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는 취향을 가꾸고 있습니다 - 차생활자가 전하는 열두 달의 차 레시피
여인선 지음, 이현재 사진 / 길벗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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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전 커피를 취미 목록에 추가했다. 책으로 배우기 시작한 커피는 8년이 지나 직업이 되었다. 지금은 커피 일을 하고 있지 않지만 커피는 생활이 되어 있다. 커피 일을 하면서 관심을 갖게 됐던 차. 하지만 그렇게 깊게 다가가지 못했고, 공부하려고 사둔 책도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다. 그러다 커피 모임에서 차를 잘 아는 분을 만나며 새롭게 관심을 가지며 올해 생일 선물로 개완까지 선물을 받았으나 집에 많지 않은 차에 대해서도 아는 게 없었다. 심지어 어떤 차는 이름조차도 알지 못했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생일 선물로 받은 개완에서 시작됐을지도 모른다. 부제 ‘차 생활자가 전하는 열두 달의 차 레시피’에 끌렸다. 전문가의 수준에서 전하기 보다 취미가 취향이 그리고 생활이 된 저자의 글이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열두 달의 차 레시피를 보며 지난봄 접했던 차들을 다시 만나게 됐다. 이름이 잊혔던 차들. 백차라는 것은 알지만 그 이름이 무슨 은침이었는데만 생각났던 ‘백호은침’. 차역시 커피처럼 가격이 깡패라고 생각하며 더 마시고 싶었던 ‘동방미인’까지 잊힌 차의 이름들이 떠오르고 그 맛과 향도 어렴풋하게 떠오르는 기분이었다. 분명 당시에도 무슨 종류의 차라는 것은 알았는데 잊은 정보들을 만나는 게 반가웠다. 또 새롭게 책을 읽으며 여섯 가지로 분류된 차를 눈으로 익힌다.


  커피처럼 차역시 그 향을 맡고, 맛을 음미하며 즐겨야 하는데 또 책으로 접하게 되는 것은 내 배움의 시작의 고집스러움 같은 일일까? 그래도 커피 모임에 차를 가르치는 분들이 있어 배우려 한다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데 또 그렇게까지 하지 않는 것은 새로운 일과 공부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편안하게 읽히는 열두 달의 글. 저자처럼 커피에 대한 글을 써가는 것도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일상이 되었기에 가볍게 인증샷으로 남기고 지나는 게 아닌... 로스터 겸 바리스타로 일을 해왔다는 이유와 홈바리스타로 커피 생활자가 되니 특별하지 않은 일상이라 지나치는지도 모른다.


  차 순례기는 커피 일을 하며 해보고 싶었던 산지 투어를 떠올리게 한다. 부분적으로 국내 카페 투어는 해봤으나 여전히 국내를 벗어나지 못해봤기에 부러운 부분이다. 글을 읽으며 과거 제주 카페 투어를 하며 썼던 글을 찾아보기도 했다.


  나처럼 차에 관심을 갖지만 막상 시작하지 못하는 이들이 부담 없이 읽어보며 차에 다가가기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너무 어렵지도 않고, 부담되지도 않는다. 그냥 일상의 한 부분에 차가 들어와 있는 한 사람이 어떻게 그 취향을 가꿔 가는지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당신의 취향을 어떻게 기록하면 좋을지 보여주는 책이라 생각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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