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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기로 했습니다. - 잊지 않으려고 시작한 매일의 습관, ㅣ 자기만의 방
김신지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2월
평점 :
일기 쓰기를 좋아하진 않았다. 그래서 어린 시절 개학 전날 참 바빴다. 그날그날의 날씨라도 적어둘걸 하는 후회가 기억난다. 지금은 어쩌다 보니 일상을 기록하고 있다. 그게 글이 아닌 사진이지만 어릴 때 이렇게 기록했다면 개학 전날이 바쁘진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제목과 내용이 끌려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했다. 원래 구매해야 할 책 스타일인데 현재 읽지 않고 쌓여 있는 책들이 많아 반납일이 정해져야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다행히 분량도 많지 않았고, 최근 마감일이 급한 서평 도서들은 다 해결을 했기에 오늘에서야 읽게 된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으며 저자의 기록법을 엿보게 된다. 개인 계정과 요트 세일링 홍보를 위한 계정 외에 만들지 않던 인스타그램의 새로운 비공개 계정을 만든다. 일단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언제가 될지 모르기에...
총 4가지 기록으로 책은 구성된다. 처음은 역시나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일기다. 저자도 나처럼 일기 때문에 어린 시절 고생을 했던 듯하다(왜 그땐 그렇게 쓰는 게 싫었는지 숙제라 그랬던가). 매일 쓰기 위해 #1일1끄적거림을 잠시 했었는데 어느 순간 또 멈춘 내가 있었다. 책에서 만나는 '오늘의 ㅎ'과 '나만의 베스트'는 배워볼 내용이었다.
두 번째 기록 순간의 수집은 내 일상기록과 맥을 함께 하는 듯해 책 읽기에 속도가 붙었다.
세 번째 영감을 기록하는 방법도 내 책을 쓰고 싶은 내게는 무시할 수 없는 내용들을 마주하게 한다. 앞서 마음먹었던 계정을 이 부분을 읽으며 만들었으니...
마지막 네 번째 기록하는 법 '사랑을 남겨두기로 했습니다.'라는 제목부터 뭉클하게 만든다. 인간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은 알면서도 사랑 표현을 그리하지 못하는지... 가족 아닌 이성에게 들었던 사랑의 감정들은 물론 최근에는 가족을 향한 사랑의 순간을 기록하는 일이 더 줄어든 듯하다. 처음 사진을 찍었을 때는 많은 피사체가 가족들이었는데... 분명 언제까지나 곁에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알면서도 그러는 것은 너무 익숙하기 때문일까?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견들을 사진으로 추억하게 되는 순간이 떠오른다. 책 속에서 마주하는 저자의 가족들의 사진을 보며 다시금 뭉클한 기분이 들며 이제라도 기록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하게 된다.
책은 각 글이 끝날 때 '기록 연습'과 '예를 들면'이 있다. 바로 실천하며 습관을 만들어 간다면 자신만의 기록 습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내용들이다. 기록을 해야 하는데 뭘 기록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과 일상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권하고 싶은 책이었다. 좋은 문장들이 꽤 보이는데 특히 네 번째 기록의 첫 글이 참 와닿는다.
무엇을 기록해야 하냐고요?
지금 사랑하고 있는 것들을 기록하세요.
우리가 사랑한 모든 것은
언젠가 사라질 테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기억할 수 있습니다.
기록해두기만 한다면요.
p.175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라고 했던가? 나름 기억력이 좋다고 하지만 기록을 하는 이유는 그 시간이 아니면 어떻게든 잊히기 때문이 아닐까?
일상 기록자로 더 확실히 자리를 잡기 위해 좋은 조언을 만날 수 있었던 에세이집이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