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 프렌들리 - 세상을 바꾸는 사용자 경험 디자인의 비밀
클리프 쿠앙.로버트 패브리칸트 지음, 정수영 옮김 / 청림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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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경험'이라는 단어에 내가 친근감을 갖게 된 것은 과거 웹디자인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며 이직을 준비하던 시절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때까지 법무사 사무원으로 일했던 내가 접할 내용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 이후로 웹디자인 관련 일은 하지 않았으나 온라인 마케팅 회사를 다니며 그나마 관련 용어들을 종종 접하긴 했다. 이번 책은 그 '사용자 경험'을 통한 디자인이 어떻게 적용이 되는가 하는 궁금증에 읽기 시작했다.



  책은 크게 두 부분 Part 1 '사용하기 쉬운 제품은 무엇인가'와 Part 2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로 구성된다.


  첫 파트의 질문에 나는 '일단은 사용하기 쉬운 제품은 바로 보면 직관적으로 사용법을 알 수 있는 제품이 아닐까?'라는 물음으로 대답하고 싶지만 과연 내가 처음으로 세상에 없던 제품을 대할 때도 그랬었나 생각을 해본다. 어려울 듯하다. 과거 포털 사이트의 로그인하는 계정 입력 위치가 바뀌었을 때 얼마나 불편해했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닐까 싶다.


  스리마일섬 일화도 결국에는 그런 내용이다. 그러나 과연 누가 어떻게 심플하게 만들어야 사람들이 사용하기 편리하고 통제하기 쉬운지를 사용에 익숙한 이들이 만들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자신들이 알고 있을 정도면 다른 이들도 알 것이라는 생각이 전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책에서 일상에서 익히 사용하고 있으나 신경 쓰지 않았던 스마트폰의 통화 아이콘에 대해서도 만나게 된다. 당연한 게 아닌 것인데 어느 순간 익숙하기에 당연하게 여겨지게 되는 것들도 사용자 경험 디자인과 밀접하다는 것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다.


  두 번째 파트의 처음은 '공감의 도구화'였는데 얼핏 보면 말이 되지 않는 듯했으나 이해가 가기도 했다. '인간성을 디자인하다'도 간병 생활을 하는 내게도 불편함을 넘기기보다는 개량할 방법을 찾아볼 생각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심어준다. 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불편해하는 이들을 통해 생각해 봐야 할 것들 말이다. 눈먼 이들의 나라에서 눈이 보이는 내가 오히려 문제가 있다고 했던가? 문득, 그런 이야기도 떠오르게 되는 부분이었으나 또 그와는 별개로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장애가 있는 이들의 불편에 집중하면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보이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단순히 물건이 있으면 생활이 편리해지기 때문이 아니다. 물건이 실제로 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p.374)

새로운 디자인은 새로운 생각을 만든다.(p.375)


  특히, 위의 두 구절이 들어오는 것은 볼드 처리가 되어 있던 문장이기도 했으나 간병을 통해 세상을 보는 방식이 조금은 바뀐 내 현재 상태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버지께서 뇌경색으로 쓰러지시고 재활로 좋아지시다가 다른 부위의 뇌경색으로 더 악화되셨기에 문득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어떻게 아버지를 치료할지 그와 관련해 간병에 수월한 도구는 없고, 치료를 도와주는 도구는 없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는 시기라 더 와닿았는지 모르겠다.



  책은 간결하지 않고 스토리로 이루어져 가볍게 끊어 읽기 어려운 책이었다. 물론 나처럼 시간에 쫓기듯 마음의 여유도 잃어가는 이들에게는 좋지 않으나 이야기가 편한 이들에게는 오히려 이해하기 좋은 책일 것이라 전하며 부족한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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