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의 잠 시작시인선 427
수피아 지음 / 천년의시작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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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천년의 시작' 시인선을 읽게 됐다. 아마 내가 군대 말년이던 때에 시작시인선이 처음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초창기 시작시인선 중 김형술 시인의 시집과 조하혜 시인의 시집이 유독 기억난다. 조하혜 시인은 남궁선 누나가 시 스터디에 초대도 했던 기억이 난다. 남궁선 누나의 시집도 시작 시인선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나와 시작시인선과의 오래된 기억이 떠오른다.


  그렇게 오랜만에 읽게 된 시집은 제목이 끌려서였다. '은유의 잠'이란 제목이 익숙한 듯 날 끌어당겼다. 시집을 읽으며 독특했던 편집은 같은 시임에도 옆 페이지로 넘어갈 때 여백 표시를 잘 안 하곤 하는데 이 시집은 그게 있었다. 처음에는 오타인가 싶었으나 몇 편이 반복되니 확신이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원했던 편집이라 마음에 들었다.


  등단과 거리가 있고 시인과 비교할 수 없으나 몇몇 시에서는 내가 종종 시도하는 시 스타일이 보여 반갑기도 했다. 시인의 첫 시집이라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시인과 문청의 경계에 서 있는 것 같은 시들이 그래서 오히려 끌린 것인지도...


  아직은 다른 방식의 언어를 온전히 담고 있지는 못하나 변해가는 중이라 보이는 시들도 만나게 되는데 과거 왜 시인들의 두 번째 시집이 가장 좋다는 얘기를 했었는지도 이제는 알 것 같다는 느낌이다. 뭐 그렇다고 시인의 시 세계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오독으로 한 장 한 장 넘겨가고 있었을 뿐인지 모른다.



  여전히 문청의 시기에서 나아가지 못하는 중이다. 시집을 읽으며 문청을 지나 한 걸음 더 나아간 시인의 시들을 본다. 어쩌면 아직 문턱에서 서성이며 제자리를 걷고 있거나 뒷걸음질을 치는 이들에게는 자극제가 되어주지 않을까. 

  시를 어떻게 쓰는지에 대한 기법적인 부분들도... 과거 성택이 형의 첫 시집도 그랬던 것 같은데 그때는 그걸 못 느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런 부분이 조금은 보이는 듯하다. 결국은 꾸준히 쓰고 봐야 하는 게 시 공부의 전부가 아닐지... 시집을 읽으며 은유 속에 잠들어 은유를 몸으로 더 익히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처음 보는데 뭔가 낯설지 않은 느낌의 시집이었고, 시 쓰기가 막막해져 펜을 놓아버린 문청들에게 자극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시집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 책이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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