다는 차이랄까? 그러나 저자는 시에서도 여러 인사이트를 얻었고, 나는 너무 구분 지으려 했던 게 아닌가 싶다. 주울 수 있는 환경을 그동안 나는 선을 긋고 구분 지으려 했기에 더 찾아보는 횟수가 줄어들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핑계를 대본다.


  마지막 3부는 제목이 기억에 남는다. 나도 마케팅 회사를 다닐 때 단번에 통과하는 카피 보다 꾸준히 뽑히지 못하고 사라져간 카피들을 날렸던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그 카피들은 다른 방식으로 살아나거나 쓰이곤 했기에 더 그랬다.



  오히려 소규모의 온라인 마케팅 회사 보다 크고 업계에서도 유명한 광고 회사가 깨어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한다. 물론, 그 안에서도 문제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저자의 글을 읽으면 오히려 작은 회사들과 보는 시각과 방법의 차를 느끼게 되고 더 주어질 수 있는 환경이 끌렸던 책이었다.


  '헛소리'는 어떻게 '품격'이 되는지를 생각해 보게 해주는 책이었다. 영감이 막막해 하는 이들에게 조금 쉬어갈 여유와 머리에 공간을 만들어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고, 카피와 아이디어가 고민인 이들에게 참고할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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