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발밑에는 피렌체보다 화려한 부여가 있다
최경원 외 지음, 홍경수 엮음 / 북카라반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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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에 가본 기억은 친한 형님의 아버님께서 돌아가셔서 조문을 하러 다녀온 게 전부인 것 같다. 그 형님께서 SNS에 올리시는 글을 통해 부분적인 부여를 맛봤을 뿐이기에 책의 제목은 내 호기심을 더 자극한다. 여행을 즐기지는 않지만 좋아하고, 여행지에 가서 많이 걷는 편인 내게 부여는 앞으로 가봐야 할 곳이었다. 친한 형님도 계시고, 거리도 그리 멀지 않았기에 시간만 정해지면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곳. 그래서 책의 제목은 날 쉽게 낚았다.



  첫 번째 저자는 부여의 역사와 관련해 백제와 함께 부여를 다룬다. 그러고 보니 나는 낙화암을 듣거나 사진으로는 봤어도 정확히 어디에 위치한지 몰랐다. 설명을 읽으니 부여를 백제 수도로 옮겨왔는지도 이해가 간다. 그리고 삼천궁녀의 합리적인 투신에 대한 의견도 듣게 된다. 결국 승자의 역사로 왜곡이 있었을 것이라는 짐작은 했기에... 뒷부분으로 갈수록 백제의 사찰과 불상 등이 어떻게 일본에 영향을 줬는지 사료 등을 통해 보여준다. 부여에서 백제의 역사를 찾아보고자 방문하는 이들에게 지적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는 내용이라 여겨진다. 마무리는 첫 번째 저자(최경원)가 전하는 1박 2일 여행 가이드가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두 번째 저자는 제목부터 언어유희를 뿌린다. 여러 글의 제목들도 조금 그렇다. 중국에서 부여를 만난 저자는 '백제 이후의 부여'에 집중해서 다룬다. 생활 정보 프로그램에서 만났던 면면들도 보이나 방송보다 더 깊게 마주하게 되는 부여가 아닌가 싶다. 글 말미에는 저자가 아닌 '조경 전문가 김인수 소장이 추천하는 부여 1박 2일' 코스가 자리한다. 첫 저자의 글을 읽고 각 저자의 글 끝에 저자들이 추천하는 1박 2일 여행지를 생각했는데 뒤에도 보면 해당 글의 저자가 아닌 다른 이들의 여행 가이드를 만나게 된다. 저자의 글이 여행을 안내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참고를 할 내용이라 그런지 모른다.


  세 번째로 만나는 부여는 편저자가 안내한다. 여기에서는 역사적인 부분도 있으나 지금의 부여의 변화를 이끄는 공간들과 사람들을 소개한다. 여행을 좋아한다지만 코로나 이후 특별히 여행을 떠나지 못한 내게 부여는 더더욱 낯선 공간이었기에 그곳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보며 서울이지만 사라져 가는 우리 동네의 재개발 외의 변화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도 되는 듯하다. 마무리는 편저자의 당일치기 추천 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네 번째로 만나는 부여는 그나마 SNS를 통해 엿보던 부여가 아닌가 싶다. 2006년 홍대 북카페 작업실을 통해 인연을 맺은 저자의 글은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현재 부여에서 작가이자 주부로 살아가고 있기에 더 생생한 부여를 느끼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외지인들이 보는 부여와 어린 시절 자라왔고, 일을 하다 다시 돌아와 주 생활권이 부여가 된 저자의 글. 역시 여행하면 먹을 것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로컬 저자의 글은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며 인터뷰를 통해 해당 장소의 이야기까지 들려주고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부분이 아닌가 싶다(맛집은 역시 로컬 맛집 아니겠는가?)


  마지막으로는 부여의 오늘을 지키는 농업 장인들의 인터뷰를 다룬다. 밤 하면 여전히 공주가 생각나는데 부여가 밤 생산량 1위라는 것을 이번 책을 통해 알게 된다. 뒷부분에 1박 2일 추천 코스에 앞서 부여제철소의 부여에서 난 농산물을 활용한 레시피를 얻을 수 있다. 준비가 된 재료로 요리는 하나 칼질이 서투른 내게도 수월하게 접근할 레시피가 있는 것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부여는 여전히 낯선 공간이다. 피렌체도 가보지 못했으나 책을 읽으며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충분히 가보면 좋을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그곳에 사는 지인의 일상이 익숙한 것도 있고, 역사적인 공간이라 더 내가 끌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피렌체는 아니지만 마음만 먹을 수 있으면 바로 오늘이라도 떠날 수 있는 부여에 관심이 있거나 새로운 국내여행을 준비 중인 분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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