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치지 않는 삶 - 웨인 다이어의 노자 다시 읽기
웨인 W. 다이어 지음, 신종윤 옮김, 구본형 / 나무생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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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도덕경'을 마지막으로 읽어본 지도 10년이 더 지난 듯하다. 서평 카페의 인문 독서모임에 잠시 나갔을 때였는데 당시 선정도서가 '도덕경'이었다. 당시 내가 읽은 책은 오강남 선생님의 평역으로 두꺼운 해설이 담긴 『도덕경』이었다. 그전에도 범우 문고의 얇은 도덕경을 가지고 있었으나 제대로 도덕경을 접한 것은 그때라 생각한다.

 

  당시 함께 했던 분들이 다양한 번역의 도덕경을 읽고 왔기에 그 책 외에 관심이 가는 책도 생겼다. 주석에 따른 차이가 있는 '왕필본'과 '백서본'이 있다는 것도 그때 알게 되었다. 독서모임 당시 최진석 교수님의 '도덕경'을 알게 되었는데 추후 최 교수님의 철학 인문서에 꽂혀 그 책들을 먼저 소장해서 읽었고, 몇 년 전 그 당시 접했던 '도덕경'도 영입을 했다. 같은 책을 여러 권 지니는 성격이 못 됨에도 이상하게 도덕경에는 그런 관심이 갔다.


  이번 책도 서양인의 관점에서 해석한 도덕경 내용이 궁금해 읽게 됐다. 과거 서점에서 다른 이름의 책으로 얼핏 지나치며 봤던 『서양이 동양에게 삶을 묻다』였는데 지금보다 더 큰 판형으로 기억되는 것은 내가 그때 왜 읽지 않았나에 대한 합리화일까?


  책을 읽으며 그나마 부담이 덜 갔던 것은 너무 철학적으로 다가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 독서토론 때 나왔던 방식으로 보자면 자기계발로 이어지는 스타일의 책 같았다(당시에 나도 자기 계발서 느낌으로 도덕경을 읽었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한글로 번역된 각 장의 내용을 시작으로 그에 따른 저자의 생각이 글로 이어진다. 에세이 스타일의 글은 너무 딱딱하지 않게 도덕경 원문에 대해 이야기한다. 공감 가는 내용도 있었으나 동서의 차이가 느껴지는 내용들도 만나곤 했다. 각 장 마지막에 있는 ‘지금, 도를 행하라’가 짧지만 독자로 하여금 독서가 실천으로 이어지기 위한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얼마나 행할지는 모르나 책을 읽는 동안 계속 만나니 사고에 조금은 영향을 줬다는 느낌이다. 마침 오늘 읽은 매일 미사 성경 복음 말씀도 비슷하다면 비슷한 맥락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진리는 통한다는 말이 생각난다.


  책은 저자인 웨인 다이어의 글 외에도 故 구본형 소장의 글 ‘노자의 무위경영 10’ 또한 종종 만나게 되는 즐거움이 있다. 분명 다른 이가 썼음에도 크게 책에 이질적이진 않다는 생각이다. 본문에 비해 적은 분량이나 주는 울림은 분량과 비례하는 것이 아님도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분량에 부담이 가면 도덕경의 원문과 구본형 소장의 글을 먼저 읽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서점에서 책 제목을 잘못 본 지인의 말이 생각난다. 제목을 대충 봐서 '치우지 않는 삶'이라 읽은 일이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그 제목도 큰 범주에서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과거의 초판과 제목 외에 내용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모르겠으나 해당 시기에 더 끌리는 제목은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코로나라는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친 외부요인에 흔들리는 시기적절한 제목이었고, 나 역시 그 제목에 끌렸었다. 철학서라 부담이 되어 '노자 도덕경'을 읽지 않았을 이들이 '도덕경'을 처음 접하기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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