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의 모든 것 - 세계의 대표 진 300종과 진을 맛있게 즐기는 법
아론 놀 지음, 김일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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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을 알게 된 것은 진토닉 때문이었다. 마트의 주류 코너에서 토닉워터를 보며 '저건 뭐지?' 하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집에 진과 보드카, 아이리스 위스키를 두고 칵테일을 만들어 마시고 있다. 진을 이용한 칵테일이 많으나 한정적이며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가 토닉워터라 진토닉을 주로 만들어 마시게 됐다. 그래도 처음 알코올 향이 강하게 나던 싸구려 마트 진을 지나 봄베이 사파이어를 거쳐, 가성비 좋은 고든스 진을 집에 두고 종종 칵테일을 만들어 마신다.


  이 책은 그런 내 홈텐딩 생활에 지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택한 책이었다. 내가 아는 진은 앞서 말한 진 외에도 비피터, 탱거레이 등이 전부였다. 주로 마트나 주류 매장에서 자주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책에 '진 300종'에 놀라게 된다. 내가 아는 것은 정말 미미했음을...


  책은 '진의 역사'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은 무겁게 다가온다. 주니퍼가 의학적으로 사용이 되었다는 얘기는 과거 들은 기억이 있는데 보다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초창기 진'도 그래서인지 약용으로 나타난다. 어떻게 영국 하면 떠오르는 술이 되었는지도 알게 되고, 왜 '여성적인' 주류라고 하는지도 알아가게 된다. 또, 치열한 경쟁이 시장가를 하락시키는 현상도 발견하게 된다. 문득 부동산 학개론 공부가 떠오른다. 뒤로 가며 내가 진을 접하게 된 계기인 칵테일과 연계된 내용이 나온다. '칵테일의 10년'이라는 시기가 끝나고 칵테일에 입문을 했기에 책에 소개되는진 중 낯익은 이름의 진들이 보였다. 이름은 알고 있으나 아직 마셔보지 못한 진을 마셔보고 싶은 욕구가 올라간다.


  '진 바로 알기'에서는 생산 방법과 식물 재료, 테이스팅 방법과 진의 종류를 만나게 된다. 증류주라는 것은 알았으나 증류기의 모습은 제대로 못 봤었는데 책을 통해 보게 된다. 식물 재료는 주니퍼 열매와 고수, 감귤류 과일은 낯설지 않으나 그 외의 재료는 잘 알지 못하는 내용이었다. 또, 종류에 이렇게 세분화 시킬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주로 클래식 진을 마셔왔던 것 같다. 탱거레이와 헨드릭스를 보긴 했으나 맛을 보진 못한 게 아쉽다. 진도 꽤 다양하게 분류를 한다는 것도 알게 되는 부분이었다.


  '진 시음 노트'에는 낯익은 진 몇 종과 대다수 본 적 없는 진의 테이스팅 노트가 '유럽', '아메리카', '그 밖의 지역'으로 세분화되어 소개된다. 마트에서 자주 보긴 하나 그냥 지나치는 '비피터'부터 해당 진의 이름과 어떤 종류의 진인지가 적혀있고, 테이스팅 노트는 맛과 향을 느껴보지 못한 진들을 상상하게 한다. 그나저나 참 많았다. 왜 굿 스피릿 대회를 준비하던 바리스타들이 해외에 다양한 스피릿을 부러워했다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 '진 즐기기'는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기다렸던 부분이다. 여의도 칵테일 바 '다희'에 가서 사장님의 진토닉을 맛보고 레시피의 대략을 알아와 잘 활용했었는데 역시나 진 하면 토닉이라는 것도 확인하게 된다. 다양한 토닉워터의 시음 노트는 물론 토닉 시럽 시음 노트와 토닉 시럽 만드는 레시피라니... 심지어 집에서 만드는 침출식 진 레시피도 있었다(이미 커피를 로스팅 해서 내려 마시는 것으로 족하다. 그것도 버거운데 진까지 집에서 만들진 않을 것 같다). 이어지는 '진 칵테일'에는 익숙하지만 많이 마셔보진 않았던 '마티니'부터 다양한 진 칵테일을 레시피를 접하게 된다. 진의 종류에 따른 칵테일 분류는 진 칵테일을 보는 눈을 더 넓혀주는 시간이었다(저 진들 구하는 것도 일이지만 둘 곳도 없기에 후일을 기약해야 한다).


  '~모든 것'이라는 제목답게 너무 가볍지 않게 진에 대해 접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눈으로 마시는 맥주가 아닌 책으로 테이스팅 노트를 접한 진들 앞으로 얼마나 마셔볼 수 있을지 새로운 과제가 주어진 것 같다. 바텐더라면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위해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나처럼 홈텐딩을 즐기는 이들에게도 좁은 우물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진의 세계를 만나게 해주는 책이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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