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른의 문해력 - 나도 쓱 읽고 싹 이해하면 바랄 게 없겠네
김선영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5월
평점 :
하도 문해력 문해력 하기에 책을 꽤 읽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해력 책들에 관심을 뒀다. 이 책을 읽기 전이 이미 『읽는 인간 리터러시를 경험하라』를 사놨으나 전자 책장에 고이 넣어두고 다른 책들을 읽었다. 적어도 문해력 부족은 아니겠으나 더 채우기 위한 욕심에서 이 책을 읽게 됐다.
뭔지 모르게 낯설지 않은 저자의 문체가 낯설지 않았는데 지난해 읽은 『나도 한 문장 잘 쓰면 바랄 게 없겠네』의 저자로 출판사 또한 같은 곳이었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는데 1장은 스트레칭 구간으로 내 문해력 체급을 판단해 볼 부분이다. 최종 1.333...으로 나왔으니 2급보다는 위이지만 온전한 1급은 되지 못했기에 부족함을 채우려는 욕심으로 불타오른다. 원래대로면 8주 완성의 과정을 읽어만 가기에 보다 빠르게 달려가게 된다. OT를 거치며 진정의 시간을 갖는다.
2장은 '어휘 근육 : 기초부터 탄탄하게'로 저자가 구분한 과정으로 봤을 때 2~3주 과정이다. 다양한 어휘를 사용하지 않기에 스트레칭에서 점수가 가장 잘 나오지 않았던 부분이었기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 과거 한번 응시했던 한국어능력시험 때도 어휘 점수가 가장 나빴다. 너무 공부를 안 한 탓도 있었지만 익숙한 어휘만 쓰는 것도 문제가 되는 듯하다. 접사들만 잘 알아도 정말 많은 활용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한자어가 오히려 익숙했고 아름다운 순우리말은 시나브로, 윤슬 외에는 내가 잘 사용하지 않는 것들이 많았다.
3장 '독서 근육 : 효과적으로 책을 읽는 기술'을 다룬다. 꽤 오랜 시간 책을 읽어왔기에 그냥 읽으면 그만 아닌가 싶기도 했으나 4~5주 차 과정으로 나누어 놨다. 낭독은 성당에서 전례부 봉사를 하며 익숙해진 독서법이다. 내게 성경은 소리 내어 읽는 낭독으로 익숙해졌기에 현재 매일 미사를 읽는 눈에도 그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질문하며 읽기는 혼잣말하듯 따져 물으며 읽을 때의 내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알게 모르게 나도 이미 하고 있었던 방법인 것이다. 한 줄로 요약하기는 3장에서 내가 가장 약한 부분이다. 그렇기에 더 집중을 해서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었다. 배경지식 부분은 나이가 들어가며 다시 읽게 되는 책에 공감을 하게 되는 내용이다. 그때 보이지 않았고 모르고 지나친 내용들이 이해가 되고 그러는 경험을 해본 사람은 알 것이라 생각한다. 고맥락 읽기에서 책에서는 안 그러나 대화에서는 사람에 따라 문해력을 무시하게 되는 일들을 떠올리며 부끄러워진다. 알면서도 딴소리를 하는 것이 친하기 때문이라지만 결국 서로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일이 될 수 있음도 생각을 해봐야 할 부분이었다.
4장 '구성 근육 : 곱씹어서 나만의 언어로 표현하기'에서는 처음 주제를 추출해서 다시 써보기가 기억에 남았고, 이어지는 문단 재구성하기는 글을 쓸 때 나도 자주 활용하는 방식이라 반가웠다. 문장 구조 베껴 쓰기는 한 번도 시도를 해보지 않았던 방식이라 이번 독서를 계기로 활용을 해보려 한다. 형식을 바꿔 재구성하는 글을 학창 시절 몇 번 시도했던 것 같다. 그리고 과거 마케팅 회사를 다닐 때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클라이언트들의 콘텐츠에도 활용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동안 너무 경직되고 내 편의에 맞게 형식을 고착 시켰던 것은 아닌지도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서로 관련 없는 내용 연결하기도 해보지 않았던 방법으로 시인들의 아포리즘 문장들을 가지고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다.
5장 '문해력 체력장'에서는 앞선 근육들을 단련한 것들을 평가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내 경우는 단기간에 읽기 바빴으니 제대로 된 평가를 하기 어렵기에 빠르게 읽어 나가며 평가 방식들을 접하는 시간이었다.
근육을 키우는 운동은 평소 하지 않았으나 보충제가 필요하다는 얘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다. 그래서 각 장의 마지막에는 '보충제' 역할을 해주는 글들이 자리한다. 보충제의 효과는 어떻게 음용하고 운동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듯 책에서의 역할도 그러한 것 같다. 책에서도 '책을 많이 읽고 지식을 쌓는다고 지금보다 현실이 더 나아질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p.154)라고 말하는데 그 뒤에 나오는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해야 합니다'(p.155)라는 말을 떠올리면 좋겠다.
이 책도 읽는다고 해서 변하는 것은 없다. 특히, 이번 독서처럼 빠르게 읽기 바빠 문해력 PT를 나처럼 뛰어넘은 이들에게는 그냥 스쳐가는 한 권이 책이 의미가 없을지 모른다. 다만, 저자의 의도대로 천천히 시간을 두며 곱씹고 직접 해보는 이들에게는 책 읽기 전보다 나아진 자신을 만나게 해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아직 나도 쓱 읽고 싹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런 단계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임은 분명하다. 문해력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진중하게 읽고 따라 하면 좋은 결과를 만들어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