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부동산 부의 역사 - 한반도 부의 흐름을 한눈에 살피는 부동산 입지 변천사
이상우.유성운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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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로 부동산 중개 일을 하지만 내가 아는 분야는 한정적이었다. 초보 개업 공인중개사라 그렇기도 하지만 법무사 사무원 시절부터 일정 부분 익숙한 지역 위주로 본인의 업무 외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상권에 대한 관심은 커피 일을 하게 되며 보는 눈이 생기는 것 같기도 하나 기초가 약하기에 무모하게 도전할 수는 없었다. 자금력도 부족했기에... 이 책은 그런 부족함을 채워줄 만한 내용과 내 관심 분야인 역사가 얽혀 있는 것 같아 호기심을 갖게 됐다. 분명 부동산도 역사의 흐름에서 자유롭진 않았을 것 같다. 역사적인 내용과 현재의 데이터는 어떤 부동산책을 만들었는가 하는 기대감을 가지며 읽기 시작했다.



  책은 총 5부 10장으로 구성된다. 다섯 개의 키워드 '교육 환경', '직주근접', '교통 호재', '자연환경', '도시계획'에 대해 각각 두 개의 챕터와 그 아래 세부적인 내용들이 '대한민국 부동산의 부의 역사'를 전한다.


  학군에 대한 내용을 보며 그때나 지금이나 교육열과 학연, 지연, 혈연이 중요했다는 것도 재차 확인한다. 1970년대에서 지금까지 어떻게 영향을 받았는지 서울 아파트 공급에 대한 복기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얼마 전 처음 듣는 신생학교의 위치도 재건축 아파트 단지 내에 있었음을 떠올리게 한다. 나야 현재의 집에서 태어나서 자랐기에 동네의 인프라를 만족스러워하는데 내 어린 시절과 분명 아이들의 인구밀도도 다르고 한 학급의 학생 수도 많이 줄었음은 들어 알고 있기에 느껴지는 게 남달랐다.


  2부의 직주 근접은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아닐까? 궁궐과 가까운 곳들이 비싸지는 것은 당연한 현실이라 생각된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사극 등을 보며 그들이 살던 곳들이 어디였는지 생각을 해보진 않았던 것 같다. 이순신 장군과 원균이 남촌에 살았던 이유를 들으며 그럴만했었고, 왜 충무로와 을지로가 그 이름이 됐는지의 썰도 알겠다. 나름 공감되는 이유 같기도 하다. 반촌과 반인에 대해 아는 것도 사극 덕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책이 아니었다면 기업들의 본사 이동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 같다. 읽으며 그 사실을 인지했을 뿐. 혁신도시와 기관 특별공급은 서울에서 태어나 살고 있기에 내 일이 아니라 신경을 너무 쓰지 않았음을 깨닫는 시간이다.


  3부 교통 호재에서는 과거 김해의 모습과 무역의 중심으로서의 입지를 확인하게 된다. 충주에게 교통이 얼마나 큰 영향을 줬는지도 확인한다. 내가 어린 시절 시골을 가던 때에도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거나 경부선 철도를 이용했기에 충청도의 충인 충주에 대한 기억이 적은데 왜 중요했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도로만 따라가도 투자가 어렵지 않다는 말은 교통과 연계되어 경제가 발달되었고, 교통의 편리로 많은 것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한다. 내가 일을 하던 곳도 지하철 발표가 되고 지식산업센터 분양이 빠르게 마감이 됐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그 공사가 언제 시작할지는 모르겠으나 후일을 위해 자신의 여유에서 투자를 하는 것은 말리고 싶지 않으나 무작정 어디에서 좋다더라는 얘기를 통해 몰리는 투자자들의 모습은 참 대책이 없어 보이는 부분이다.


  4부 자연환경에서 강과 소금과 철, 황금이 큰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강이야 세계사 등을 통해서도 문명이 발달한 곳들이 큰 강을 끼고 있다는 것은 익히 들었기에 낯설지 않았다. 소금은 금처럼 여겨졌다는 것은 알았으나 그로 인해 발달과 연계가 된다는 내용은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이번 책을 통해 확인하고 가게 된다. 철과 황금도 워낙 과거 중요했다는 것은 알았으나 우리 시골이었던 천안도 금광이 있던 곳이라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는 사실이다(뭐 금과 전혀 거리가 있는 거봉 포도를 재배했던 시골을 떠올리니...). 옥토에서는 미개발 척박한 땅을 개발한 것은 좋았으나 그 과정이 지금의 시선으로 본다면 불합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과거의 신분제가 있었기에 그러한 것이니 어찌할 수는 없으나 퇴계 이황 선생이 노비와 양인들을 적극적으로 맺어주려 했던 이유가 그다지 좋은 뜻이 아니었다는 게 참 씁쓸한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8장의 자연환경도 인공으로 만들어내는 시대는 그제 다녀온 일산 호수공원이 역시나 얘기가 나온다. 나 역시 주변에 오피스텔만 있는 게 의아했는데 학교가 문제였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게 된다. 공원이 이제는 정말 입지조건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5부 도시계획은 조선 태조 이성계의 한양 천도에서부터 나온다. 태어날 때부터 영등포구에서 살았기에 과거의 도시계획이 어떠했는지는 모르겠으나 현재 살고 있는 집은 교통 등을 정말 마음에 드는 곳이다. 다만 30여 년 전 다가구 주택들이 모여 있는 동네(그보다 더 오래된 건물들도 많다)이고 재개발 얘기가 있었는데 그게 쉽지만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과거에도 결국 서울에 집 사는 것은 어려웠고, '아빠 찬스' 역시 필요했음을 보여주는 부분을 보며 현재의 내 경제력에 한숨도 쉬게 된다. 마지막 장에서는 내가 그나마 조금이나마 아는 지식산업센터 이야기도 나오며 복합개발의 대표적인 사례 롯데월드몰에 대해서도 다루기에 반가웠다. 다섯 가지 키워드로 대한민국 부동산 부의 역사를 다루는 책이었는데 너무 일방적으로 부동산 투자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부록으로 '베스트 입지 비교 분석'지도가 있어 앞선 다섯 개의 입지 키워드별로 정리된다. 뒷장에는 한눈에 보는 과거 vs 현재 베스트 입지 비교 분석 지도가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전반적인 한반도 부의 흐름을 훑어볼 수 있는 책이었다.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있거나 부동산 업계에 조금이라도 발을 걸치고 있는 이들이라면 읽어두면 유용한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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