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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카피라이터 - 생각이 글이 되는 과정 생중계
정철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6월
평점 :
정철 카피라이터의 책을 좋아한다. 처음 그의 책을 접한 것은 마지막으로 온라인 마케팅 업계에서 카피라이터를 하던 2013년이었다. 전에 일했던 마케팅 회사 팀장이 나와 차린 회사에 대표와 나 둘이서 전부였다. 여전히 낯선 분야는 책으로 배우는 게 익숙했기에 카피라이터들의 책을 찾아보게 됐는데 당시 접했던 책이 저자의 『머리를 9하라』였다.
주로 클라이언트 업체들의 블로그 관리와 콘텐츠 작성, 보도자료 작성이 주가 되는 업무였다. 대표나 다른 기획자들이 일은 따왔으나 콘텐츠 작성은 내게 맡겼던 시기다. 특별히 클라이언트들에게 자료를 받아오지 못했고 내가 스스로 찾아 써야 했다. '이런 게 과연 카피라이터 일인가?'라는 의문과 함께 내 기준에 진짜 카피라이터라 생각되는 저자의 책이 끌렸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 후로 저자의 책을 읽게 되고, 마케팅 업계에서 떠난 뒤에도 전작인 『카피책』까지 관심을 가지며 봤다. 페이스북에서 저자가 이번 책을 소개하는 글에 혹해 다시금 읽게 된 책은 대화를 걸어온다. 생각 1과 생각 2의 대화, 어떤 대학 총장과 저자의 대화 등이었지만 결국 독자인 내게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혼잣말처럼 어느 순간 책 속 대화에 개입해 말을 하려 하고 있었다.
큰 구성은 '생각이 글이 되는 과정 생중계 TAKE 1~4'까지로 되어 있다. 하지만 '생중계를 시청하기 전에'를 읽으며 그 생중계 속으로 이미 들어갔던 게 아닌가 싶다. 왜 '《카피책》을 읽었다면 다음은 이 책입니다.'라는 말을 할 수 있었는지 책을 읽으며 그 말에 공감을 할 수 있었다.
각 글들에서 생각이 어떻게 글이 되어가는지 볼 수 있었다. '밑줄 긋기'는 각 글의 간단히 정리된 핵심 포인트를 확인하기 좋았다. 각 TAKE 마지막에 있는 '기억의 공책'은 저자의 삶이 보이는 카피라 할 수 있겠다. 내가 글을 쓸 때의 모습과 조금은 겹쳐지는 듯한 내용의 글도 있었고, 낯익은 글이 보이기도 했다.
저자의 책을 읽으며 '내 대학시절 나왔다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당시에 광고 과목이 있었는데 정말 아이디어라고는 없던 시절 이 책이 있었다면 그때 아쉬웠던 광고의 기획과 카피는 쓰지 않았을 것 같다. 지금은 기억에도 남지 않는 그 내용 후회의 감정만 기억으로 남아있다.
'생각이 글이 되는 과정의 생중계'는 저자의 글답게 재미있게 읽힌다. 저자의 글은 여전히 읽기 좋았다. 책 제목에 끌리지 않았더라도(카피에 관심이 있다면 제목에 끌리지 않기란... 뭐 내게 확 끌리는 분야였는지도 모르지만...) 카피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을 읽으며 다시 저자의 전작인 《카피책》을 꺼내보고 싶게(5년 전에 읽은 책이라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만든다. 함께 읽으면 다가오는 게 지금보다 더 많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긴다.
끝으로 카피에 관심이 있는 이들 그 밖에 '누구나'에 속할 수 있는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