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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의 주역공부 - 다산처럼 인생의 고비에서 역경을 뛰어넘는 힘
김동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5월
평점 :
10여 년 전 즈음 제목에 '서른'이 들어간 책들이 인기 있던 시절이 떠오른다. 그 당시에 그 나이 때라 '서른'이라는 나이가 들어간 책 몇 권을 나도 구매해 읽었다. 최근 서점을 둘러보면 '오십'이란 나이가 제목에 들어가는 책들이 자주 보인다. 특히, 동양 고전을 다룬 책 들인데 백세 시대라고 불리기에 생의 전환기라 할 수 있는 나이 '오십'에 주목을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아직은 7년은 남았으나 머지않을 나이에 앞서 미리 준비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접하게 됐다.
주역 책은 어린 시절 멋모르고 접했던 어려웠던 『주역』책과 거의 서른 즈음 읽은 『주역 강의』가 있었는데 이미 십 년 이상 지났기에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이 책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유배지에서의 연구와도 연계가 되는 것 같아 더 기대를 하게 된다. 분명 얘기는 들었으나 그 연구 내용에 대한 책은 아직 접해보지 않았기에...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1장 '새로운 나로 바로 선다는 것 : 인생이 안 풀린다고 느낄 때 괘를 알면 내가 보인다'라는 부제가 현재의 답답한 내 경제 상황에 도움이 될 내용들로 보였다. 택수곤 괘의 제목부터 와닿는다 성경에서도 접했던 맥락이다. '이 시련 또한 지나간다' 중산간 괘의 내용도 지금의 내 시기를 말하듯 '기다려야 한다'라고 하는데 조급하기보다는 기다려 실력을 쌓을 때라는 말에도 공감을 하게 된다. 수뢰둔 괘의 '때를 기다리며 매일 정진하라'라는 제목도 이런 시기가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때라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2장 '정해진 운명을 넘어선다는 것 :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잡고 싶을 때 괘를 알면 사람이 보인다'에서는 함께 할 사람들을 알아보는 지혜를 만나게 된다. 스승에 대한 부분에서는 몇 해 전 돌아가신 선생님이 떠오른다. 시에 관심이 없던 내게 관심을 갖고 쓰게 만들어 주셨던 선생님을 돌아가신 소식을 뒤늦게 전해 들어 찾아뵙지 못했는데 내가 지금까지 끄적거리기라도 하는 힘은 그분의 칭찬이 있었기 때문이다. 뒷담화를 삼가는 다산의 이야기를 볼 때 참 많이 뜨끔하게 되기에 경계를 하고 말을 아껴야 함을 다시금 되새긴다. '크게 생각하라'에서는 뉴스를 통해 들어 알게 된 화천대유 괘를 제대로 알게 되고 그 자회사도 주역의 괘라는 것도 알게 된다. 2장의 마지막 '살아갈 날들을 대비한다'는 길흉의 반복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역경을 공부하는 이유가 어쩌면 이 부분의 내용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3장 '살아갈 인생의 이치를 깨닫는다는 것 : 어제와 다른 내일을 만들고 싶을 때 괘를 알면 세상이 보인다'는 나와 타인을 지나 세상을 보는 눈으로 이어짐을 보여준다. 첫 글의 마지막 부분의 다산 정약용 선생의 글이 기억에 남으나 그리하지 못하고 월세 내기 전전긍긍하는 내 모습에 부끄럽기도 하지만 인용해야겠다.
재물은 더욱 단단하게 붙잡으려 하면 더욱 미끄럽게 빠져나가는 것이니 재물이야말로 미꾸라지 같은 것이다.(p.210)
3장의 마지막 글에서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다'는 이번 장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내용이라 하겠다.
부록으로 《주역 사전》 깊이 읽기를 보며 12괘의 진행 순서에서 달이 차고 기우는 모습을 보게 된다. 양효가 하나에서 시작해 여섯 개까지 다 찼다(건)가 음효가 다시 하나씩 차올라 곤으로 마무리되는 순환의 형상은 내게도 보였다. 그러나 거기까지인 듯하다. 그리고 64괘 소개로 책은 마무리된다.
과거 그냥 읽은 『주역』이 기억나지 않는 것은 당시 뒤편에 나온 점 보는 법 위주로만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주역 강의』는 인문학에 더 집중을 둔 책이었기에 이번 책은 낯설게 보인 듯하다. 그 원류가 다산 정약용의 『주역 사전』이었기에 다르게 읽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역의 변화와 해석에 대한 시점은 다르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무조건적인 답을 구하기보다는 변화를 통해 최대한 역경에서 벗어나려는 융통성의 필요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어려우면서도 흥미롭게 읽히는 책이었고, 주역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책이었다. 주역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나 변화를 준비하는 이들이 읽어보면 좋은 책이 아닐까 생각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