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하루의 깨달음
안셀름 그륀 지음, 신동환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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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다. 지난주 토요일 시험을 위해 막판 체력을 약물로 끌어다 썼기에 더 피곤한 것인지도 모른다. 번아웃까진 아니라도 피로로 인해 건강이 상했던 시기가 있었기에 주의를 한다. 몸이 말을 듣지 않던 때를 떠올리면 그럴만한 시기였다. 나는 나를 돌보지 않았고,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고 구내염을 알보칠로 달래며 병을 키웠었다. 올해는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코로나19라는 생각지도 못한 바이러스로 내 계획은 모든 게 무너졌었다.


  기초 세일링과 요트조종면허 실기시험을 준비하는 교육을 하면서도 그리 즐겁지 않았다. 당장 먹고 살 문제가 있었기에 걱정만 늘었다. 결국 가족의 힘을 얻어 이직을 하며 숨통은 트였으나 새로운 공부를 늦게 시작하며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있었다.


  안셀름 그륀 신부님의 책은 읽으면서도 위안을 받는 내용이 많아 즐겨 읽게 되는데 이번 책은 코로나19로 더 힘든 시기라 읽고 싶었다. '지친 하루의 깨달음'은 무엇일지 어떻게 그 깨달음으로 하루를 살아갈지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감에 책을 읽었다.


  일이 불안정한 시기를 많이 겪었으나 올해는 도저히 답이 보이지 않았다. 몇 년 전 커피업계에 일자리가 구해지지 않을 때 자신감은 사라지고 쉽게 스트레스를 받던 때가 떠오른다. 제대로 된 경제생활의 어려움이 지속되자 우울감이 강해졌었고 가족의 힘을 통해 그 문제를 해소하며 나아질 수 있었다.


  책은 총 네 개의 파트로 구성된다. 처음은 '누구나 피로감을 겪는다'로 일상과 직장, 그리고 삶에서 겪게 되는 피로감을 다룬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우리가 피로감을 느끼는 이유'를 다룬다. 우리의 피로가 어디에서 오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다. 세 번째 파트에서는 '성경에서 만난 피로한 사람들'을 다룬다. 성경에 묘사된 피로감을 예수님부터 제자들, 베드로, 고통과 슬픔으로 지친 이들, 엘리야, 마르타를 다룬다. 마지막 파트에서는 '피로에 대처하는 법'을 다룬다. 내가 원하는 내용이 이 파트였다. 특히 두 번째 내용은 알면서도 왜 그렇게 인정하지 못했었는지 과거를 회상하게 된다. 예민한 성격도 한몫을 하는 듯하다. 모나지 않은 듯한 외모와 다르게 예민함은 아마 내가 내 전공에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지친 하루를 보내며 깨달음을 얻어 꾸준히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현실은 반복된 일상에 익숙해진다. 너무 익숙해서 그냥 내가 행동하는 것인지 그냥 몸이 행동하는 것인지도 모르게 움직일 때도 있는 듯하다.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으로 피로감에 대해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내용이었고 내 피로의 원인을 바로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피로감을 많이 느끼는 이들이 읽어보면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맺음말을 끝으로 책은 마무리가 되는데 내겐 그 후에 나오는 '피로를 느낄 때 바치는 여러 가지 기도문'이 흥미로웠다. 이런 방법도 있음을 알게도 되고 모르던 기도문도 접하게 된다. 그중 가장 짧으면서도 낯익은 기도문을 인용하며 리뷰를 마친다.


하느님, 침착함을 주소서


프리드리히 크리스토프 외팅어(1702~1782년)

하느님, 언제나 침착할 수 있게 해 주소서.

바꾸지 못하는 일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하시고

바꿀 수 있는 일은 바꾸도록 해 주소서.

그리고 세상의 일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p.179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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